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485-1에는 전남 지방기념물 제45호로 지정이 된 ‘담양후산리은행나무(潭陽后山里銀杏)’가 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조선조 인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 지금의 호남지방을 돌아보던 중, 이곳 후산에 살고 있던 선비 명곡 오희도(1583∼1623)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한다.

당시에도 명곡의 북쪽 정원에는 거대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있었고, 명옥헌 뒤에는 오동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이들 나무 밑에 인조가 타고 온 말을 맸다는 것이다.  ’인조대왕 계마행(仁祖大王 繫馬杏)’ 또는 ’인조대왕 계마상(仁祖大王 繫馬橡)‘이라고 이 은행나무를 부르는 것은 이러한 연유에서인데, 현재 오동나무는 고사하여 없어졌고 은행나무만 남아있다.


이 은행나무는 높이가 30m 정도이다. 가슴높이의 둘레는 7.7m에 동서로 펼친 가지가 20m정도에 남북으로는 각각 14m와 10m 정도의 거대한 은행나무이다.

지난 6월 18일 담양군의 답사 일정 중에 만난 후산리 은행나무.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서 벌써 나무의 윗부분이 보일 정도로 거대하다. 600년 세월을 그렇게 한 자리에 서서 인간들의 온갖 모습을 지켜보았을 것이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인간이 태어나고 죽음을 맞이했을까? 그런 것을 눈을 감고 있던 은행나무의 속내를 닮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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