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천은 광교산에서 흐른다. 수원천의 의미는 일반 하천과는 남다르다. 수원천은 그냥 흐르는 개울이 아니다. 광교산에서 발원한 수원천은 광교저수지에 잠시 머물렀다가 다시 흘러 화성의 북수문인 화홍문에서 화성으로 유입된다. 일부의 물줄기는 방화수류정 앞에 조성한 용연으로 흘러든다.

 

7간 수문인 화홍문에서 화성으로 유입된 수원천은 수많은 생명을 잉태시키며 흐른다. 주변으로는 축축 늘어진 수양버들의 가지를 적시면서 물에는 많은 생명들이 유영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행궁 앞에 놓였던 매향교 밑을 지나 9간 수문인 남수문을 지나 성 밖으로 빠져나간다. 그 앞에는 정조가 내탕금을 내주어 개설을 한 시장이 서 있다.

 

 

수원천이 화성을 가로지르면 흐르는 동안, 그 안에는 숱한 이야기꺼리를 만든다. 그리고 많은 생명들이 그 물을 생명의 원천으로 삼는다. 수원천가에 산책로를 걸으면서 보면 팔뚝만한 고기들이 튀어 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가끔은 조용한 물에서 그렇게 튀어 올라 지나는 사람을 놀라게도 한다.

 

수원천이 지척에 있어 늘 즐겁다

 

수원천과 화성이 지척에 있어 늘 즐거운 사람이다. 마음만 먹으면 그저 언제나 편하게 만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곁에 있으면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은 바보 같은 이야기이다. 곁에 있어 늘 소중하다. 20일 장안문에 인천 아시안게임 성화가 도착을 한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듯 화성에 일이 있으면 바로 성으로 달려가 걷기 시작한다.

 

 

가까이 있는 화성이 고마운 것은 그 안에 수원천이 흐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장안문을 향하면서 창룡문을 거쳐 연무대 앞을 지나 동암문, 그리고 방화수류정과 화홍문(북수문)을 지난다. 그런데 화홍문 7간 수문 앞에 무엇인가 작은 것들이 돌아다닌다. 오리새끼들이다. 어미와 함께 8마리나 되는 새끼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잡아먹고 있다.

 

수원천은 생명의 하천이다. 일부 구간이 복개가 되어있던 것을 들어내고 그동안 썩은 물이 흐르던 구간을 정화했다. 남수문을 90년 만에 다시 복원하고 나서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변했다.

 

 

생명의 하천 수원천에서 만난 오리새끼들

 

지난해에도 6월인가 세끼들을 수원천에서 만났다. 그때보다는 조금 큰 녀석들은 20일에 화홍문 앞에서 만난 것이다. 8마리나 되는 새끼 오리들이 어미 주위를 떠나지 않은 체 열심히 먹이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있던 한 관람객은

 

정말로 수원천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네요. 저런 세끼 오리들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보면 저 녀석들이 수원천에서 태어났다는 소리인데 정말 대단합니다. 도대체 그 추운 겨울동안 어디서 어떻게 키워냈을까요? 정말 궁금합니다.”라고 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새롭게 태어난 생명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기쁨을 누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있을 것인가?

 

 

수원천에서 태어난 새끼오리들. 몇 년간 계속해서 지켜 본 수원천은 해마다 더 많은 오리들이 태어나고 자라고 있다. 그만큼 수원천이 살아있는 하천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새삼 가까이에 수원천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날이 더워도 너무 덥다. 조금만 움직여도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한 낮의 기온은 30도를 넘어, 그늘에 있어도 후텁지근하다. 하물며 그늘이 없는 뙤약볕으로 돌아다닌다는 것은, 아무리 취재라지만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8월 3일(토),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는 행궁동 일대를 세 시간 가까이 돌아다녔다.

 

행궁동 골목을 돌아본다. 사람들을 만나 그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를 실감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골목길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하기야 이 더위에 누가 골목길에 나와서 있을 것인가? 그늘도 없는 곳에서. 행궁 앞으로 돌아와 토요상설공연을 관람하고 난 뒤, 다시 행궁동으로 향했다.

 

 

수원천은 시민들의 좋은 피서지

 

행궁동 벽화골목까지 다 돌아보고 나서 수원천으로 내려왔다. 이렇게 후텁지근하고 땀이 나는 여름에는, 아무래도 물소리라도 들으면 더위가 조금은 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장맛비가 그치고 난 뒤 하천 바닥에 있던 앙금이 씻겨 내려가면서 수원천은 물이 상당히 깨끗해졌다. 7월 중순 때만 해도 물이 탁해 보이지 않던 물고기들도 뚜렷하게 보인다.

 

사실 수원천은 멀리 피서를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피서지이다. 오후가 되면 그늘이 지는 수원천에 놓인 다리 아래 피서객들이 모여든다. 이들은 자리를 펴고 앉거나 누워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수원천에 발을 담가 세족으로 피서도 한다. 그런데 늘 이렇게 수원천 변을 걸으면서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이 있었다. 바로 물고기들이 상류와 하류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어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나 좀 어떻게 올라가게 해줘요.”

 

그동안 수원천을 따라 걸을 때마다 그런 우려를 했지만, 아직 한 번도 큰물고기가 이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없었다. 흡사 나누어져 정해진 부분에만 살아가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런데 3일 오후 수원천을 걷다가 그동안 우려만 했던 모습이 실제로 목격이 되었다. 크기가 거의 80cm이상이 되는 물고기 한 마리가 돌로 경사지게 만든 구조물을 오르려고 하는 것이다. 작은 물고기들이야 당연히 물살을 가르고 위로 오를 수 있었겠지만, 이 큰 물고기는 중간에 그만 갇히고 말았다.

 

돌로 쌓은 경사진 축대로 흐르는 물의 양이 이렇게 큰 물고기가 이동을 하기에는 무리였다. 거의 몸이 반 이상이나 물 밖으로 나왔다. 한참이나 숨을 헐떡이며 오도 가도 못하고 있던 물고기. 입을 벌름거리면서 어떻게든 그 돌 틈에서 빠져 나가려고 허우적거리지만, 그도 만만치 않은 듯하다.

 

 

대형물고기 이동 어로 조성해야

 

수원천에는 큰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상류와 하류로 이동을 할 수 있는 어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다만 어도를 대신한 경사지게 돌들을 틈이 나게 쌓아올려, 그 사이로 물이 흐르게 하여 그것으로 어도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물고기들이야 그 사이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큰물고기들은 틈에 끼여 이동을 할 수가 없다.

 

물의 양이 많지 않은 물길을 따라 위로 오르려고 애를 쓰던 큰물고기. 한참만에야 겨우 밑으로 내려갔지만, 위로 올라가고 싶은 것인지 한참이나 경사면 밑을 떠나지 않고 있다. 수원천은 자연천이다. 하기에 많은 물고기들이 이곳에서 산란을 하고, 때가되면 생명들이 다시 이곳에서 한 생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렇게 상하류로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어도가 없어, 한 구간에 갇혀 살고 있는 듯하다.

 

 

물은 아래로 흐른다. 아래로 흐르는 물은 경사진 하천을 따라 내려간다. 그런 곳에 마련한 경시지게 쌓은 축대. 하지만 그것은 어도가 아니다, 어도란 물고기들이 마음대로 상 하류로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물길을 깊이 내주어야 한다. 수초가 자라고 물고기들이 유영을 하고, 이곳에서 깨어난 오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수원천. 이곳 물길 경사면 한 편에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이동을 할 수 있는 어도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9월 한 달 동안 행궁동 일원에서 열리는 ‘생태교통 수원2013’. 65만 명이 찾아올 것이라고 하는 생태교통 때,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따라 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럴 때 행여 이런 모습이 목격된다면, 자연하천이라는 수원천과 생태도시 수원의 명성에 누가 되기 때문이다.

 

장맛비가 연일 오락가락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는 행궁동 일원에 취재를 나갔다가 화홍문(화성 북수문) 앞에서 수원천으로 내려왔다. 내가 수원천을 가장 걷기 좋아하는 계절이 바로 지금이기 때문이다. 장맛비가 내리고 나면 수원천 바닥에 겨우내 싸였던 앙금이 조금은 물에 씻겨 사라지기 때문이다.

 

화홍문 앞에서 수원천 가로 조성된 천변 길. 걷기만 해도 활력이 돋는다. 푸른 수초들과 한가롭게 수원천을 유영하고 있는 오리 떼. 양편 축대를 타고 오르며 서로 높이 오르겠다고 아우성인 담쟁이들. 그리고 그 틈새에 나 몰라라 피어있는 작은 꽃들. 거기다가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서로 입을 물 위로 내밀며 한 마디씩 하는 듯하다.

 

 

 

여름이 좋은 수원천

 

내가 수원천을 여름이 가장 좋다고 하는 이유는 푸른 수초들 때문이다. 가을에 잎이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를 보는 맛도 일품이지만, 그것보다는 푸름을 간직하고 있는 여름이 한결 운치가 있어 보인다. 어디 그것뿐이랴, 흐르는 수원천 물에 발을 담구고 세족이라도 할 량이면 그야말로 거뜬히 여름을 이겨낼 수가 있다.

 

“시원하세요?”

“그럼요 함께 들어와 발을 담가보세요. 피서 멀리 가지 않아도 됩니다. 저는 매년 이렇게 수원천에서 여름을 보냅니다.”

 

흐르는 물에 발을 담구고 정담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의 답변이다. 여름에는 아이들도 수원천에서 물장구를 치며 놀기도 한다. 그런 수원천을 비가 멎은 후 걷는다는 것이, 바로 요즈음 대세인 ‘힐링’이란 생각이다.

 

 

항상 하는 생각이지만 힐링이란 돈을 들여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저 편하게 내가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힐링이 아니겠는가? 아주 천천히 풀냄새를 맡으면 걸어보는 수원천. 그 안에 오만 잡동사니 같은 생각들을 다 잊을 수가 있다. 풀 냄새 하나 만으로도 머리가 맑아지는 수원천이다.

 

“비가 온 다음 수원천을 걸으면 정말 행복합니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수원천 갓길을 걷던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그만큼 수원천은 수원사람들 만이 아닌, 수원을 찾아 온 사람들이 즐겨 걷는 곳이 되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수원천을 따라 걷다가 소리를 친다.

 

“오리들 좀 봐. 비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나봐”

 

잠시 비가 갠 틈에 오리들이 물이 흐르고 있는 바위 위에 올라 쉬고 있다. 그런 모습들이 잠시나마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곳이 비로 수원천이다. 물과 풀, 그리고 물고기와 날짐승. 그런 것들이 그저 눈을 편하게 해준다.

 

 

이게 무슨 ‘옥에 티’람.

 

그저 행복함에 젖어 걷는 수원천이다. 걷고만 있어도 행복이 밀려온다. 사람들은 그런 작은 행복을 느끼면서, 절로 얼굴에 미소를 띤다. 그런데 몇 사람이 벽을 보며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눈에 띤다. 바로 매향교 밑이다. 무슨 일인가 궁금하여 함께 들여다본다.

 

“이거 작년에 사람들이 열심히 그려대더니 벌써 이렇게 흉물이 되었네.”

“그러게나 말야.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코팅을 하지 않았나보지”

“설마, 물가에 그림을 그리면 일반 벽보다 먼저 부식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조성한 것은 아니겠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수원천을 즐겨 걷는 나도, 지난해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을 보고 코팅을 하지 않으면 쉽게 벗겨진다고 이야기를 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9월이 되면 생태교통 수원2013이 행궁동 일원에서 열린다. 그때는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걸어 이동을 할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이런 흉물을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그 전에 이 타일에 그린 그림들이 제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510일 행궁동을 들려 수원천을 따라 걷다가보니, 어미오리 주변에 무엇인가 작은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자세히 보니 오리새끼들이다. 6마리 정도의 새끼오리들이 열심히 물을 휘젓고 다니면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다. 먹을 것이라도 찾는 것인가 보다. 어미오리는 연신 새끼들을 둘러보고 있다.

 

새끼오리들의 크기로 보아, 이 녀석들은 수원천에서 태어났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생태순환 하천인 수원천에서 오리들도 알을 낳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수원천이 생명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어미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먹을 것을 찾고 있는 새끼들을 보면서, 앞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수원천에서 태어날 것인가가 기대된다.

 

 

화성의 주요시설인 수원천

 

수원천은 광교산에서 발원을 한다. 광교산에서 여러 갈래로 내려오는 물줄기를 서쪽으로 유도하여 용연(龍淵)의 곁을 지나게 하였다. 화성에는 750보 거리의 남북을 관통하는 수원천(水原川)이 정비되어 있는데, 화성성역 당시에는 대천(大川)이라고 칭하였다. 축성 당시에는 매년 반복되는 범람이 문제였던 수원천을, 정조 18년인 17943월에는 개천을 깊이 파는 준천(濬川)작업을 하였다.

 

광교산에서 내려오는 물길을 광교대천(光敎大川)’이라고 했는데, 용연을 침범하지 않게 제방을 따라 화홍문으로 들어오는 물길을 대천(大川)’이라고 이름을 바꾸었다. 북수문인 화홍문의 7간 수문으로 유입된 수원천을 너비는 20여 보(23.5m), 깊이는 반장에서 1(1.5m에서 3m) 정도로 정비를 하였다고 하였으니 지금보다 상당히 넓고 깊은 아천이었다.

 

 

행궁에서 창룡문으로 나가는 길목과 대천이 만나는 곳에는 길이 95척의 오교(午橋)’라는 나무다리를 놓았다. 이 오교가 후에 매향교(梅香橋)’로 이름이 바꾸게 된다. 7칸의 홍예를 가진 화홍문을 지난 대천은 성곽 내의 하수(下水)가 더해지면서 수량이 증가되어, 남수문에 이르면 9칸의 홍예를 통과하게 된다. 이 때부터는 '구천(龜川)'이라는 이름으로 성 밖으로 배출된다. 지금 남수문 아래편의 구천동도 수원천의 명칭에서 유래한 동명이다.

 

아름답게 지켜져야 할 수원천

 

이렇게 수원천이 생명의 보금자리로 변화하고 있는 시기에, 마침 13()부터 염태영 수원시장을 비롯하여 시의회 의원과 수원시정연구원, 기업 등 78명이 내달 3일까지 수원천을 비롯화여 서호천과 원천리천, 황구지천 등 수원의 4대 하천을 도보 탐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이번 하천탐사의 주요 일정으로는 13일에는 수원천 약 14유역(광교저수지~남수문~군부대앞), 20일에는 서호천 약 12유역(이목2~SKC~평고교)을 돌아본다. 28일네는 원천리천 약 11km 유역(원천저수지방류구간~삼성교~대황교동)을 걷게 되며, 63일에는 황구지천 13km 유역(왕송저수지~금곡교~서호천합류지점)을 돌아보게 된다

 

수원시는 이번 탐사에서 하천 유역주변의 오염원과 수질상태, 하천생태계 등을 육안으로 조사할 예정이며, 퇴적구간, 주변토지이용 상황 등 유지관리 실태를 세밀히 살펴볼 방침이다. 또한 하천정비 사항과 장마철 대비 하천관련 안전관리 여부, 산책로 안전 등 안전문제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시는 대대적인 도보탐사를 통해 강제적 하천 관리보다 자연상태의 하천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전할 효율적 방안을 도출하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4개 하천에 대한 도보 현장탐사가 마무리되는 6월초에는, 염태영 시장 주재로 대규모 토론회를 개최해 하천살리기 사업의 바람직한 방향과 하천의 사전관리 기능 강화방안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수원시민의 휴식공간이자 역사의 현장인 수원천. 새 생명을 잉태한 수원천이야말로 깨끗하게 보존하여야 수원시의 젖줄이다. 곳곳에 나뒹구는 오물 등이 보인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이번 탐사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시민들의 수원천을 깨끗하게 지켜야하는 의식이다.

역삼동 ‘찌개사랑 고기마을’ 집에서 놀라다

 

“고기가 정말 연하고 맛이 있네요.”

“예 저희는 가장 질이 좋은 생고기를 손님들에게 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을 합니다.”

“밑반찬도 깔끔하네요.”

“저희는 모두 우리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요리를 합니다.”

“조미료는 사용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예, 저희는 화학조미료 등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강원도 진부령에서 생산한 황태를 직접 구입해 가루로 내어 사용하고, 다시마 등은 완도 등에서 공판장을 통해 구입을 해서 조미료를 대신합니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역삼동에 자리한 '찌개사랑 고기마을'과 앞에 있는 역삼소나무숲 공원 

 

서울 시 강남구 역삼동 839-3에 소재한 ‘찌개사랑 고기마을’은 주변에서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한 마디로 가장 좋은 생고기를 손님상에 내어놓는데, 그 가격 또한 착한 편이다. 벽면에 가득한 메뉴에는 모든 생고기가 모두 국내산임을 적고 있다.

 

주부의 마음으로 만든 음식

 

이 식당의 주인 김영애 사장은 “저희는 먹을 것을 갖고 야박하게 손님들을 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늘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열고 있죠. 가끔은 너무 많이 퍼준다고 제가 종업원들에게 오히려 제재를 당하기도 합니다.”라며 웃는다.

 

 

각종 착한 가격의 생고기 메뉴와 점심특선으로 생선구이를 무한리필 한다는 현수막

 

이 집의 특징은 업소를 이사를 했는데도, 종업원들이 계속 손을 맞추어 왔다는 것. 그러다가 보니 이젠 업주와 종업원의 관계이기 보다는, 한 집안 식구들처럼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런 모든 것이 손님들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으며, 이 집이 자랑하는 음식 맛을 잃지 않는다는 것.

 

“저희는 모든 음식을 언제나 신선하게 손님들에게 대접을 합니다. 모두가 내 가족이라고 생각을 해보세요, 어떻게 정성이 깃들지 않음 음식을 상에 낼 수 있는지. 항상 모든 손님들은 내 가족이려니 하는 마음으로 대합니다.”

 

서울 강남구, 그것도 역삼동에서 점심 특선이 6,000원이란다. 김치찌개와 생선구이를 내놓는 점심은, 생선은 무한리필이 된다는 것. 그래서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시간을 정한 점심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한단다.

 

“밥은 무조건 달라는 데로 더 드립니다. 사람이 정이 무엇이겠어요. 그저 우리 집에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건강하시면 그것이 제일 큰 행복이죠.”

 

 

 

 

생 오리구이 한 마리에 탕까지 곁들인 가격이 30,000원

 

거기다가 소주 한 병은 그냥 나온다. 늘 손님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김영애 사장은 다음에는 오리 두 마리를 먹는 손님들에게는 한 마리를 싸 주겠다고. 모든 것이 생고기 요리인 이 식당에는 맛으로 승부를 건다고 한다.

 

“저희 집은 찌개에 넣는 돼지고기도 생고기만을 사용합니다. 냉동고기를 사용하면 아무래도 맛이 떨어지게 마련이죠. 그것도 꼭 연한 암돼지만을 사용합니다.”

 

 

 직접 고기를 굽는 것을 도와주는 김영애 사장과(위) 먹음직한 생오리고기 

 

직접 오리고기를 구우면서 이야기를 하는 김영애 사장은, 이미 이 일대에서는 잘 퍼주는 마음 좋은 주인으로 소문이 나 있단다. 바쁜 점심시간을 피해서 들어갔는데 주방에서는 아직도 부지런을 떤다. 저녁시간에 고기를 드시는 손님이 두 팀이나 예약이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저 식당이라는 곳이 손님들이 와서 편하고, 맛이 있게 드시면 최고의 행복이죠. 저희는 좋은 생고기를 사용하면서도 딴 집들보다 저렴하게 드실 수가 있습니다. 손님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더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게시죠. 역시 소문 중에는 입소문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고기마을의 밑반찬과 고기를 먹고 난 후 내오는 탕

 

마침 곁에서 생선구이를 먹고 나가던 손님이 계산을 하면서 ‘밥값’을 더 낸다는 것. 밥 한 공기를 더 먹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밥은 그냥 드린다면서 굳이 사양을 한다. 생 오리고기를 먹고 나니 탕을 내온다. 오리고기를 먹고 남은 뼈를 이용해 끓여주는 탕이다. 그 맛 또한 담백한 것이 술을 먹고 난 후 해장을 해도 될 만하다.

 

인심 좋은 집 역삼동 ‘찌개사랑 고기마을’. 그저 언제나 편안하게 찾아가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올 수 있는 집이다. 맛집을 소개하는 전문가도 아니고, 그저 시사와 문화를 취급하는 기자에게는 이런 기사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남들처럼 맛깔스런 소개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한 마디로 이 집의 고기 맛을 소개하자면 이렇다. 몇 사람이 고기를 구워먹으면서 한 마디 거든 말이다.

 

“정말로 생고기가 입에서 살살 녹는 맛입니다. 저도 고기를 많이 먹어보았지만, 이렇게 육질이 좋은 고기는 별로 먹어보지 못했네요. 그보다 가격이 착한 것도 이 집의 장점입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9-3 역삼소나무공원 앞

예약 : (02) 555 - 3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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