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초와 어우러진 수원천 아름답소.

 

수원천이 몰라보게 변했다. 한 겨울동안 메말라 보이던 수원천이 어느새 불쑥 자란 수초로 인해 초여름 아름다운 광경을 자랑하고 있다. 천변 길 옆 축대를 타고 오르는 넝쿨들도 한 멋을 더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걸으며, 여기저기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들도 보인다.

 

수원천은 수원의 젖줄이다. 광교산에서 흐르는 수원천은 용연을 거쳐 화홍문 안으로 흘러든다. 그곳에서부터 수원천은 주변 경관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많은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흐르는 물속에는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위로 거슬러 올라가느라 어도를 따라 펄떡이는 모습도 보인다. 수원천이 생동감 있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저기 징검다리 위에 선 사람들 멋지지 않아요. 한 장 찍어 놓으세요.”

얼마 전 e수원뉴스 김우영 주간이 남수문을 지나치다가, 수원천에 걸린 징검다리 위에 서 있는 남녀를 보고 사진 한 장 찍어 놓으라고 주문을 한다. 그저 바라다만 보아도 멋진 장면이다.

 

 

 

 

어디에서 찍어도 작품이 될 듯

 

15일 다시 수원천을 걸어보았다. 광교저수지에서 물을 흘린 듯 물소리를 내면서 흐르는 수원천. 곁으로 걷기만 해도 시원하다. 부부인 듯한 외국인 남녀가 하천을 거슬러 오르려고 애를 쓰는 물고기와, 그 물고기를 부리로 쪼아대는 왜가리가 신기한 듯 한참동안이나 쳐다보고 있다. 지나던 사람이 새 이름을 물어본다.

 

수원천에 왜가리가 날아왔네요?”

저 새가 왜가리인가요. 그동안 보던 새와는 좀 다르긴 한데 이름을 몰라서요.”

왜가리는 등이 회색이고 배는 흰색이죠. 제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눈에서 뒷머리까지 검은 줄이 있어요. 그래서 쉽게 식별이 되죠. 저 새는 새끼인 듯해요.”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잘 몰라요. 그저 사진을 찍다보니 기초적인 지식만 알고 있을 뿐예요

 

새 한 마리가 주는 즐거움까지 곁들인 수원천이다.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서식을 하다 보니, 그런 물고기를 찾아 온 각종 새들이 수원천으로 모여든다. 그래서 수원천은 사시사철 변화하는 모습만 보아도 즐겁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진 한 장 부탁해도 될까요?

 

카메라를 꺼낼 시간이 없다. 그러다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왜가리가 날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얼른 휴대폰으로 한두 장 찍어놓는다. 화질은 떨어지겠지만 그래도 소중한 왜가리 사진 한 장을 찍었으니 말이다. 갑자기 뒤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나니 왜가리가 날아가 버린다.

 

사진을 찍기 전에 그랬다면 조금은 화가 낫겠지만 사진까지 찍었으니 무엇이라 할 필요도 없다.

저기요 부탁하나 드려도 될까요?”

, 말씀하세요.”

저희 사진 한 장만 찍어주세요

그러세요.”

 

 

 

 

천변 길을 걷던 아줌마 세분이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한다. 복장을 보아하니 수원사람들이 아닌 듯하다. 요즈음 메르스로 인해 관광객들이 줄어들었는데, 이렇게라도 다시 많은 사람들이 수원을 찾아와 준다면 무슨 일인 듯 못할까? 아름답게 초록색으로 변한 수원천. 가족들과 함께 수원천을 걸으며, 초여름의 멋진 한 장 남겨두는 것도 좋은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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