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판 등에 12지와 별자리 등을 작업한 유현미씨

 

저는 12라는 숫자의 의미를 남다르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가 보면 12라는 숫자를 참 많이 만나게 됩니다. 우선은 집안에서 만날 수 있는 것들 중에서도 시계와 달려 등이 모두 12라는 숫자로 되어있죠. 거기다가 사람의 띠도 12지라고 하여서 12가지의 짐승으로 표현을 합니다.”

 

그런 12가 주는 의미를 재해석 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굳이 자신이 예술가가 아닌 그저 평범하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 어릴 적부터 만들고 싶었던 도자기를 만들 수 있어서 즐겁다고 하는 유현미(, 38.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도자기로 만든 작품은 모두 12개씩이었다. 12라는 숫자에 대한 의미를 재해석한 것이다.

 

 

저는 어릴 적부터 도자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대학에서는 경영학을 전공 해 호텔에서도 일을 해보았고, 그 외에 직업도 가져 보았죠. 대학에 들어갈 때 어릴 적 꿈은 도자기를 만들기 위해서 갑자기 전공을 바꾼다는 것이 쉽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어릴 적 꿈을 버릴 수가 없었죠,”

 

갤러리 아라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

 

유현미씨의 작품은 수원시 팔달구 화성 팔달문 앞 시장인 영동시장 1층 아트포가 갤러리 아라에서 만날 수가 있다. 914일까지 전시를 하고 있는 이 유현미씨의 작품은 시작을 주제로 설정한 것이다. 시작은 곧 탄생이라는 의미를 해석을 한 작가는 도자기를 넓적하게 만든 도판에 갖가지 형태의 작품을 조성한 것이다.

 

저는 시작이라는 의미를 탄생이라고 봐요. 그래서 12지의 뜻에서 만날 수 있는 12가지의 동물을 표현했어요. 도판에 웃고 있는 12지간이란 제목으로 12띠의 동물을 그린 것이죠. 거기다가 별자리를 도찬에 여러 가지 흙과 유약을 사용해 색을 다르게 해서 보석을 사용해 별자리를 표현했어요.”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는 별들의 지를 나타내기 위해 보석을 사용한 작가는, 탄생이라는 의미를 보석이 갖는 의미와 부합시키기 위해 노력을 했다. 어릴 적부터 다육식물을 키우는 것을 좋아했던 유현미씨는 앞으로 아주 작은 다육식물을 담을 수 있는 화분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다육식물을 좋아해 화분에 담았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작은 것을 담을 수 있는 화분이 없어요. 그래서 직접 화분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런 생각을 하다가 우연히 도자기를 판매하시는 선생님을 만나게 돼서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거기다가 작품 전시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죠.”

 

앞으로는 생활자기를 만들고 싶다는 작가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기만 하단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고 싶다고 하는 유현미씨. 남들이 도전을 하는 것을 보면서 부러워만 하면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한다. 그렇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시작했다는 것 또한 이들이 추구하는 시작의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작품들을 하나씩 설명을 하는 것을 보니 저희들도 무엇인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드네요. 전공자가 아닌 분들이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 전시까지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말이죠. 오늘 여기서 정말 자신이 무엇인지를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전시된 작품들을 돌아보다가 작가의 설명을 들었다는 한 관람객은 자신도 이제부터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한다. 시작의 의미를 탄생이라는 뜻으로 재해석한 유현미씨의 작품들. 그 작품 속에서 반짝이는 보석처럼 언제까지나 그렇게 빛이 나기를 기대해 본다.

도공이 그릇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 것일까? 요즈음은 세라믹이라는 그릇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조금은 실용적이지 않다는 생각에 우리의 전통 장작가마에서 불을 때 만든 도자기에 대한 진가를 모르는 듯도 하다. 세라믹이란 고온에서 구워만든 비금속 무기질의 고체들을 통틀어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생활자기라는 그릇들은 장작가마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며칠 휴가를 여주에서 보내면서, 찻사발과 다기를 만들고 있는 아우의 그릇만드는 과정을 볼 수가 있었다. 전에서 부터 자주 보아왔던 터라 신경을 쓰지 읺았는데, 며칠 눈여겨 보니 그 공정이 수없이 많았다. 그리고 찌는 듯 더운 여름 날 불을 땐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진을 빼는 일인가도 느꼈다. 땀은 금방 옷을 적시고 어디든 흐를 수 있는 곳이라면 흘러내리는 데도 묵묵히 작업을 하는 아우.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형이 땀을 흘리는 것이 안스럽다고, 선풍기를 선뜻 갖다가 틀어주는 마음까지 갖고 있다. 바로 장인의 마음이다.

옷이 다 땀으로 젖었으면서도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여유는 무엇일까?

그 작업을 하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면, 이해를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그 모습은 어느 일에 몰두하지 않으면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다. 불현듯 자기 일에 빠져 이 찌는 듯한 더위에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도 일을 하고 있는, 저리 멋진 모습 하나를 안 남겨놓으면 두고두고 후회 할 것만 같다.

"형은 하이에나 같아요"

"무슨 말이야"
"글 소재가 된다고 생각하면 무조건 덤벼드니, 먹이를 찾는 하이에나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죠"
"직업이 그래서 그런가"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지만, 사실은 아우의 그 모습이 그리 아름답다고 느낄 수가 없었다. '지우재'라는 아주 오래 묵은 한옥의 전시관을 갖고 있는 아우는, 미술을 전공했다.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로 내려와 벌써 17년이 지난 세월을 도자기와 씨름을 하고 있다. 고집스럼게 장작가마에서 불을 때기 때문에, 한번 가마에 불을 붙일 때마다 적지 않은 경비가 들어간다.   

아우의 작업하는 과정을 대충 사진으로 넘겨보자. 물론 이 작업이 다는 아니다. 아니 그 전 과정의 극히 일부분에 해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작업의 과정에서 흘리는 땀의 의미는 충분히 알 수 있을 듯 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는 것일까?


도자기를 빚을 점토가 보인다. 흙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다. 요즈음은 그나마 조금 나아진 것이 예전처럼 흙을 거르고 발로 밟지를 않는다. 


물레질을 하고나서 남은 흙이다. 하나하나 물레질을 하고 그것을 그릇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한다. 
 

모형이 완성되면 그것을 말리는 공정을 거친다. 그것이 말라야 초볼구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초벌구이는 대개 1,000도 정도의 불에서 구원낸다.

초벌구이는 전 과정의 20% 정도  

초벌구이를 마치면 그릇 하나씩을 일일이 손질을 한다.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한다. 유약을 묻혀 바람에 말린다음 다시 두벌구이를 하는 작업을 계속한다. 모두 세번을 구워내는 도자기의 공정은 불을 땔 때도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한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야 그릇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는 도자기. 그 공정에서 흘리는 땀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감히 잡히지가 않는다.


초벌구이를 한 찻그릇을 꺼내 정리를 하는 아우의 등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하나하나 다듬고 닦아내면서 땀을 닦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만큼 작업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그릇을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 그 하나하나에 들이는 정성은 자식을 키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렇게 초벌구이를 하고나서도 몇 번의 공정이 더 기다리고 있다. 땀을 흘리면서 그 땀으로 빚어지는 것이 도자기라고 한다. 그래서 생명을 얻게되는 것일까?

아우의 아픔이 널려있는 가마

초벌구이를 한 그릇을 손질하는 아우를 두고 가마로 향한다. 가마 주변에는 아우의 아픔이 널려있다. 땀과 불, 바람과 흙이 어우러져야 만들어진다는 도자기. 그러나 1,000도가 넘는 가마 안에서 생성되는 그릇을 알 수는 없다. 불을 끄고 하루, 이틀이 지나 가마 안에서 끄집어 내기 전에는 누구도 모른다. 그 속에서 잘못된 그릇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다. 바로 아우의 아픔이다.
 





수없이 많은 땀을 흘리고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진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 '아름답다'는 표현으로 대신한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있기 까지에는 장인의 고통이 함께 한다는 것을 모른다. 나 역시 며칠간 아우와 함께 편하게 휴가를 보내면서 새삼 느낀 것이니 말이다. 아우에게서 받은 마음의 선물인 도자 몇 점. 그것은 이제 나에게는 남다를 의미를 가진 그릇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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