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안택굿보존회 23일 남수동 궁전에서 15시부터

 

경기안택굿보존회(회장 고성주)가 주최, 주관하고 수원시가 후원하는 ‘2015 경기안택굿 한마당이 열린다. 23() 오후 3시부터 팔달구 수원천로 316번길 12(남수동)에 소재한 한정식 전문점인 궁전에서 5시간 동안 전통 경기안택굿이 이어진다.

 

수원지역에는 특징이 있는 안택굿이 있어요. 지금은 대개가 서울굿이나 한양굿이라고 하는 굿들을 하지만, 한양에서 무슨 굿을 했던 적이 있었나요. 도성 안에서는 굿은커녕 무당들도 성 밖으로 다 축출이 되었는데요. 요즘은 지역적 특색이 없는 명분 없는 굿들이 난무하고 있는데, 이럴 때 경기안택굿을 지켜간다는 것이 힘들죠. 매년 이렇게 안택굿 한마당을 열고 있는 것도 우리지역에 전승이 되는 전통 굿을 지켜가기 위함이죠.”

 

경기안택굿보존회(수원시 팔달구 지동 소재) 고성주 회장은 작금에 들어 우리 전통굿을 지켜가는 일이 점점 힘들다고 한다. 안택굿을 배우겠다고 찾아오지만, 얼마가지 않아 포기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만큼 전통굿은 학습에 어려움이 따른다.

 

“10년 세월을 오직 배움에만 열중해야 제대로 배울 수 있어요. 소리와 춤, 그리고 상 차리는 법, 굿거리 등을 다 배우려면 인고의 고통이 따르죠. 그냥 제멋대로 하는 굿을 보고 굿 잘한다.’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어요.”

 

 

 

 

화성 축성 때 많은 무격들 수원으로 몰려

 

안택(安宅)’이란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것이다. 경기도 한수이남에서는 음력 정월과 10월이 되면 집집마다 전문 무격들을 초빙해 걸판 진 안택굿을 열었다. 경기도 한수 이남은 원래 강신무지역이었다. 말만 들어도 사람들이 기억 해내는 큰 만신들이 경기도 수원을 비롯한 화성, 용인, 이천 등에 자리를 잡고, 연초가 되면 각 가정마다 다니면서 질펀한 안택굿 한 마당을 펼치고는 했다.

 

고려를 거쳐 조선조에 들어서 무의식을 행하던 무격들은 늘 환란의 연속이었다. 무격이란 좁은 의미에서 보자면 남무(男巫 : 통칭 박수라 칭한다)와 여무(女巫 : 통칭 만신이라 칭한다)를 말하는 것이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굿을 행하는데 필요한 악사들까지 포함 시킨다.

 

 

 

역사 속에서 이들은 한양이라는 도성에서 생활하다가. 성내에서 늘 축출을 당해 도성 밖으로 쫓겨나곤 했다. 이들이 도성에서 쫓겨나면 성 인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굿을 하는 만신들은 노량진을 건너야 했으며 악사들은 뚝섬을 건너야 했다. 즉 한수 이남으로 내몰린 것이다.

 

하기에 이런 이들의 입장을 표현하는 말로 노들만신이란 용어까지 생겨났다. 즉 만신들이 노량진으로 쫓겨나 그곳에 집단으로 생활터전을 잡았다. 만신들은 좁은 지역에 있을 수가 없어 자연 인근 수원이나 화성, 시흥 등지로 퍼져나갔다. 이들 중 일부는 조선조 정조대왕의 화성 축성 때부터 화성 팔달문 앞에 대단위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수원으로 내려와 자릴 잡았으며, 지역의 특성에 맞는 독창적인 지역 나름의 굿을 창출하기에 이른다.

 

120년을 이어오는 경기안택굿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회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마지막 큰 만신이다. 스스로를 만신이라고 자처하는 고성주 회장은, 4대 째 굿판을 이어오고 있다. 그 중 고성주 회장을 비롯한 3대가 독자적인 가계로 이어진다. 중간에 고성주 회장에게 내림굿을 주관한 신어머니인 경주 최씨를 빼고도, 조모 - 고모 - 고성주로 이어지는 순수한 무가(巫家)의 집안이다.

 

고성주 회장은 18세에 내림굿을 받았다. 신어머니인 경주 최씨는, 고성주의 친고모인 제주 고씨의 신딸이다. 또한 제주 고씨는 당대에 명성을 날린 남양 홍씨를 신어머니로 모셨다. 남양 홍씨는 고성주의 조모이자, 제주 고씨의 친정어머니이다. 하기에 고성주의 신 계보는 남양 홍씨 - 제주 고씨 - 경주 최씨 - 고성주로 이어진다.

 

이렇게 4대를 내려온 경기안택굿의 계보가 작금에 들어 2대를 더 이어졌다. 올해 425일 열린 봄 맞이굿에서 고성주 회장은 신딸과 신 손녀들에게 대례청(大禮廳)’이라는 의식을 했다. 자신이 내림굿을 주관한 신딸 이정숙과, 이정숙의 신딸(고성주 회장의 신손녀)인 김애진과 김수연에게 의식을 행한 것이다. 이로써 경기안택굿의 전승계보는 6120년을 잇고 있다.

 

 

 

 

우리 굿은 총체예술

 

염태영 수원시장은 어렵게 지역의 전통굿을 지켜가기 위한 노고를 치하하면서 인사말을 통해 굿이란 총체예술이라고 했습니다. 굿을 하기 위해서는 악사들이 반주를 하는 악(), 소리를 하는 단골네들의 노래인 가(), 그리고 거성을 하면서 멋들어지게 팔을 쓸어 넘기는 무(), 극적인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는 희()까지 어우러진 종합예술로, 그 중 경기도에서 전승이 된 강신무들의 안택굿은 또 다른 문화예술의 총체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23일 경기안택굿 한마당을 여는 고성주 회장은 궁전이라는 음식점을 택한 것은 과거 우리네 굿꾼들이 안택굿을 열던 한옥과 비슷한 집에서 굿판을 벌여 안택굿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마련한 것입니다라고 한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