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여자분 남자가 몇이지?
취재를 하거나 답사를 할 때 이동수단이 버스나 열차인 나로서는, 그 시간에 할 일이 많다. 우선은 출발지에서 신문을 하나사서(주로 시사주간지이지만) 꼼꼼히 읽어본다. 그 안에 기삿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면 블로그에 접속을 해서 글을 읽거나 추천을 한다. 그런 시간이 꽤 걸리기도 한다.
물론 트윗과 페이스북 역시 이동 중에 하는 일이 잦다. 하기에 주변의 이야기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도 않는다. 더 더욱 바깥으로 지나는 경치는 아예 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물론 처음 가는 길이라면 예외이기도 하지만.
뒤에서 거는 전화 자꾸만 신경이 쓰여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라야 고작 10여 몀이다. 자리가 많아 일부러 신문을 보느라고 뒤편으로 가 앉았다. 그런데 그 많은 자릴 두고 한 분이 내 뒤에 앉는다. 문제는 차가 출발하자마자 전화를 건다. 친구들 모임에라도 나가는 것인지, 약속시간과 장소를 이야기를 하는데 마치 연인에게라도 하듯 소곤거린다. 뒤에서 계속 소곤거리는 전화소리에 자꾸만 신경이 쓰인다.
“여보, 나 차 탔어 갔다 올게. 일찍 올꺼야.”
갑자기 톤이 달라졌다. 아마도 남편에게 잘 다녀오겠다고 전화를 하는 것인가 보다. 참 이런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이 참 부럽다. 언제 적에 이런 전화를 걸어 보았는지, 혹은 이런 전화가 걸려왔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는다.
그런데 정작 조금 후에 이 분의 전화가 이상해졌다.
“응 자기야 나야, 모임에 한 30분 정도만 있다가 나갈 테니까 그 앞으로 와 알았지”
“.....”
“아냐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 해. 먼저도 늦어서 눈치 보여 혼났어.”
이 여자분 남자가 도대체 몇이여?
중간 기착지에서 황급히 차를 내리는 여자분. 그 뒷모습을 보면서 갑자기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을 하고 있을, 그 남편이란 분이 불쌍해진다. 물론 남의 사생활에 대해 내가 ‘감 나와라 배 나와라’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나도 남자인데 이런 사람을 보면서, 요즘 남자들이 바보일까? 아니면 저 여자 분이 너무 한 것일까를 생각해 본다.
그리고 보면 이런 경우를 참 많이도 보았다. 가끔은 정말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대화 내용으로 본다면 이 분 이렇게 밖으로 돌아다닌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닌 듯하다. 남편을 속이면서까지 꼭 그랬어야만 했을까? 하긴 남녀사이라는 것이 참 알다가도 모를 것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의 속이야 내 알 수가 없다. 하긴 요즘 하는 말을 들으면 잘 나가시는 분들은 남자가 하나, 둘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정말로 연애의 고수 시대가 도래한 것인지는 몰라도.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노라면 누군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할 사람이 있다.
“형님 괜히 부러우니까 시비 거는 것 맞죠?”
그런가? 나도 잘 모르겠다. 사실은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다 보니 너무 혼자 오래 있었나? 그냥 넘겨버릴 일도 두 귀를 곧추세워 들었으니 말이다. 아우 녀석 이야기대로라면 난 역시 속물일 수밖에 없다. 세상일을 그냥 보아 넘기는 것이 없으니 말이다. 블로그를 너무 오래 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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