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델란드로 입양 간 소냐 은영 반덴 베르흐의 전시

 

한 마디로 색다르다. 그런 색다른 작품을 소개한다는 것은 늘 조심스럽다. 작가의 의도를 알기 위해서는 작가의 삶을 알아야한다. 하지만 작가의 삶을 알고 있다고 해도 역시 그 모든 것을 알기는 어렵다. 그래서 행궁동에 소재한 대안공간 눈을 비 오는 날인 8일 오후 찾아가 만난 소냐 은영의 작품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더 조심스럽다.

 

저는 1979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태어난 지 몇 개월 만에 네덜란드로 입양되었습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있는 윌렘 드 쿠닝 아카데미의 비주얼 아트를 1년 공부한 뒤, 레이던 대학교에서 문학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이화여대 여성학과 박사과정에 다녔습니다. 그 때 저는 제 딸을 낳았고, 해외 입양인으로서 제 아이를 제 고향에서 낳았다는 것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한국에 사는 경험은 내용이나 스타일 측면에서 제 예술작품에 힘과 생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소냐 은영은 작가노트에서 자신이 어릴 적 네델란드로 입양갔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작가의 이름이 소냐 은영 반덴 베르흐(Sonja Eung Young van den Berg)’라는 긴 명칭을 갖게 된 것도 입양아이기 때문에 한국이름과 동시에 네델란드로 입양간 후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과 비슷한 소냐 은영의 작품들

 

대안공간 눈의 제2전시실에 전시된 소냐 은영의 작품을 만나는 순간 눈이 크게 떠진다. 흡사 일러스트 같은 그림들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가노트나 그녀의 그림세계를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작품의 뜻조차 이해가 가지 않는다. Amber van der Sar는 그녀이 작품을 일러스트레이션과 비슷한 작품 속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있을까요?’라고 묻고 있다.

 

<소냐 은영 반덴 베르흐의 그림 스타일은 조심스러우며, 무언가를 찾는 것 같다.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선명한 선과 대조들이 우리를 편안하게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인지할 수 있거나 혹은 만져질 수 있는 것들을 본다. 그리고 그녀의 그림 속 달콤한 색깔들은 우리를 잠시나마 이상한 곳으로 이끈다. 처음으로 그녀의 작품을 본다면 친숙한 이미지들이 보일 것이고, 이런 이미지들은 우리를 결코 불편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까이 보고 난 후에는, 동화 속 이야기들의 평행선 세계가 나타난다>

 

그림의 평을 한 Amber van der Sar는 소냐의 작품 속에는 조금은 어둡고, 정돈된 방식으로 파괴적인 세계가 눈에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이해하기 힘든 소냐 은영의 작품을 보면서 한 옆에 붙은 제목만 갖고는 도대체 이해가 가질 않는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무의식 혹은 잠재의식에서 나온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작품 안에 기억, 삶의 사건들, 두려움, 희망 등을 표현해

 

작가는 2012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여성학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작가노트에서 밝힌 대로 작가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 딸을 낳았다고 했다. 그런 그녀의 인생에서 자신의 기억이나 삶의 사건들, 두려움, 희망 등, 살아오면서 겪게 되는 것들인 인류 공동체의 일부분을 작가 스스로 몰두시키는 것을 작품으로 드러내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작가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작품이 흡사 일러스트 같지만 그 안에 알 수 없는 신비로움이 깃들어 있는 것 같아요. 작가는 이번 전시가 최초의 개인전이라고 적고 있는데 아마 자신의 삶을 작품에 투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어찌 보면 작가가 작품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그런 것들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시공간에서 만난 미술을 전공했다는 최아무개(, 43)씨는 소냐 은영의 작품세계는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작품들과는 색다른 면이 있다고 하면서 이런 작품을 그려낼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작가의 입양이나 살아 온 생활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비오는 날 찾아간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에서 만난 입양인 소냐 은영의 사회적 소수자 예술 프로젝트로 마련한 개인전 나는 이야기 합니다-해외 입양아에서 미혼모까지는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까? 이 소냐 은영의 작품은 14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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