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은 거대한 축조물이다. 하지만 화성은 자연과 닮았다. 사람들이 화성을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화성이 자연과 동화되었다는 점이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어느 한 곳도 자연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거대하면서도 자연과 닮아있는 화성은, 4월이 되면 제대로 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것은 화성 주변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나기 때문이다. 꽃과 함께 어우러진 화성을 돌다가 보면, 어찌 이리도 자연과 어울리게 축성을 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411() 화성 창룡문(동문)을 들어서 남수문까지, 안과 밖으로 화성을 돌아보았다. 아직은 만개가 되지 않은 꽃들이지만, 그래도 화성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든다. 꽃과 함께 어우러진 화성의 일부분을 돌아본다. 이 봄에 남은 구간을 4번으로 나누어 돌아 볼 생각이다.

 

어제 밤 집에 귀가를 한 시간이 밤 10시가 다 되어서이다. 그래도 어제는 나름대로 일찍 귀가를 하였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12시를 넘겨서 집으로 들어가는 날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피곤이 겹쳐 대충 씻는 둥 마는 둥 자리를 펴고 누워서 잠시 TV 마감뉴스를 보고 있다가, 깜빡 잠이 들었는데 휴대폰 벨이 울린다.

 

이름도 뜨지 않는 낯선 전화번호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는 좀처럼 전화를 받지 않지만, 요즘 들어 갑자기 밤에도 기사 제보를 하는 분들이 간혹 있어 전화를 집어 들었다. 이 시간에는 그 지겨운 광고 전화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통화씩 걸려오는 광고 전화는, 은근히 사람을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참 다정하게 가정을 꾸려 가는 분들이 더 많다

 

나더러 이제 깼냐고?

 

“예, ○○○입니다”

“자기야, 이제 자다가 일어 난거야?”

“누구신데요?”

“아직 잠이 안 깼나보다. 나 오늘 집에 늦게 들어간다. 알았지”

“전화 잘 못 거셨습니다.“

“내가 집에 없어서 화났어? 오늘 모임 있다고 했잖아.”

“전화 잘 못 거셨다니까요”

 

갑자기 전화가 끊긴다. 상대방 확인도 안하고 무작정 ‘자기야’를 찾아가면서 술 취한 목소리로 전화를 거신 이 분. 참 황당하다. 전화를 잘못 건 것도 화가 나지만, 잠이 깨고 나면 다시 잠을 청하기가 어려운데. 오늘 밤도 꽤나 뒤척이게 생겼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댁 같으면 이런 아내 좋아할까?

 

전화를 끊고 나니 슬슬 화가 난다. 도대체 이 시간에 왜 밖에서 전화를 한 것일까? 물론 나하고는 전혀 생면부지의 관계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 남편이 귀가를 하기 전에 집을 나왔다는 소리다. 그런데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늦는다고 하는 것을 보니, 이 분 아예 날밤을 밖에서 새우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다시 전화가 울린다.

 

“여보세요. 전화 잘못 거셨데니까요.”

“그게 아니고요. 아저씨 목소리 짱이네요”

“전화 끊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육두문자라도 날리고 싶었지만, 그래도 이 직업을 갖고 있으니 말도 조심할 수밖에. 그런 것이 오히려 더 성질이 난다. 속에서 부글거리는 것을 참느라고 거실로 나가 냉수를 한 컵 들이킨다.

 

이런 분들은 그저 이렇게 볼기라도(사진은 특정한 내용과는 무관함)

 

가만히 생각해보니 알 지도 못하 는 사람이지만, 그 남편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여자를 아내로 두고 산다는 것이. 밖에서 부인이 이러고 다니는 것을 알고는 있는 것일까? 하기야 나와는 전혀 무관한 일이니, 내가 생각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내 달아난 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참 이런 여자를 아내라고 데리고 살아야 할까? 이런 몇 몇 사람들 때문에, 정말 집안에서 남편과 아이들을 정성껏 보살피며 가정을 잘 꾸려가는 분들까지 욕을 보이는 것은 아닐까? 세상 참 달라져도 많이 달라졌다. 감히 늦은 시간에 외간남자에게 전화를 걸어 농지꺼리를 할 수 있다니.

먼 모닥불을 피워놓고 전어 회를 먹는다고?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데, 그럼 전어를 모닥불에 구워 먹었다는 소리인감? 그것도 아니면 전어회를 먹는 것을 구경이라도 했다는 것인감? 도대체 궁금하구0만, 어서 이야기를 풀어내 보셔.

성질 급할 것 없다. 말 그대로이니. 모닥불을 피어놓고 전어회를 먹었다는 이야기이다. 맛은 둘째치고 그 분위기가 사람을 잡았다는, 자랑 비슷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0월 1일 행사를 마치고 초대를 받았다. 물론 군 부대의 관계자분 집으로. 이 마을은 일반인들은 출입이 통제되어 있는 곳이다. 집을 들어가니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상이 거나하게 차려져 있다.


10월 밤 밖에서 먹는 전어회 맛

10월 초라고는 하지만, 며칠 째 날이 쌀쌀했다. 밖에서 전어를 구이와 회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풍미이다. 그런데 날이 쌀쌀하다고 참나무 모닥불을 피워 놓았으니, 그 또한 운치가 상당하다. 전어 맛도 일품이려니와 모닥불에세 풍겨나오는 솔의 향이 그만이다. 술을 먹으면 안된다고 했지만, 한 두어잔이야 어떠랴.   



싱싱한 전어회와 상차림이다.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간다. 그런데 이 전어에다가 숯불로 지글거리며 굽고 있는 목살까지. 이런 분위기는 정말 최고였다.




전어회무침과 갓김치, 그리고 알타리김치. 모든 것이 무공해 웰빙반찬이다. 분위기 좋고 사람들이 좋은데, 어찌 술 한 잔 생각이 나질 않을까? 내일 산수갑산을 간다고 해도 한 잔 해야지



한 잔씩 하고는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그날 캔 고구마까지 호일에 싸서 구워먹었다. 이보다 더 풍성한 밤은 없을 터. 사람이 사는 것이 결국 이런 정 때문이 아닐까? 모닥불에 통으로 구워먹는 전어는 집나간 며느리가 아니라, 오래 전에 세상을 뜬 분들도 찾아올 듯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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