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부터 매년 거르지 않고 미술대전 열어

 

9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 이번에 제9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수원만이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연령(10~90)이 참여해 사생대회와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크레파스로 그린 그림을 좋아하는데 특히 올해는 그날의 함성이라고 해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으로 3·1정신을 함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전시를 꾸몄습니다.”

 

9일 오전, 아침부터 폭염으로 인해 길을 걷기도 버겁다.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 열리고 있는 수원미술전시관을 찾아갔다. 날이 워낙 덥고 오전이라 전시실을 찾아온 관람객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한편에는 공모전에 입선을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고, 반대편에는 크레파스로 그린 사생대회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어르신들의 문화잔치이다. 청춘미술대전은 어르신들이 추억과 인생의 발자취를 담아 미술대전을 펼친 것이다. 작품 옆에 소개하고 있는 작가들의 연령대를 보니 8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 중에는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과거 우리네 생활상을 그린 작품들도 보인다.

 

 

3·1운동,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

 

9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 신현옥 대회장은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쌀밥과 보리밥을 먹던 어르신들이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그린 작품들입니다라고 설명하면서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효원의 도시 수원에서 순수하고 소중한 추억을 토대로 미래를 향하는 꿈을 꾸며, 그 꿈을 실행에 옮기는 청춘의 한마당이라고 한다.

 

신현옥 대회장은 이번 제9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은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개막식과 시상식에 참여했다.”라면서 9회를 맞이하다보니 이제는 전국적으로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이 그만큼 소문이 난 듯하다는 것이다. 신현옥 대회장은 올해는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내려 80세 이상드신 수상자들은 참여를 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한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어르신들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따듯한 삶의 향기가 묻어난다면서 고향에 대한 아련한 기억, 청춘의 꿈, 소녀의 심성을 느낄 수 있는 작품 등, 순수한 마음과 그리움, 삶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표현된 작품을 만날 수 있다면서 청춘에는 정년이 없다고 말했다.

 

미처 완성하지 못한 그림 속에 숨은 마음 애틋해

 

이 그림은 그림을 그리신 어르신이 눈이 잘 보이지 않는데 본인이 어릴 때 기억하는 부모님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얼핏 보면 낙서를 한 것 같지만 유심히 보면 어머니의 얼굴이 그림 안에 있죠.” 신형옥 대회장은 전시가 되어있는 작품을 돌아보면서 그림에 얽힌 내용들을 일일이 설명한다.

 

그저 크레파스로 막 그려댄 것 같은 작품 속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는지 누가 알았을까? 설명을 들으면서 늦게나마 그림 안에 자신의 어린 시절을 그려내려고 노력한 어르신들의 노력에 감사를 드린다. 하나하나 돌아보면서 작품마다 그려진 사연을 이야기하는 신현옥 대회장. 수원미술전시관에서 11일까지 이어지는 9회 대한민국청춘미술대전을 찾아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익장을 과시하는 기사 분, 아픈 기억이

 

요즈음은 어르신들의 연세에 대해 늘 생각을 하게 된다. 수원 지동의 한 경로당에 가면 어르신이라는 말을 함부로 할 수가 없다. 예전 같으면 65세라는 연령도 꽤 대우를 받았지만, 지금은 70세도 청춘이라고 할 정도이다. 그래서인가 고령화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목소리들이 상당히 높다.

 

며칠 전인가. 시청에 볼일이 있어 택시를 탔다. 시청까지 간다고 말씀을 드리고 나서 기사 분을 뵈니 연세가 상당히 드신 듯하다. 요즈음 들어 연세가 드신 분들이나 여성들이 운전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인가 특별히 딴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기사 분이 먼저 말을 걸어 온다.

 

 

내 나이 78세인데 아직 청춘이지

 

오늘은 그래도 날이 좀 풀려서 다행이긴 하네요.”

그러게요 올 겨울은 참 유난히도 추운듯합니다

이나저나 벌써 두 시가 넘었는데 큰일이네 아직 4만원도 못 올렸으니

 

하루에 회사에 입금을 시키는 금액이 16만원이 넘는다고 하신다. 그런데 아직 4만원 밖에 못 올렸다고 하는 기사 분. 그 시간까지 아침도 드시지 못했다고 하신다. 아무리 그래도 오후 2시가 넘었는데 아침도 드시지 못했다는 것이다.

 

시장해서 어떻게 운전을 하세요?”

어차피 늦었으니 이제 아침 겸 점심으로 때워야지

어르신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이제 78세인데 청춘이지 머

 

 

그렇게 청춘이라고 강조를 하시는 어르신. 나이가 먹어 딱히 할 일이 없어 택시가사 자격증을 따고 나서, 취직을 하려고 이력서만 60통 이상을 쓰셨다는 것이다. 겨우 들어간 택시회사. 이틀 일하고 하루 쉬시지 않느냐고 하자, 한 달 계속 일을 하신다고 하신다.

 

난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일을 하지. 남들처럼 이교대로 하면 이것저것 힘이 들어. 그래서 혼자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해

 

그래서 아플 수가 없다고 하신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시는 까닭이라도 있으신가 보다. 하지만 그 이유를 쉽게 물을 수가 없다.

 

IMF에 찾아 온 아픔, 얼굴엔 그늘이

 

나도 한 때는 종업원을 60명이나 거느리고 있던 회사를 운영했지. 그러다가 IMF 때 그만 회사가 절단이 나고 말았어. 그 때 중풍이 와서 쓰러졌거든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운전을 하세요?”

병을 고치려고 전국을 돌면서 무지 애를 썼지. 지금은 건강해. 점심시간이나 저녁에 집에 들어가면 반드시 운동을 하거든. 아직도 팔굽혀펴기 30번에, 윗몸 일으키기 50번은 거뜬하거든. 그것이 내가 건강을 지키는 비결이기도 하고

 

그렇게 운동을 하면서 건강을 지켜 가신다고 하신다. 집에 가족들이 안계시냐고 물었더니 대답이 없으시다. 아픈 사연이 있으신 것을 참고, 그렇게 운전을 하시면서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이신가 보다.

 

지금은 건강에는 문제가 없으시죠?”

그럼, 아플 수도 없어. 아파서 쉬려면 하루 입금액을 내고 쉬어야 해. 그래서 난 아프면 절대로 안 돼

너무 무리를 하시면 안 좋을 텐데요?”

그래도 내가 우리 회사 60명 기사 중에서는 항상 일등이야. 그 정도면 청춘 아닌가?”

 

 

끝까지 춘이라고 말씀을 하시는 어르신. 아마도 당신 스스로가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 것이 위로가 되시는 듯도 하다. 그래도 아직 이렇게 건강하게 활동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스스로를 반성해 본다. 과연 나는 이 어르신처럼 그 나이까지 활동을 할 수 있을 가를.

 

차에서 내리면서 어르신께 위로의 말씀이라도 드리고 싶지만,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 스스로 청춘이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보였기 때문이다.

 

어르신 건강하세요. 식사는 꼭 제 때 하시고요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