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에 소재한 내소사는, 백제 무왕 34년인 633년에 혜구두타(惠丘頭陀)가 창건한 절이다. 절의 명칭을 처음에는 소래사(蘇來寺)’라 하였다가 내소사로 바뀌었다. 절의 명칭이 바뀐 까닭은 확실하지 않으며, 다만 그 시기가 임진왜란 이후로 추정하고 있다.

 

내소사에는 보물 제291호인 대웅보전과 설선당, 보종각 등 전각이 있으며, 부안군 벽산면의 실상사 터에서 옮겨 세운 연래루가 있다. 특히 대웅전은 조선 인조 2년인 1633년에 청민대사가 지은 건물로, 건축양식이 정교한데 단충과 보상화를 연속적으로 조각한 창호가 눈여겨 볼 만하다.

 

 

내소사에 소중한 성보문화재 고려 동종

 

내소사에는 고려시대에 제작된 보물 제277호인 고려 동종이 남아있다. 이 동종은 고려 고종 9년인 1222년에 내변산에 소재한 청림사에서 제작되었으나, 청림사가 폐사된 후 오랫동안 매몰되었다가 조선 철종 4년인 1853년에 내소사에 옮겨진 것으로 전형적인 고려후기의 동종이다.

 

보물 제277호인 부안 내소사 동종은 고려 시대 동종의 양식을 잘 보여주는 종으로, 종의 높이는 103, 입지름 67의 크기이다. 이 종은 한국 종의 전통을 잘 계승한 종으로, 그 표현이 정교하고 사실적이어서 고려 후기 걸작으로 손꼽힌다.

 

종의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를 둘렀고, 어깨부분에는 꽃무늬 장식을 하였다. 종의 어깨 밑에는 사각형의 유곽이 4개 있고, 그 안에는 9개의 돌출된 유두가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유두가 멸실이 된 부분도 보인다.

 

 

삼존상을 조각한 내소사 동종

 

종을 치는 부분인 당좌는 연꽃으로 장식을 했으며, 종의 몸통에는 구름 위에 삼존상을 돋을새김으로 조각하였다. 우리나라의 종 중에서도 특이한 형태로 삼존상을 조각하여 놓았다. 중앙에 있는 본존불은 활짝 핀 연꽃 위에 앉아 있고, ·우 양쪽에 협시불이 서 있다. 오랜 세월 매몰이 되어서인가, 삼존상의 정확한 형태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종 정상부에는 소리의 울림을 돕는 음통과, 큰 용머리를 가진 종을 매다는 고리인 용뉴가 있다. 용은 힘차게 용틀임을 하고 있으며, 당장이라도 종을 박차고 뛰어나올 듯 힘이 엄쳐 보인다.

 

 

내소사 경내 보종각(寶鐘閣)에 보관하고 있는 내소사 고려 동종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고려시대의 동종의 양식을 잘 간직한 종이라는 점에서 소중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나라 사찰마다 전하는 많은 문화재 중에서 수많은 동종들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하지만 그 종에 대한 가치를 접어두고, 종을 주술적인 형태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불교의 영향을 받아 제작된 각종 철조조형물인 범종은 한국예술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나타내고 있다. 종은 청정한 것을 뜻하는데, 일반적으로 범종이라 함은 청정한 불사나 범찰에서 사용하는 종을 말한다. 범종은 홍종, 포뢰, 경종, 화경, 거경, 조종, 당종 등 그 규모나 용도에 따라 반종, 만종 등으로 구분하나, 대부분 통틀어 범종이라고 부르고 유형별 구분은 하지 않는다.

 

사찰에서는 아침에는 28추를 치고, 저녁에는 33추를 울린다. 아침에 26추는 곧 28숙을 의미한다. 곧 마하가섭부터 육조혜능까지 28조사를 상징한다. 저녁에 치는 33추는 수미산 위에 있는 천계인 삼십삼천을 의미한다. 중앙에 제석천이 있고 사방에 팔천(八天)33천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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