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수원을 자랑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바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다. 그리고 수원을 여행할 때 어디가 좋은가를 물으면 광교호수공원이나 화장실 문화공원인 해우재, 또는 물을 따라 걸을 수 있는 만석공원이나 일월저수자, 낙조가 유명한 서호저수지 등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수원에는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고 해도 이 가을에 뚜벅이 걸음으로 걸을 만 한 곳이 있다. 바로 팔색(八色)길이다. 팔색길은 여덟 가지로 구분했는데 그 첫째는 모수길이다. 1색 모수길은 수원시민과 함께하는 도심 속의 길이다. 수원천을 따라 거니는 모수길은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2지게길은 광교저수지 수변길로, 아름다운 풍광을 관람하며 걸을 수 있는 길이다.

 

 

3매실길은 자연하천과 숲의 정취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생태길이며, 4여우길은 광교저수지와 원천저수지(광교 호수공원)를 연결하는 녹음이 짙은 숲길이다. 5도란길은 영통 신시가지 메타세콰이어길을 연결한 녹음이 우거진 가로수길을 말한다.

 

6수원둘레길은 수원시와 인접한 타 지역과 경계가 되는 길로 녹음이 짙은 길이며, 7효행길은 정조대왕이 부친 사도세자의 능침인 현릉원을 참배할 때 왕래하던 길을 말한다. 끝으로 8화성성곽길은 수원 화성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역사와 사색의 길이다.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여우길

 

28일 오후, 수원 봉녕사 일주문을 바라보고 좌측으로 난 숲길로 접어든다. 여우길이다. 그 길을 따라가면 마치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혼자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 좋은 이 길은, 가끔은 혼자이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아야 할 때도 있다. 혼자 걸으면서 , 여우라도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숲이 울창한 길이다. 이 길은 광교공원에서 광교저수지를 잇는 5.5km의 길을 말한다.

 

가끔 바람이 서늘할 때면 이 길을 혼자 걷고는 한다. 이 길이 좋은 것은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숲길을 걷다보면 쉼터와 화장실, 볼거리가 있어 즐거운 길이다. 여우길은 생태통로를 따라 조성된 길로 정비가 잘되어있고, 숲이 우거져 한 여름에도 걷기 좋은 길이다. 중간에는 공원 등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즐겨 걷고는 한다. 봉녕사에서 생태통로를 이용해 여우골 숲길, 원천배수지 등을 지나면 광교호수공원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광교신도시는 개발사업의 주체가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용인시장, 경기도시공사사장 등이다. 20046월에 지구지정, 200512월 개발계획 수립, 20076월 실시계획 수립, 200711월에 착공하였으며, 201112월에 1차 준공을 마쳤다. 광교신도시에는 광교산을 비롯하여, 광교중앙공원, 광교역사공원, 광교호수공원, 안효공원, 혜령공원, 사색공원, 연암공원, 다산공원 등이 있으며, 수원박물관과 광교역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광교신도시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생태통로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 명소가 되었다. 그 생태통로를 팔색길 중 4색길인 여우길로 명명했다.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곳 여우길

 

이 생태통로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길이다. 이곳에는 모두 10개의 끊어진 구간을 잇는 에코브리지가 있다. 도로 위를 잇는 이 에코브리지에는 숲을 조성해, 동물이나 사람들이 이곳이 끊어진 구간이 아닌 자연스런 숲처럼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했다. 이와 같이 에코브리지와 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는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전국 신도시 중 최고수치인 41.7%나 된다.

 

10개소의 다리는 저마다 이름이 있다. 반딧불이다리, 나비잠자리다리, 소나무다리, 갈참나무다리, 풍뎅이다리, 여담교, 하늘소다리, 무지개다리, 꽃더미다리, 새터다리 등이다. 다리마다 이름이 다르듯 그 분위기도 다르다. 그래서 이 길을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다. 봉녕사에서 나비잠자리다리를 지나가는 길이 바로 여우길이다.

 

이곳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에코브리지와 자연적으로 조성되어 있던 숲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광교공원에서 출발을 해 다시 광교 공원으로 돌아오는 길은 10km를 조금 넘는다. 그 길에는 두 곳의 저수지를 연결하는 광교호수공원과 10곳의 에코브리지가 있다. 그리고 그 끝에는 광교저수지의 목책길과 수변길, 그리고 광교산으로 연결이 되는 아름다운 길이다.

 

 

시인들의 시를 즐길 수 있는 길도 있어

 

이 길에 시인들의 시 숲길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만치 않다. 왜냐하면 이 생태통로에는 워낙 소로가 여기저기 나 있고. 그 시 숲길은 한편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생태통로를 이어서 걷는 사람들은 이 시 숲길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다.

 

나 역시 이 생태통로를 몇 번이고 걸었지만 이런 시 숲길이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그저 흙을 밟으면서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길, 그 곳에는 조지훈을 비롯하여 김현승, 서정주, 박목월, 김영랑, 김소월 등의 대표적인 시를 만날 수 있다. 욕심 같아서는 지금 수원의 시인들의 시도 쉴 수 있는 공간에 마련해 이곳이 정말 시 동산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을 초입에 걷는 팔색길 중 4색길인 여우길. 꼭 여우길이 아니라도 좋다. 수원의 팔색길을 돌아보면서 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수원의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 때 이 길을 다시 한 번 걸어야겠다.

 

산책로에서 만난 홍성관 장안구청장 밝혀

 

진도 세월호의 참사로 인해 사람들 모두가 우울한 분위기이다. 나라는 3류 국가로 전락해 세계적인 망신살이 뻗쳤고, 사람들은 웃음을 잃은 지가 꽤 되었다. 채 피우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난 수많은 생명들은 오늘도 차디찬 진도 앞 바다 속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팽목항에는 돌아오지 않는 자식을 기다리는 등 굽은 아버지의 뒷모습이 처절하다.

 

이렇게 사람들의 마음이 아프지만,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했던가? 광교산을 오르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는 찾을 수 없지만, 열심히 살겠다고 부지런히 걷는 모습들을 보면서 그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광교저수지 둘레길. 목책으로 조성한 테크길과 산자락을 끼고 조성이 된 수변길은 영 딴판이다.

 

 

3.4km의 수변 산책로, 걷기에 최고

 

광교저수지 수변 산책로는 지난 해 새로 마련한 도로와 인접한 테크길이 1.5km, 그리고 산자락을 끼고 걷는 길이 수변길이 1.9km이다. 모두 3.4km의 이 길은 빨리 걸으면 50분이면 족하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 급할 것인가? 어차피 그동안 세월호에 젖어버린 마음도 함께 말리려고 걷는 길이다. 지난 해 6월 장안구청장실에서 만난 홍성관 장안구청장은

 

광교저수지 수변 테크 산책로는 총 1.496m에 폭 2.7m입니다. 이 구간 안에 전망테크 3개소와 테마테크 1개소, 목교 1개소가 조성되었습니다. 수변산책로는 광교저수지와 산책로가 어우러져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조성하였습니다. 광교산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 자연과 함께 한 산책로를, 후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함께 지켜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광교산 입구 반딧불이 화장실 건너편 저수지 방죽에서부터 시작하는 데크 산책로에는 중간 중간 작은 공연을 할 수 있게 공연장도 마련해놓았다. 데크와 도로 사이에 난 꽃밭에는 맥문동, 옥잠화, 비비추, 섬기린초, 조팝나무, 바위취, 털머위 등 다양한 꽃들을 심어 놓았다.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사람들의 편의가 우선, 최고의 명품길 조성한다.

 

광교저수지 길을 한 바퀴 돌아보려고 찾아가던 날. 이날은 수원시 공보관실(공보관 이경우) SNS(팀장 한준수)이 주관한 전국 파워소셜러 팸투어일정으로 10명의 전국에서 모인 블로거들이 광교저수지를 찾았다. 그 자리에는 홍성관 장안구청장이 반딧불이 화장실 앞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홍성관 장안구청장과 블로거들이 인사를 나누고 나자, 장안구청장의 광교저수지 수변길 자랑이 시작된다. 전국에서 모인 블로거들이니 이 길을 홍보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않은가?

 

 

광교산은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곳 반딧불이 화장실이 여성 칸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제기 돼, 어떻게 하면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 하고 관계자들과 들러보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미 유명해진 이 산책로를 전국 최고의 명품 길로 조성하기 위해 이곳에 조형물도 설치하려고 합니다. 우리 광교저수지 산책로 많이 홍보 좀 부탁합니다.”

 

장안구에 대해서, 그리고 광교저수지 산책로에 대해서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는 홍성관 장안구청장이다. 이런 좋은 기회가 어디 있을까? 광교저수지 산책로에 대해서 설명을 마친 후에 기념촬영까지 하고서야 블로거들이 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광교저수지 산책로는 이미 명품길이다.

 

데크길을 걸어본다. 이 길은 조성한지 일 년도 채 안되었지만 이미 명품길이다. 공연을 할 수 있는 곳에서는 주말이면 많은 공연이 펼쳐진다. 그리고 세월호의 아픔도 그대로 이곳에 반영이 되어있다. 공연을 하는 곳에는 수원문화재단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 거리로 나온 예술이 잠정 중단되었음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테크길에는 수원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세월호의 아픔이 이곳에 걸려있다. 산책로 가에 세워진 목책을 연결한 붉은 끈에는, 노랑천이 수도 없이 묶여져 있다. 고앙교저수지 산책로는 이미 문화와 역사가 공존하는 명품길이 된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세월의 역사. 그리고 사람들의 치유까지 곁들일 수 있는 광교저수지 산책로. 앞으로 이 길이 전국 최고의 산책로가 될 것이란 확신을 갖는 것은, 모두가 이 길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연과 접하는 가장 자연스런 길이기 때문이다.

 

수원시 장안구 하광교동 광교저수지에는 지난 해 조성한 목책 길이 있다. 이 길은 1.9km 정도로 벚꽃이 필 철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꽃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이 목책 길은 광교산 산행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는 길이기도 하다. 산행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이 목책 길을 걸어 다리를 건너 후 광교저수지 수변 길을 즐겨 걷고는 한다.

 

이 길은 이제 수원의 명소 중 한 곳이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걷기도 하고, 연인끼리 다정하게 걷기도 한다. 지금은 세월호 참사로 잠시 중단되었지만, 주말이면 이곳에서 거리로 나온 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 목책 길은 많은 사람들이 걷다보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세월호의 아픔이 주렁주렁

 

이 목책 길 1.9Km 중에 1.5Km 정도에 종이에 쓴 글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바로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하고자 한 사람들의 글이다. 25일 오후, 목책 길 중 저수지를 낀 방향으로 길에 붙은 종이들이 바람에 날린다. 그 날림은 마치 채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젊음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사람들은 중간 중간에 노란 색 가는 천을 빼서 리본을 만들고 간다.

 

엄마가 속상해 꼭 돌아와

울지 마 아가 엄마가 기다려

어른으로 정말 미안하다. 힘내자! 사랑한다.’

얼마나 무섭니 희망을 버리지 마

많이 힘들지. 조금만 기다려 줄래? 꼭 다시보자 - 기적을 믿으며

얘들아 포기하지 마 가족들이란 따듯한 밥 먹어야지

울고 울고 또 울고 기다려 기다려 구해줄게 - 선생님이

 

 

한 장 한 장 읽어가면서 눈물이 흐른다. 모든 국민들의 마음은 한결 같은 것이다. 그 아이들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오기 때문이다. 찬 바다 속에서 얼마나 춥고 공포에 떨었을까? 그런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적어 놓은 글귀들이다.

 

광교저수지 목책 길에 걸린 이 서원지는 기적의 편지 - 수원시민의 기도이다. 글을 읽다가보니 그렇게 눈물이 흐를 수가 없다. 도대체 왜 이 어린 생명들이 이렇게 무참하게 사그라져야 한단 말인가?

 

 

구구절절이 눈물 맺힌 사연

 

우리나라 미래의 희망. 미안하다. 구해내지 못해서

언니 오빠들 사랑해요. 힘내세요(민서)’

사랑한다. 얘들아 아프지 말고 더 좋은 세상에 태어 나거라. 그리고 행복하길

 

수천 장의 종이에 적힌 수원시민의 기도. 하지만 기적이 일어나지 않았다. 바람에 나부끼고 있는 그 수많은 간절함도 외면해 버린 것일까?

 

정말 대한민국의 어른이라는 것이 이렇게 부끄러울 수가 없습니다. 저희도 자식들을 키우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그 아이들을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네요. 무엇이라고 변명을 할 수 있겠어요. 그저 이렇게 속 타는 마음을 종이에 적어 걸어놓는 것으로 조금이나마 사죄를 하고 싶은 것이죠.”

 

 

노랑색 리본을 매달고 있던 정수영(, 44)씨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린 것만 같다. 함께 산행을 왔다가 이 노랑리본과 서원지를 보고, 집에 가서도 며칠 째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 신아무개(, 44)씨는

 

어린 학생들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까요? 그 시간이 짧거나 길거나 그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나라가 도대체 이런 재난에 누구하나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정말 제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이번처럼 부끄러운 적이 없습니다.”라고 한다.

 

광교저수지 목책 길에 나붙은 수원시민의 기도와 노란리본. 그 간절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아이들은 그 차가운 바다 속에서 몸이 식어갔다. “미안하다 얘들아. 정말 미안하다.” 노란리본 하나를 묶으면서 속으로 눈물을 흘려보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이들. 하지만 이 목책 길에 걸린 수많은 수원시민의 기도는 잊지 말기를 바란다.

 

광교저수지 수변에 지난 해 마련한 데크 길은 이제 수원의 명소가 되었다. 저수지 가를 따라 길게 늘어선 이 길은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길이다. 7일 오후 찾아간 광교저수지.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하기 위함이다.

 

이곳의 벚꽃 길은 차도 양편으로 줄지어 서 있는 나무들이 장관을 이룬다. 광교공영주차장 입구서부터 시작해 영동고속도로 밑까지 이어지는 벚꽃 길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는 모습들이 보인다.

 

벚꽃이 이번 주 중에 만개를 할 것 같습니다. 거기다가 요즈음은 수원문화원에서 벚꽃의 개화기에 맞추어 6일부터 13일까지 매일 오후 2시에 6월 광교마룻길에서 시민의 문화힐링을 위해 거리로 나온 예술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6일에는 통기타 연주자 박성호, 아름드리 퓨전국악팀 등이 출연을 했는데, 공연까지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힐링의 장소

 

광교 공영주차장서부터 천천히 걸어서 데크 길을 걸어본다. 만개한 꽃들 사이로 열심히 꿀을 따디 위해 날아다니는 번들이 부지런히 움직인다. 벚꽃 길이 끝나는 곳을 지나 상광교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보리밥 집을 들렸다. 밥을 먹고 천천히 꽃구경을 더하고 갈 생각이기 때문이다.

 

꽃구경을 나온 사람들로 인해 보리밥집들은 때 아닌 호황을 만난 듯하다. 집집마다 차들이 가득 주차해있다. 평일에는 볼 수 없었던 광경이다. 보리밥집 안으로 들어가 밥을 주문하고 기다린다. 주문을 하자마자 밥이 식탁에 차려진다. 워낙 사람들이 찾아들다 보니 미리 준비를 해 놓은 듯하다.

 

 

보리밥집은 이미 밖에서도 밥을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아직은 한낮이라고 해도 밖에서 밥을 먹기는 좀 쌀쌀한 날씨지만, 자리가 없으니 어찌하랴. 느긋하게 밥을 먹는다는 것이 미안할 지격이다. 밥 한 그릇을 먹고 천천히 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다시 벚꽃을 구경하면서 걷는다. 사람들은 왁자하게 떠들어대면서 연신 모여서 사진들을 찍고 있다.

 

주중에 찾아가면 장관을 볼 수 있어

 

인터넷에서 수원의 가볼만한 곳을 검색했더니 이 길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놀러왔어요. 저수지 가에 이렇게 아름다운 벚꽃 길이 있어서 분위기가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저수지 건너편에도 수변길이 있다고 해서 그곳까지 한 번 걸어보고, 저녁에는 수원천을 따라 걸어보려고요

 

당진에서 1박으로 수원 여행을 하기위해 친구들과 함께 왔다는 이미영(, 32)씨는 정말 오기를 잘했다고 한다. 광교저수지 벚꽃 길은 이미 소문난 아름다운 길 중 한 곳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이 번 주중에 찾아오면 정말 아름답게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공교저수지 가에 늘어선 벚꽃 길은 이제 수원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저희들도 덩달아 손님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좋고요. 벚꽃이 좀 오래갔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대 입구에서 식당을 하는 업주한 사람이 크게 웃으면서 하는 말이다. 손님들도 많이 늘고 벚꽃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있어서 더욱 좋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광교저수지 벚꽃 길. 주중에 찾아가서 아름다운 길도 걸어보고 오후에 열리는 거리로 나온 예술도 함께 감상하는 힐링을 해보기를 권유한다.

 

광교저수지,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이다. 이 광교저수지를 끼고 조성한 목책 길과 저수지 수변 길을 한 바퀴 돌면 한 시간 남짓 걸린다. 천천히 뒷짐을 지고 걸을 때는 그 시간이지만 잰 걸음으로 걸으면 40여 분 정도면 족하다. 일요일인 23일 오후, 봄이 성큼 다가올 것 같은 날에 광교로 향했다.

 

봄날, 그것도 휴일의 광교산은 수많은 사람들로 인해 북적거렸다. 차도에도 산행을 마친 사람들이 탄 차량들이 긴 주차장처럼 늘어서 있다. 저수지 목책 길은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로 인해 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목책 길로 들어서자 목책 길가에 늘어선 벚꽃나무들이 모두 곧 터질 듯하다.

 

 

끝없이 이어지는 사람들의 물결

 

광교저수지 목책 길은 사람들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목책 길을 지나 수변 길로 접어들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광교산의 흐르는 물이 맑다. 저수지에 떨어진 낙엽들이 봄의 정취를 더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천천히 흙길을 밟기 시작했다. 도시에 살아가면서 늘 아스팔트와 보도블록에 익숙해 진 발이 오랜만에 제대로 된 길을 만난 듯하다.

 

걷다가 보면 노란색 꽃을 피운 생강나무 꽃들이 보인다. 산수유와 같은 시기에 피는 생강나무 꽃은 공기가 좋은 물가에서 주로 자라는 나무이다. 이 나무는 꽃이 만개하기 전에 따서 차로 끓여먹기도 한다. 수변 길은 오르고 내림이 있는 길이다. 목책 길이 사람들로 만원인데 비해 이 길은 그저 혼자 걷기 닥 좋은 길이다.

 

 

길을 걷다가 보니 따듯한 봄 날씨로 인해 땀이 등줄기를 타도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띤다. 봄을 맞이한 동물들도 이런 길을 걷는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좁은 길이라 사람들을 만나면 서로 비켜가야 하지만, 그래도 사람을 만나면 고개 인사라도 하고 지난다. 길을 비켜 주는 것이 고마워서이다.

 

꼴불견 졺은이들, 보는 사람들 생각도 해주어야

 

요즈음 젊은이들의 노골적인 사랑의 표현은 가끔 사람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걷는 길을 아니라고 해도, 끊임없이 사람들이 걷는 길이다. 젊은이 한 쌍이 보기 흉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다. 두 사람이 연인사이라고 해도 이런 공공장소에서는 좀 삼가주면 좋으련만.

 

요즈음 젊은이들은 참 딴 사람들 시선은 아랑곳 하지를 않는 것 같아요. 공공장소에서도 저렇게 보기 흉한 자세로 끌어안고 있는 것을 보면 별로 좋아보이지는 않은데 말이죠.”

지나가면서 사람들이 보기 흉하다고 한다. 하긴 이런 산책길 의자에 누워서 두 사람이 끌어안고 있는 모습은 그리 보기가 아름답지는 않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돌아 본 광교저수지 수변 길. 이제 곧 벚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들 것이다. 그런 날을 기대하면서 한 바퀴 돌아본 수변 길.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지난 파워소셜러 팸투어 때 이곳을 찾은 블로거 한 분이 한 말이 생각이 난다.

 

수원 사람들은 정말 좋은 고장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가는 곳마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수많은 볼거리들과 환경이 살아있는 곳들. 광교산, 수원천, 화성, 전통시장 이 모든 것들이 지나고나면 늘 그립습니다. 수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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