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점심때만 되면 고민이 된다. 오늘은 또 무엇을 먹어야 하나? 하는 걱정 때문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고 있는 행궁동 지역은 20여 개의 식당이 있다. 하지만 마땅히 점심을 먹으려고 하면, 마땅한 집을 찾기가 수월치가 않다. 9월 한 달 동안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도 있지만, 매일 같은 것을 먹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좀 잘하는 집이다 싶으면 음식 값이 만만치가 않다. 그렇지 않으면 점심 때 사람들이 몰려 줄을 서야하기 일쑤이기도 하다. 이러다가 보니 매일을 여기저기 다니면서 밥 먹기 좋은 곳을 골라야만 한다. 일부러 생태교통이 열리는 지역에서 점심을 해결하자는 것은, 그동안 몇 개월을 공사 등으로 인해 손해를 보았기 때문에, 이 지역의 식당을 이용하고 싶기 때문이다.

 

 

좁지만 깨끗한 식당

 

우연히 길을 지나다가 들어간 집이다. 정조로 큰길가에 있어 그 앞을 수시로 지나치면서도 선뜻 들어가지지가 않았다. 그런데 점심시간이 되자 연신 배달을 나간다. 배달이 많다는 소리는 곧 그만큼 맛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어차피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니,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맛자랑 한식전문’. 정조로의 모든 상점들은 모두가 정비가 되어있다. 간판은 물론이고 외벽까지 말끔하다. 이렇게 환경이 바뀌다가 보니, 이제는 안을 손질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식당이야 워낙 청결해야 하는 것이지 않은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다. 더구나 이 집은 쿠폰가맹점이라고 한다. 안으로 들어갔더니 가격표까지 말끔하다. 가격표도 모두 마련해 주었다고 한다.

 

저희들은 정말 고맙죠. 저희가 돈을 들여서 수리를 하려고 하면 할 수나 있었겠어요. 사에서 이렇게 다 손을 보아주고, 이것저것 정리를 해주니 저희들도 기분이 다 좋아집니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김숙희 대표가 하는 말이다. 이 집은 부부가 운영을 하고 있는 식당이다. 남편은 서빙과 배달을 하고, 음식의 준비는 아내가 한다. 보기만 해도 정겨워 보인다. 두 사람이 하루 종일 함께 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이제 이곳에 정착한지 4년이 되었단다.

 

전라도식 가정백반, 맛깔스러워

 

하루에 배달만 40~50그릇 정도가 나간다고 한다. 배달과 찾아오는 손님들의 비율이 반반이라고. 이 집을 소개받았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좁은데다가 손님들도 별로 없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니 정말 좋은 맛집이었다. 가정식 백반 한 상에 5,000원이라고 한다. 착한 가격도 착한 가격이지만 상이 푸짐하다.

 

각종 나물도 그렇지만 미역국이 시원하다. 밥 한 그릇을 다 비우는 동안, 입 안에 정성이 가득한 음식들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집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랴는데 앞치마도 생태교통에서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한 번 입어보시라고 권유를 하자, 선뜻 갈아입고 포즈를 잡아준다.

 

 

생태교통 때문에 저희만 좋게 된 듯해요. 간판 새로 갈아서 기분좋고 가격표 새로 만들어 주고, 앞치마까지 이렇게 만들어 주었어요. 앞으로 이 거리를 우리가 잘 보존해서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더 정성들여 친절하게 대해 주어야죠.”

 

생태교통 한 달 동안 점심 해결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어머니의 손맛을 정조로에서 찾았으니까.

아침부터 하루 종일 책상머리에 앉아 보도자료를 정리해서 올리다가 보면, 밥 때마져 놓치기 일쑤다. 이 인사의 직업이란 것이 어째 바꾸어보아도, 맨 날 밥 때 놓치기는 이골이 나있다. 하기야 ‘인터넷뉴스’라는 실시간으로 누가 더 빨리 보도를 하느냐에 따라, 그 순발력이 결정되는 것이고 보면 어쩔 수가 없다.

전 날 술을 한잔 진하게 해서인가, 입맛이 영 돌아오질 않는다. 요즈음은 쌓인 스트레스가 많다보니 참 퇴근 후 한잔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 버렸다. 의사는 술 먹지 말라고 핀잔을 주지만, 세상사 어디 핀잔 들었다고 그대로 살 수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보기엔 멀정하다. 그러나 포장을 벗기니 심한 냄새가. 사람더러 먹으라고 보낸 것일까?


배달된 김치, 이걸 먹으라고

중국집에 짬뽕을 한 그릇 시켰다. 어제 먹은 술로 인해 속을 좀 달랠 심산이다. 시킨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배달이 되었다. 하긴 이 집은 빠른 것 하나하고는 어디고 빠지지를 않는 집이다.

그런데 1회용 용기에 담아 온 김치가 영 눈에 거슬린다. 좀 묵은 것도 같고, 조금은 맛이 간 김치인 듯하다. 김치야 촛국이 되어도 잘 먹는 사람인지라, 개의치 않고 비닐을 벗겨냈다. 순간 냄새가 비위를 상하게 만든다.



김치가 다 물러빠져 젓가락으로 집어 드니 그냥 죽 찢어진다. 이걸 먹으라고 보낸 것 맞을까? 아무리 점심시간이고 바쁘다고 해도, 이렇게 물러빠진 김치를 먹으라고 보내다니. 울컥 부아가 치민다.

하긴 다음부터 시켜먹지 않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만 이렇게 까다로운 것일까? 김치는 우리 반찬의 근간이다. 김치 하나만 맛있어도 손님들은 감지덕지한다. 차라리 단무지나 주면 좋았을 것을. 매콤하고 맛있는 짬뽕 한 그릇이, 오늘따라 더 많이 퍼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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