장날이 되면 마을 사람들은 장으로 가고, 도둑들은 마을로 간다.”

예전 시골장을 빗대어 한 말이다. 그만큼 장날이 되면 사람들이 장으로 다 나가버려, 마을이 텅텅 비어버린 다는 것이다. 장은 단순히 물건만을 팔고 사는 곳이 아니다. 장은 사람들이 몰려들다가 보니, 정보의 창구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 장에서 나라의 걱정을 하기도 했다. 3·1독립만세 운동 역시 많은 장에서 시작을 했다. 그만큼 장이란 곳은 우리민족에게는 단순히 매매를 위한 곳이 아니었다. 장에서 만나 서로 사돈을 맺는가 하면, 장에서 이웃의 소식을 다 접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장날은 사람들이 모두 장으로 모여드는 것이다.

 

 

지동교는 새로운 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날이 차다. 바람도 세차게 불어 천막이 다 날아갈 정도이다. 그런데도 지동교 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다. 한편에선 수원 메니아 색소폰 회원들의 연주가,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의 보부상 체험에 참가한 꼬마 보부상들이 진열한 물건들이 죽 늘어져 있다.

 

47() 그렇게 지동교 위에는 지동시장상인회에서 마련한 보부상체험과 장금이체험(순대 만들기와 인절미 만들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날이 차고 천막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까지 강한데도 사람들의 열기는 막지 못했다.

 

 

날씨가 춥고 바람이 강해 오늘은 그만 두려고도 했지만, 장이라는 곳이 비가 오고 바람이 분다고 쉬는 곳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날이 추워 아이들이 걱정스럽기도 했지만, 부모님들이 함께 오시니 간수를 할 것이라 여겨 장을 개설했습니다.”

 

최극렬 지동상인회장의 이야기이다. 날이 추운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난주보다 더 많은 꼬마보부상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진열된 물건들을 보다가 웃음을 터트렸다. 꼬마 보부상들인데도 불구하고, 구두와 핸드백까지 진열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저 물건을 갖고 나오기 위해 얼마나 엄마를 졸라댄 것일까?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

 

지동교 위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장 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을 때, 이곳에서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이 있다. 바로 수원 영리더스 아카데미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수원에 거주하는 대학생들이나 수원 소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학생들로 구성이 되었다. 수원시에서 후원을 하는 이 단체는 64명의 회원이 있으며, 그 중에서 14명이 지동시장 체험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영리더스 아카데미 회원을 이끌고 있는 팀장 김소희(경기대 국어국문학과 4)와 부팀장 이믿음(아주대 경영학부 4)은 보부상 체험을 하는 어린이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추운 날 장시에 참가를 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있다. 또 아이들에게 '얼마나 팔았나?' '춥지는 않아?'라며 일일이 챙기고 있다.

 

 

처음에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려고 할 때는 질서도 잡히지 않고 어수선 했어요. 그런데 이곳을 찾는 분들이 너무 재미있어 하고요. 꼭 물건을 사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경을 하러 오셨다는 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시장이라는 곳이 꼭 매매를 위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았죠. 제 스스로도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면서 전통시장이란 곳에 대해서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참 인정이 넘치는 곳이란 것도 알았고요

 

김소희 팀장은 전통시장에 대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있다고 즐거워한다.

 

저는 제 전공을 살려 전통시장에 대한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엽전을 만들어 장금이 체험 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죠.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 나가기도 하고요. 전통시장이라는 곳이 우리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는가도 체험하고 있고요. 봉사를 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것이, 더욱 즐겁습니다.”

 

이믿음 부팀장 역시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워가면서, 또 나름 자신의 진로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 두 사람 다 4학년이기 때문에 지동시장에서의 봉사는 남다를 것 같다. 일요일 한참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해야 항 시간에 이렇게 와서 봉사를 하는 젊은이들.

 

 

영 리더스 아카데미 회원들이 아니면, 저희들끼리는 이런 행사를 시작할 수가 없었죠. 젊은 사람들이 봉사를 마치고 나면 회의를 가져 그날그날 문제점 들을 지적하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저희에게 건의도 하고요. 그래서 저들에게 거는 기대가 큽니다.”

 

최극렬 상인회장의 말대로 그들은 부지런히 체험장을 돌아다니면서, 일들을 보고 있었다. 전통시장과 젊음의 조우. 아마 이런 아름다운 만남이 있기에 이 춥고 바람 부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자동교가 더욱 들썩거리는가 보다.

돈을 버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요. 오늘 29,000원 벌었어요.”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 앞에 있는 지동교에 좌판을 펼치고 옷가지 등을 팔고 있는 곽유민(, 9. 남창초등학교 2)양은 연신 돈 통을 만지작거리며 즐거워한다. 331일 첫 번째로 열린 어린이 보부상이다. 10명이 참가한 어린이 보부상들은 모두가 옷가지며 문구, 책 등을 펼쳐놓고 팔고 있다. 그 중에는 꽤 많이 판 어린이들도 있다.

 

 

지동시장에서 마련한 전통시장 장금이 체험보부상교실(벼룩시장)’ 등이 열리는 지동교와 지동시장서부터 팔달문까지는 걷기도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331() 상인들은 모두 마이크를 들고 손님들을 부르고 있다. 얼굴마다 상기된 표정들이다. 도대체 이 팔달문 앞 재래시장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12일 효과 당분간 지속될 듯

 

정말 우리 지동시장이 개장을 한 후 이런 인파는 처음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지난달에 KBS-2TV의 리얼 버라이어티 12일이 방영되고 난 후, 파워소셜러라는 블로거들이 팸투어로 이곳 재래시장을 다년 간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저희는 올해 처음으로 장금이 체험과 어린이 보부상 시장을 열었는데, 이렇게 몰려올지는 몰랐습니다.”

 

 

지동시장 상인회 최극렬 회장은 연신 즐거워하면서 대답을 한다. 지동교 위에 마련한 장금이 체험은 지동시장에서 판매를 하고 있는 순대만들기 체험이다. 체험장에는 부모님들과 함께 참가한 아이들이 절구질을 하며 즐거워한다. 연신 인절미를 만들 찹쌀을 절구에 찧으면서 즐거워하는 부모들과 아이들.

 

이렇게 행복한 적이 없었어요. 정말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 아들과 함께 서울서 내려왔다가 이렇게 좋은 행사에 참가를 하게 되었다는 신아무개(, 39)씨는 12일을 보고 화성을 구경하러 왔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행사까지 참가하게 되어 너무 즐겁다고 한다.

 

 

미래의 경제 주인을 올바로 키우는 일

 

지동시장에서 이런 행사를 갖게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이 행사를 기획하였다는 김춘흥(, 56)씨는 원래 서양화가이다.

 

미래의 경제주역이 될 아이들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물품을 전전한 상거래를 통햐 물품과 돈ml 소중함을 일깨우고자 이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이들에게 미래 1인 창조기업의 기틀을 다지게 하고 더불어 장이 갖는 기능을 함께 알려주고자 하는 것이죠.”

 

보부상체험은 수원시내에 소재한 아이들 중 유치부부터 초, , 고등부까지 모두가 참여 할 수 있다. 인원은 선착순 20명이며 매주 일요일 오후 130분부터 330분까지 열린다. 지동시장상인회가 주관하고 있는 이 행사는 수원시와 팔달구, 수원영리더스아카데미에서 후원을 하고 있다.

 

 

보부상체험에 참가를 한 어린이의 부모님 한 분은

 

수원은 정말 행복한 도시입니다. ‘사람이 반갑습니다라는 수원시의 말대로 이곳이 정말 행복한 곳입니다. 저희는 수원으로 이사를 온지 이제 1년 조금 지났는데요. 이렇게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먹거리와 즐길거리가 풍부한 도시는 없을 듯합니다.” 라고 한다.

 

어린이보부상 체험은 어린이 누구나 선착순 참가를 할 수 있으며, 보무상 명찰과 돗자리 한 장, 그리고 패랭이 모자를 지급한다. 돗자리와 패랭이 모자는 사용 후 반납을 하면 된다. 장금이 체험은 순대와 떡을 만들 수 있으며, 당일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을 제공한다. 꽃이 피는 봄날, 수원 지동교에 위치한 보부상체험과 장금이체험에 아이들과 함께 참여를 해보자. 아이들에게 이보다 더 아름다운 추억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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