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수원 정조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새롭게 명품거리로 태어나기 위한 몸살이다. 화성의 북문인 장안문부터 남문인 팔달문까지의 거리가 몰라보게 변했다. 오랜만에 찾아 온 사람들도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만큼 몰라보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완전히 변한 것은 아니다. 그저 쉴 새 없이 날마다 달라지고 있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열리게 되는 행궁동 지역은 물론이려니와, 정조로와 통닭거리, 남수문 앞에 있는 가구거리, 팔부자거리에 있는 문구거리 등. 주변이 함께 변하고 있는 것이다. 요즈음 북문서부터 남문까지 걷다가 보면, 날마다 변한 모습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낡고 음습하던 거리의 간판들이 새롭게 변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교통 수원2013’은 수원을 바꾸어 놓아

 

사실 수원의 심장은 북문서부터 남문까지이다. 북문 앞에는 거북시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옛 영화역이 있던 곳으로, 지금 한창 시장 길이 공사중이다. 이곳 역시 새롭게 변신을 하고 있는 중이다. 정조대왕이 궁을 나와 화성 행궁으로 오면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영화역이었다.

 

그리고 장안문을 들어서 행궁까지 오는 동안에 만나게 되는 길목. 이 길목들이 생태교통으로 인해 새롭게 변화를 하고 있는 중이다. 아마 이렇게 변한 정조로를 정조임금이 다시 본다면 무엇이라고 할까? 괜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걷다가보면, 가끔은 일을 하는 분들에게서 핀잔을 듣기도 한다.

 

 

하지만 그래도 역정을 내지 않는 것은, 아름답게 변해가는 거리에 빠지기 때문이다. 수원의 심장부였던 정조로. 그 정조로는 지금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주변 모든 거리가 탈바꿈을 해

 

수원천을 끼고 있는 가구거리와 통닭거리를 걸어본다. 아름답게 바뀐 간판들이 전혀 색다른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정겨운 것은, 이미 행궁동 공방거리에서 낯이 익었기 때문인가 보다, 아직은 공사 중인 곳이 곳곳에 있기도 하다. 낡은 간판을 떼어내고, 새롭게 외장공사를 한 뒤 간판을 바꿔단다. 그렇게 말끔히 치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향교에서 다시 화성 행궁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곳 역시 새롭게 간판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건널목을 건너 장안문 쪽으로 향한다. 이번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서구식으로 바뀐 가로수들이다. 네모나게 가지를 치고 단정하게 정리가 된 가로수. 이렇게 조형을 한 가로수들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한단다.

 

 

일부 반대를 하는 사람들 설득에 집중해야

 

이 거리도 마찬가지이다. 외벽 공사를 먼저 한다. 낡은 간판을 떼어내고, 새롭게 외벽 치장을 한다. 그리고 새롭게 바뀔 간판을 임시로 현수막에 그려 달아놓았다. 하루 종일 바쁘게 돌아가는 모습에서, 곧 새롭게 선보일 정조로의 모습을 미리 그려보기가 어렵지 않다. 그리고 곧 만나게 될 아름다운 길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일부 이곳에도 문제가 있다. 생태교통을 반대하는 일부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간판 교체작업도 하지 않고 있다. 곳곳에 반대를 한다는 현수막도 아직 걸려있다. 우리의 후손들에게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기 위한 세계적인 프로젝트인 생태교통이다.

 

물론 그동안 공사로 인한 손해를 보기도 했겠지만, 정조로와 화서로, 더 나아가 수원시 전체가 전 세계에 이목이 집중이 되어있다. 9월 한 달 동안 우리는 그 어느 지자체도 할 수 없는 일을 감당해 내는 것이다. 이런 생태교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단 한 사람이라도 반대를 해서는 100% 성공이 어렵다. 이제 한 달 정도 남긴 ‘생태교통 수원2013’. 반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꼭 성공한 생태교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예전에, 아마 10여년은 되었을 것이다. 현재 수원 행궁 앞에서 매교동으로 내려가는 현재의 행궁 길에 대한 기억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날만 저물면 술이 취해 비틀거리는 취객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그저 몸을 흔들면서 노상방뇨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런 행궁 길에 대한 기억이 영 가시지를 않았다.

12월 첫 날, 오후에 들려본 행궁 길. 예전에 모습은 단 한 곳도 찾을 수가 없다. 깨끗한 거리에는 커다란 화분위에 사철나무가 심겨져, 날이 추워졌는데도 불구하고 푸른색을 자랑하고 있다. 몇몇 집은 공사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아름다운 행궁 길, 이름에 걸맞아

행궁 길이라는 어둡고 우중충한 뒷골목이 변화를 한 것은 몇몇 사람에 의해서였다. 하루 종일 기다려보아도 몇 사람 지나다니지 않는 뒷골목으로 들어 온 예술가들에 의해, 어둡고 침침하던 행궁 길이 세상으로 나온 것이다.

현재 이곳에는 20여명의 예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이 거리를 살리기 위해 자비를 들여, 거리축제로 시작을 했다. 그리고 아는 예인들을 끌어들여 함께 축제에 동참을 했고, 서서히 그 축제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기와를 이용해 담장을 아름답게 꾸몄다

행궁 길 테마거리 예술인회 박영환 회장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한다.


“하루 종일 기다려보아도 사람을 볼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가 날이 저물면 술 한 잔으로 시름을 달래기도 했고요. 이렇게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거리축제를 시작하게 되었죠. 이 거리가 이렇게 조성되기 시작한 것은 작년서부터 였나 봐요. 2~3년 전부터 도로를 파헤치는데 하나가 끝나면 또 파기 시작하고, 참 대책이 없었죠.”




그렇게 아름답게 변한 도로에 걸 맞는 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행궁 길에 입점한 예술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 끝에,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본격적인 거리축제를 열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입점을 하기도 힘들어

“현재 이곳에는 공방이 15군데 정도 들어와 있어요. 이곳에 입점을 하려고 도자, 공예작가 등 5~6명이 대기를 하고 계신데 점포가 비질 않아요. 이렇게 길이 아름답게 변했으니 누가 이곳을 떠나려고 하겠어요?”

‘나녕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행궁 길 테마거리 예술인회 김난영 사무국장은, 이제는 들어오려는 예술인들이 있어도 자리가 없다고 귀띔을 한다.




행궁 길을 걷다보면 재미가 있다. 옛 추억을 되살릴 수 있는 집들이 있고, 가끔은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것들도 보인다. 걷는 재미만으로도 쏠쏠한 행궁 길에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자리를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행궁 길에서 ‘소담 국시방’이라는 잔치국수전문점이 보인다. 겉모양으로만 보아도 예사 국수집이 아니다. 알고 보니 주인 김영수씨는 칠보공예작가라고 한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예술인들이 모여 자비를 들여 축제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이 거리를 조성하는데 가장 신경을 쓴 것은 바로 간판과 기와로 만든 외벽의 장식, 그리고 집 앞에 놓인 커다란 화분입니다. 이 화분에는 각자 이름이 적혀 있어요. 관리를 맡은 점주들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바로 딴 것으로 옮겨다 놓습니다. 그래서 각자 명패를 달고 있는 것이죠.”

행궁 길 조성에 심혈을 기울인 예술인회 박영환 회장(우)과 사무국장 김난영

염태영 수원시장의 그린정책에 동반하여, 수원을 더 알릴 수 있는 공예품을 생산하겠다는 아름다운 행궁 길 예술가들. 2011년 3월부터 시작한 거리축제는 이제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들 정도로 유명해졌다.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고 싶다고 한다. 지금은 팔달구청과 행궁동에서 많은 신경을 써주어 더 좋은 거리가 될 것이라고 한다.

수원의 아름다운 행궁 길. 앞으로 이런 아름다운 길이 수원의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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