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남사당패의 조직을 보면 맨 위에 꼭두쇠가 있고 그 밑에 곰뱅이·뜬쇠·가열·삐리·저승패·등짐꾼 등으로 4050명이 한패를 이룬다. 꼭두쇠는 패거리의 우두머리로 대내외적인 책임을 지며 꼭두쇠의 능력에 따라 식구가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곰뱅이쇠는 패거리의 기획을 맡아본다. 곰뱅이란 남사당패의 은어로 허가란 뜻이다. 어느 마을에 들어갔을 때 놀이마당을 열어도 좋다는 승낙을 받는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말한다. 하기에 놀이마당을 여는 것을 곰뱅이 튼다라고 표현한다. 곰뱅이쇠가 둘일 경우 하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글()곰뱅이쇠다.

 

다음으로는 뜬쇠가 있다. 뜬쇠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파트장이나 수석의 역할이다. 뜬쇠는 14명 내외로 구성이 되며 상공운님(상쇠징수님(수징고장수님(수장고북수님(수북호적수·벅구님(소고상동무님·회덕님(선소리꾼버나쇠·얼른쇠(요술쟁이살판쇠(땅재주꾼어름산이(줄꾼덧뵈기쇠·덜미쇠 등 각 부분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뜬쇠의 밑에는 몇 사람의 기능을 익힌 가열이 있으며, 밑으로 초임자인 삐리를 둔다. 저승패는 나이가 먹어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꼭두쇠는 패거리에 의해 선출되며 기능을 발휘할 수 없거나 잘못이 있어 신임을 잃으면 바꾸게 된다. 협의를 통한 다수결의 방식을 통해 선출되며 일정한 임기는 없다.

 

 

37도 폭염이라는 날에 안성남사당전수소를 찾아가다

 

10, 올해 들어 수도권 최고기온이라는 폭염경보가 내린 날이다. 37도라는 살인적 더위라는 무더운 날에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 34-3에 소재한 남사당전수관을 찾아갔다. 남들은 시원한 곳을 찾아 피서를 한다고 난리를 피우는 날에 공연장을 찾아가다니.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남사당전수관은 돔 형식의 공연장을 마련하여 실내에서 관람객들이 시원하게 남사당의 온갖 기예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폭염경보가 내린 날 무슨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찾아오겠느냐고 하지만 공연시간이 임박하자 객석에는 400여 명의 관람객이 자리에 앉았고, 이들은 1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을 온통 남사당패들의 공연에 빠져 함께 박수치고 호응하며 연신 추임새를 넣어가며 즐기는 모습이다. 입장료(성인 10,000)를 지불하고 들어온 공연이지만 누구하나 공연입장료가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성남사당 풍물은 현재 경기도지정 무형문화재이다. 안성남사당의 맥은 조선조 말의 바우덕이로부터 시작하여 김복만-원육덕-이원보-김기복으로 이어지면서 해체와 결성을 반복하면서 끈질기게 맥을 이어왔다. 1997930일 안성남사당풍물놀이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면서, 안성남사당은 남사당의 기예를 전승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남사당 저수관을 건립하고 4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관객들을 상대로 곰뱅이를 튼다.

 

 

수원전통공연 무예24시 실내공연장 반드시 필요하다

 

안성남사당놀이는 그동안 공연을 거듭하면서 점차 관람객을 위한 공연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단순히 기예를 보여주기 위한 공연이 아니고, 기예는 기예대로 보여주면서 재미를 더한 것이다. 마당극 형식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남사당 꼭두쇠였던 바우덕이의 이야기를 비롯해 남사당이 경복궁 중건시에 옥관자를 상으로 받아 풍물패의 으뜸이 된 내용들은 재미있게 엮어나간다.

 

기예와 해학이 넘치는 남사당놀이. 시원한 실내에서 연신 박수를 치고 환호하며 관람할 수 있는 남사당놀이에 찾아온 사람들은 이미 남사당패의 일원이 되어 그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남사당놀이를 관람할 때마다 늘 부러운 것이 바로 남사당전수관인 실내공연장이다. 비가오거나 날이 무더워도 공연을 할 수 있는 공연장, 수원 무예24기 시범공연도 이런 공연장이 필요하다고 늘 역설하고 있지만 무예24기 시범공연은 이런 실내공연장이 없어 안타깝다.

 

무예24기 시범공연을 볼 수 있는 실내공연장이 마련된다면 비가오거나 날이 무더워도 사람들은 편히 앉아서 관람할 수 있다. 요즈음같이 폭염경보가 내려도 시원한 실내에서 마음껏 정조의 혼이 깃든 무예24기를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공연장이 먼저 생겼어야 하는 곳이 바로 수원이다.

 

 

1987년 안성시청(당시 안성군청)에서 남사당풍물놀이에 대한 책을 의뢰받고 안성에서 6개월 정도를 한 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읍내에서 서운면 청룡사까지 수도없이 발걸음을 한 적이 있다. 안성 청룡사는 충북 진천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고찰로 당시는 교통편이 상당히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안성남사당풍물놀아 도보>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이 책은 공식적으로 나에게는 가장 먼저 세상에 내놓은 저서로 60P 분량의 소책자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꽤 많은 고생을 했다.

 

그런 인연으로 안성남사당에 대한 기억은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매년 한두 차례는 안성남사당전수관을 찾아가 남사당놀이의 공연에 푹 빠져드는 것도 그러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안성남사당전수관 실내공연장에서 남사당놀이를 관람하면서, 우리 수원 행궁인근에도 언제나 편하게 무예24기 시범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전용극장이 하루빨리 개관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백동수는 신화속의 인물이자 해를 상징하는 땅의 인물로 실존인물이다. 그는 사도세자의 칼을 받은 자이며, 곧 사도세자의 분신이다. 또한 정조의 명을 받들어 무예도보통지를 완성한자로 연이를 사랑한다. 무예를 만들어가고 다시 하늘나라로 홀연히 떠난다.

 

사도세자는 구천을 떠도는 영혼이다. 억울하게 죽은 정조의 아버지이며 무예에 능하다. 칼을 가지고 있으며 음병을 거느리고 있다. 혼령이 되어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귀신으로 구천을 떠돌며 억울함과 슬픔과 분노가 가득한 망령으로 아들을 걱정하는 아버지이다. 사도세자의 혼령이 백동수를 선택하여 지상으로 내려갈 것을 명한다. 자신의 검을 백동수에게 하사한다.

 

정조는 조선의 22대 왕이다.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으며, 항상 음모에 시달리고 있다. 문무에 능한 정조는 백동수에게 자신을 호위하고 무예도보통지를 만들기를 명한다. 그리고 부국강병과 태평성대를 구현한다.

 

연이는 세오녀이며 땅을 상징한다. 한국의 여인으로 조선이자 수원의 여인이다. 백동수의 연인으로 사랑을 나누고 격려한다. 무예를 배운 연이는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어 나가는데 조력자의 역할을 한다. 반대세력(노론)에 의해 결국 죽음을 당하고 만 연이는 혼령이 되어 구천을 떠돈다. 환상속의 여인으로 혼령으로 나타난다.

 

 

만화같은 이 이야기는 바로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정수)이 기획하고 있는 수원화성의 브랜드공연인 달빛 무시 백동수에 출연하는 주인공들을 묘사한 글이다. 이 외에도 이 작품에는 장용용 군사들인 무예24기 시범단과 취타대와 남사당패, 그리도 무녀(舞女)들이 무대에 오른다.

 

411장으로 이루어진 달빛 무사 백동수

 

수원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무예24기 시범단의 브랜드공연인 달빛무사 백동수, 기존 무예24기 시범공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하고 화려한 퍼포먼스로 선보일 예정이다. ‘달빛 무시 백동수는 지난해 첫 선을 보인 무예와 무용의 종합 공연인 춤의 칼을 연출한 아트컴퍼니 예기 안영화 대표가 안무와 연출을 맡았다.

 

22일 쇼케이스 공연을 시작으로 다음달 19일과 20, 26일과 27일 저녁 8시 수원 화성행궁 신풍루 앞 특설 무대에 오를 달빛 무사 백동수는, 개천절인 103일에는 수원 제1야외음악당에서도 만나볼 수가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경기문화재단 지원작으로 선 보였던 춤의 칼을 기본으로 구성을 했어요. 그때 보다는 더 화려하고 많은 인물들이 출연을 하고요. 기존의 무예24기 시범에 무대와 조명, 음악을 조화롭게 배치시킨 직품이죠. 단순한 시범이 아닌 예술적인 몸짓으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연출을 맡은 안영화 대표의 말처럼 이번 달빛 무사 백동수는 강인하고 절도 있는 무예단원들과, 부드럽고 아름다운 무용수들이 조화를 이뤄 기존 무예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줄 것이라고 한다.

 

달빛무사 백동수는 수원 백씨인 백동수가 사도세자의 혼령을 통해, 정조를 지키라는 명을 받고 정조대왕을 도와 그 시대 찬란한 유물인 무예도보통지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사실과 환상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제작하였다. 또한 무예와 무용의 적절한 조화를 통해 극적인 재미를 더했다고 한다.

 

정조-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백동수 - 수원 백씨 동수라 하옵니다.

정조 (정조 백동수의 칼을 바라본다.) 백동수! 그대가 나를 지키는 칼이 되어라

백동수 - (백동수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부복한다.) 소인 백동수 목숨을 바쳐 저하를 지킬 것이오며, 저 하늘의 달이 증인이 될 것입니다.

정조 (부복한 백동수를 강렬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내 호위군의 무예는 오군영 중 그 어느 부대도 맞서지 못할 것이어야 한다. 그 이름을 장용영이라 할 것이니, 그들이 쓸 무적의 무예를 완성토록 하라!!

병사 2명이 갑옷을 가져와 백동수에게 입히고 칼을 높이 들어 장용영이 되었음을 알린다.

 

 

달빛무사 백동수의 큐시트 중 2막 한 부분의 대본이다. 이렇듯 이번에 수원문화재단에 브랜드공연으로 무대에 올릴 달빛무사 백동수는 많은 기대를 걸게 만든다. 9월에 정조의 효심이 가득한 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 펼쳐질 달빛무시 백동수’. 지금부터 이 극을 만날 것에 마음이 설렌다.

 

 

무예 24기는 정조임금이 실전에 맞게 집대성한 것으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되어 있는 무예를 말한다. ‘무예24(武藝二十四技)’는 조선시대 군사무예교범인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무예로, ‘무예이십사반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 무예도보통지 속에는 무예이십사기로 기록되어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각종 외침을 겪었던 조선이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 조선, 중국, 일본 등 동양 삼국의 무예 중 정수만을 집대성한 실전무예지이다. 더욱 무예도보통지에는 우리나라의 무기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던 무기들까지도 그 동작 등을 실어 실전의 교범으로 삼고 있다는 데에서, 가히 당대 최고의 무예지라고 볼 수 있다. 무예도보통지에 전하는 무예 24기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본국검 2. 예도 3. 제독검 4. 쌍수도 5. 쌍검 6. 마상쌍검

7. 등패 8. 왜검 9. 왜검교전 10. 월도 11. 마상월도 12. 협도

13. 장창 14. 기창(騎槍) 15. 죽장창 16. 기창(旗槍) 17. 당파 18. 낭선

19. 권법 20. 곤봉 21. 편곤 22. 마상편곤 23. 격구 24. 마상재 등이다.

 

창룡문 앞에서 펼쳐진 무예24기 시연

 

15일 오후 3시 수원 화성의 창룡문 안 잔디밭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자리를 깔고 앉아있는 가족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무예24기 시범이 보일 시간이 되자 창룡문과 인근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아침부터 차비를 하고 창룡문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2시가 좀 안되어서이다.

 

 

 

 

 

날이 뜨겁다. 한 여름 날씨보다는 많이 시원해졌다고 해도, 아직도 한 낮의 기온은 30도에 육박한다. 자리를 잘 차지하고 앉았으니 비울 수도 없다. 잠시만 자리를 비워도 딴 사람들이 앉아버리기 때문이다. 흐르는 땀을 닦아가면서 자리를 지키는 수밖에. 먼저 창과 검 등을 들고 시범을 보인 후 마상무예가 시작이 되었다. 사람들은 말을 탄 무예24기 시범단이 말을 달려 앞으로 지나갈 때마다 환호를 하면서 박수를 친다.

 

그러던 중 잠시 소란이 인다. 말을 달려 나오기 시작하는 곳에서 단원을 태운 말이 쓰러져버렸다. 무슨 일일까? 다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말을 타고 시범을 보이는 사람들이 몇 바퀴를 돌았는데도 말 위에서 떨어진 단원은 보이지를 않는다. 걱정을 하고 있던 차에 다시 말을 달려 나오는 모습을 보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

 

 

 

 

 

많은 사람들 환호로 격려 하지만 마음은 아파

 

수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면서 무예24기 시범을 보이고 있는 시범단에게 격려를 한다. 한 사람은 저렇게 기술을 연마하기 까지 상당한 노력을 했을 텐데, 도대체 저런 단원들에게 얼마나 많은 봉급을 주어야 하느냐고 이야기를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마음이 아프다, 늘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지만, 무예24기 시범과 화성을 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화성이 유형의 자산이라면 무예24기는 무형의 자산이다. 하지만 아직도 무예24기 단원들은 일당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상에 어느 지자체가 자신들의 상징인 기능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당제로 고용을 하고 있을까?

 

 

 

 

 

시범을 보이다가 다치기라도 한다면 치료야 보험으로 해결한다고 하지만, 시범을 보이지 못하면 당장 생계를 꾸려나가기 힘든 것이 시범단원들이다. 수원을 가장 남들에게 알릴 수 있는 것, 그리고 가장 수원스런 것이 바로 무예24기 시범단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땀을 흘리며 시범을 보이고 있는 무에24기 시범단원들을 보면서 하루빨리 이들이 마음 편하게 시범을 보이고, 무예24기의 온전한 전승을 위해 노력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

26일 화성 행궁 앞에서 열리는 무예24기 시범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명의 척계광이 지은 <기효신서>에 기록된 무예 6종은, 후일 조선에도 전해져 <무예제보>에 실렸다. 이 무예제보의 내용은 이후 <무예도보통지> 까지 이어지면서 조선 무예를 극대화시킨다. 기효신서에는 6가지 무기의 장, 단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장창은 길어 원거리에서 적을 처리하기 좋으며, 낭선은 길이와 더불어 가지의 철붙이로도 공격하니 장창은 낭선을 당하지 못한다.

그러나 낭선은 그 기법이 등패를 뚫지 못하고

등패는 낭선을 이기지만 곤방의 음양수에 당해내지 못한다.

곤방은 장도를 당해내지 못하며

장도는 당파를 당해내지 못한다.

당파는 길이에 있어서 장창을 당해내지 못한다.

 

이렇게 장창과 낭선, 등패, 곤방, 장도, 당파의 무기들의 장, 단점을 서로 보완하면서, 하나로 모아 진으로 구성하여 약점을 보완하고 병력을 극대화 시킨 것이 바로 원앙진이다.

 


 무예 24기 시범단들이 활쏘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백발백중을 자랑한다.

 

서로를 보호해가면서 적을 공격해

 

원앙진(鴛鴦陣)’은 명나라 장수 척계광이 고안한 진법이다. 원앙진이라 함은 진형을 이룬 형세가 마치 원앙의 모습과 흡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또한 원앙은 암수 한 쌍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한 마리가 따라죽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원앙진은 12명이 1개 대를 이룬다. 우선 등패와 요도를 든 등패수 2명이 앞에 서고, 그 뒤로 10명의 갖가지 무기를 든 병사가 2열종대로 진을 갖춘다. 이 원앙진은 명나라 중기 절강성을 비롯한 동중국해 연안일대에 출몰하는 왜구를 토벌하기 위해 만든 진법이다.

 

위는 무예24기 시범단이 '원앙진'을 펼치기 위해 도열해 있는 모습

아래는 KBS TV '원앙진'의 방송 자료화면


 

 

원앙진은 근접전 무기인 낭선, 당파, 장창, 등패 등을 채택하여, 왜구의 장기인 큰 칼을 이용한 근접전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앙진을 사용하기 전에는 왜구는 먼저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조총으로 선제공격을 한 뒤, 장검을 갖고 근접전에 대응을 하여 언제나 전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명군이 원앙진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양상은 달라졌다. 조선 후기에 편찬된 <병학지남연의>라는 병서에는 원앙진의 위력을 이렇게 적고 있다.

명나라 군대가 평양으로 진입한 다음 먼저 화포를 발사하고 이어서 화전을 발사하니, 연기가 하늘을 뒤덮는 듯했다. 화포와 화전의 공격에 왜적들은 기가 꺾였다. 적이 먼저 돌진해오면 낭선부대를 집중시켜 대기하고, 적이 움직이지 않으면 등패수들이 먼저 공격해 들어간다. 왜적이 패하여 도망가니 가히 천하무적이다

 

 

12명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여

 

원앙진은 6가지 무기를 장비한 12명을 1대로 편성한다. 한 대에는 지휘자인 대장 1명과 등패와 표창을 가진 등패수(이하 요도수) 2, 낭선을 가진 낭선수 2, 장창을 든 장창수 4, 당파와 화전(火箭)으로 무장한 당파수 2, 그리고 취사 등 잡일을 담당하는 화병(火兵) 1명이 편성되어 있다.

 

전투시에는 이 대의 군사 중에서 화병은 빠지고 대장을 선두로 하여 등패수-낭선수-장창수-당파수의 순으로 서서 적군을 향해 나아가 낭선, 장창, 당파 등을 이용하여 격투를 벌이게 된다. 접전시 진형은 2열 종대로써 등패와 요도로 무장한 요도수 2명이 장창 4명을 보호한다. 좌측의 요도수는 작고 둥근 등패를, 우측은 대형방패인 장패를 들고 표창이나 요도로 접근을 차단한다. 낭선수는 적이 근접하지 못하도록 견제를 한다. 대열 후미에는 당파를 든 당파수가 화전을 이용하여 마찬가지로 근접하는 적을 막는다.

 

 

무예24기 시범단 활성화 방안 마련해야

 

26일 오후 3. 수원 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서는 수원문화재단 소속 무예24기 시범단의 무예시범이 펼쳐졌다. 권법, 활쏘기, 창검술 등의 시범을 보인 후 뒤에 원앙진이 시범을 보였다. 11명의 인원이 각자 6가지의 무기를 들고 이리저리 치고 빠지면서 시범을 보여준 원앙진. 진법이 끝나고 나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수원 화성이 유형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면, 무예24기는 무형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화성과 무예24기는 떼어놓을 수 없는 수원의 자랑이다. 하지만 무예24기 시범단은 열악한 환경에서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시범을 보이고 있다.

 

무예24기 시범단 단원이 실제 검으로 베짚베기를 실연하고 있다 

 

수원이 세계적인 위상에 걸 맞는 도시로 도약하려면, 많은 문화예술 단체의 자랑도 필요하지만 화성과 연계가 되어있는 무예24기의 활성화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이들이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오직 무예24기의 연마와 시범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금선무일 듯하다. 정조와 화성, 그리고 정조의 친위부대인 장용외영과 무예24기는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동의 체험행사가 날마다 변화하고 있다. 12일 오후 지동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커피를 내리고 솜사탕을 만드는 사람들, 그 옆에는 추억의 또 뽑기를 하는 사람들도 줄을 섰다. 그런가하면 한편에는 새로 난 나물을 이용해 작은 전을 부치기도 한다. 여기저기 모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런데 지동교 광장 한 편에 낯모르는 구조물이 하나 서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길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짚 레일이란다.

 

 

“이 장비는 강원도 소재인 한국레드밴쳐에서 직접 개발  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저렇게 그네를 타듯 타는 것이죠. 이곳에서 시험 운영을 해본 후 행궁으로 옮겨, 무예24기 시범단이 저 짚 레일을 타고 달려와 화살을 쏘거나 원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탈 수 있게 하려고요.”

영동시장 아트포라 김춘홍 감독의 이야기이다.

 

짚 레일은 철조구조물로 가운데 경사가 진 봉을 만들고 그곳에 그네를 달아 아이들이 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구조물은 원형으로도 조립이 가능하다고 하며, 시험을 거쳐 지동교 전체를 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아이에게 짚 레일을 타게 하고 사진을 찍고 있던 정수희(여, 39세)는

“수원에 벚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꽃구경을 왔다가 전통시장 구경을 하러 왔는데, 이렇게 좋은 행사가 있는 줄 몰랐다. 이런 탈 것은 전국 어디를 가도 보질 못했는데 역시 수원은 대단하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한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고 하기도.

 

 

다양한 체험거리와 공연 준비한다.·

 

이 날 토요문화 상설공연은 지동시장에서 맡았다. 오후 1시부터 아트포라에서 주관하는 체험에 이어 3시부터는 간이무대에서 공연이 열렸다. 수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토요상설공연도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 지동교에 모인 체험인파만 해도 5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짚 레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1000원을 갖고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저희 지동교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공연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라고 지동시장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이 날 무대에 오른 공연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하여 두 시간동안 진행이 되었다. 처음 무대에 오른 공연팀은 리듬몬스터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비보이 그룹이다. 그l리고 시민과 함께 풀어보는 전통시장에 관한 퀴즈풀이가 뒤를 이었다. 오카리나 연주모임인 소리벗 앙상블 팀은 꼬부랑 할머니, 이웃집 토토로 등을 연주했다.

 

“지동교는 이제 수원 문화공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토요일이 되면 이곳에 와서 좋은 체험도 하고 수준 높은 공연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제가 수원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인계동에서 나왔다는 신아무개(남 33세)의 말이다.

 

 

동참하는 시민들도 덩달아 즐거워

 

오후 4시부터는 ‘나도 시민스타’라는 타이틀로 관람객들의 댄스 경연도 있었다. 사회자는 이 중에서 실력이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도. 이어서 허성효의 마술무대가 이어졌으며, 도화에술단의 모듬북 공연 등으로 예술무대를 마쳤다.

 

“저희들은 우리 시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즐겁게 체험을 하고 공연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체험과 무대공연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세요.” 지동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은 다들 경제가 어렵더고 하지만 최선을 다해 손님들을 즐겁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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