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신다. 물론 돈을 주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이다. 그런데 주변이 온통 꽃으로 쌓여있어 기분이 색다르다. 흡사 어느 꽃밭에 들어와서 꽃들이 대접하는 커피 한 잔을 하고 있는 느낌이다. 요즈음은 행궁동을 자주 나간다. 변화하고 있는 행궁동도 들리지만, 2014수원화성국제연극제 때문에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행궁동을 나갔다. 볼일을 보아야하는데 너무 이른 시간에 사람을 만나러 나온 것인지 문을 열지 않았다. 주변에 마땅히 들어가 쉴 만한 곳이 없다. 그런데 이렇게 이른 시간에 문을 연 집이 보인다. 상호를 보니 꽃과 커피란다. 일찍 문을 열어 반가움에 안으로 들어섰다. 싸한 커피 향이 기분 좋게 만든다.

 

 

꽃을 보러왔다가 차도 마시고 하죠.”

 

커피를 한 잔 시켜놓고 앉았는데 외국인 두 사람이 들어온다, 아마도 부부인 듯하다. 지도를 꺼내서 어떻게 찾아가느냐고 묻는다. 꽃집 김민주 대표가 친절하게 설명을 해준다. 고맙다고 하면서 자신들도 커피 한 잔씩을 주문한다. 꽃집에서 카피를 판다는 것이 예전 같으면 생소하겠지만, 요즈음은 여기저기서 눈에 띤다.

 

커피 마시러 사람들이 자주 오나요?”

꼭 커피를 마시러만 오는 것은 아닌 듯해요. 꽃을 사러 왔다가 커피를 주문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커피 한 잔 하러 들어오셨다가 꽃을 사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재미있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꽃은 저희 어머니와 언니도 좋아하세요. 저희 집이 고색동이었는데, 그곳에서 농사를 지었어요.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으면서 풀과 꽃들을 접하게 되었고요. 그래서 제가 꽃을 좋아하거든요.”

 

 

그런 이유로 꽃집을 하게 되었단다. 수원여고를 졸업했다고 하는 김민주 대표는, 결혼 후 서울로 올라갔다가 다시 수원으로 내려와 이곳 정조로에 꽃집을 차렸다고.

 

커피는 제가 좋아하기 때문에 한 잔씩 마시려고 준비를 했는데, 꽃을 사러 오시는 분들도 한 잔씩 드리다가 아예 커피를 함께 팔게 되었어요.”

 

꽃도 보고 커피도 마시고 일석이조

 

가끔 이 집을 지나치다가 보면 밖에 마련해 놓은 테이블에 앉아있는 젊은 연인들을 볼 수가 있다. 행궁동 벽화 구경을 하거니 생태교통 지역, 혹은 행궁을 구경하러 왔다가 들리고는 한단다.

 

외국인들도 많이 들어와요. 길도 물어보기도 하고 차도 마시기도 하고요. 그렇게 들어오셨다가 꽃을 사 가시는 분도 상당히 많아요.”

 

아름다운 꽃구경도 하고 향이 좋은 커피까지 한 잔 할 수 있는 곳. 그저 커피만 마시는 것보다 무엇인가 좀 색다르게 보인다.

 

 

이 집에 오면 우선 분위기가 좋아요. 안이 좁아서 밖에 이렇게 베란다는 만들고 그곳에 테이블을 놓아서 지나는 사람들 구경도 할 수 있고요. 이래저래 답답하지 않아서 좋아요. 거기다가 딴 곳보다 커피 값이 저렴해서 자주 찾아와요

 

자주 들려 커피고 마시고 꽃도 사간다는 한 분. 딴 집보다 꽃집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것이 색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늘 이집에 오면 일석이조로 즐기고 간다는 것이다. 행궁동을 나갈 일이 있으면 이 꽃가게를 들려 커피 한 잔에 취해봄도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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