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행궁. 행궁이란 왕의 원행시에는 왕의 거처로 이용하는 궁을 말한다. 화성행궁은 정조가 현륭원에 전배하기 위하여 행행 때에 머물던 임시 처소이다. 평상시에는 부사(뒤에는 留守)가 집무하는 부아로도 활용하였다. 정조는 재위기간인 13년 10월에 이루어진 현륭원 천봉부터, 정조 24년 1월까지 12년간 13차례에 걸친 원행을 정기적으로 행하였다.

 

정조는 화성행궁에 머물면서 여러 가지 행사를 거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정조가 승하한 뒤 순조 1년인 1801년 행궁 곁에 화령전을 건립하여 정조의 진영을 봉안하였는데, 그 뒤 순조·헌종·고종 등 역대 왕들이 화성행궁을 찾아 이곳에 머물렀다.

 

따라서 화성행궁은 조선시대에 건립된 수많은 행궁 중, 그 규모나 능행면에서 단연 으뜸으로 친다. 또한 건축물의 규모뿐만 아니라, 성곽과 더불어 정치적, 군사적 면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주말에 즐거운 행궁 일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왁자한 곳이 있다. 바로 행궁 광장 한 편에 물이 솟아오르는 분수대이다. 그 물줄기 속으로 아이들이 뛰어들어 물을 맞고 있다. 옷이 젖는 줄도 모르고 물놀이에 푹 빠진 아이들이다. 그것을 보고 있는 부모님들도 말릴 생각이 전혀 없는 듯하다. 오히려 함께 그 안에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었을까?

 

사람들이 행궁 정문인 신풍루 앞으로 모여든다.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지만, 그런 무더위도 이겨낼 있는 무대가 마련이 되어있는 것이다. 신풍루 앞에서는 주말이 되면 오후 2시부터 ‘토요상설문화공연’이 열린다. 각종 공연을 즐길 수가 있다. 거기다가 한 시간 정도 공연이 끝난 다음에는 무예24기를 연이어 볼 수가 있다.

 

 

“사실은 무예24기를 보기 위해 왔는데, 그 전에 공연이 있다고 해서 조금 일찍 이곳으로 왔습니다. 다양한 공연과 무예24기까지 함께 볼 수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일거양득이네요”

 

매탄동에서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대를 돌아보고 있다는 이아무개(남, 43세)씨는 이렇게 다양한 공연과 볼거리를 즐길 수가 있어 행복하다고 한다. 1시간 30분 가까이 진행된 신풍루 앞에서의 공연과 무예24기 시범이 다 끝나고 나면, 사람들은 행궁관람이나 공방거리 구경에 나선다.

 

생태교통 시범지역도 돌아볼 만해

 

요즈음 행궁 일원인 행궁동은 변화가 한창이다. 바로 9월 한 달 동안 이 일대에서 열리게 되는 ‘생태교통 수원2013’의 준비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음습하던 길은 소나무가 심어지고, 낡고 퇴락하던 건물의 외벽은 보기 좋게 목재와 벽돌 등을 붙여 새롭게 구미고 있다. 그동안 천차만별로 우중충하던 간판들도 보기 좋게 새로 바뀌고 있다.

 

 

거기다가 여기저기 작은 소공원들이 들어섰다. ‘쌈지공원’, 이름도 정겹다. 정말 쌈지만 하게 조성된 이 공원들은 주민들과 나그네들의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반대를 하던 일부 주민들도 찬성 쪽으로 돌아선 것을 보면, 역시 환경의 변화라는 것은 사람도 변화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은 그런 변화를 기대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우리 동네가 얼마나 좋아지고 있습니까? 골목이 다시 포장이 되고, 여기저기 공원이 들어오고 외벽 치장과 아름답게 꾸며지고 있는 간판들. 8월 말이 기다려집니다. 아마 수원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마을에 될 듯합니다.”

 

집 앞 골목에서 작은 화단에 풀을 뽑고 있던 주민은 생태교통으로 인해 동네가 달라졌다고 즐거워한다. 아직 시작도 하기 전이지만 카메라를 맨 젊은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변화는 기대를 가져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 기대가 또 다른 변화의 시작이 된다. 요즈음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대가 그러하다. 주말을 맞아 화성 행궁으로 찾아가보자. 거기 역사와 전통, 그리고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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