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전을 머리에 꽂고 무대 한 가운데 마련된 상을 돌면서 망자를 축원하는 도령을 돈다. 그리고 한 여인이 나와 지전을 손에 들고 넋을 위로하는 춤을 추다가, 객석까지 연결이 된 흰 소창을 가르며 나간다. 망자가 저승길을 원만이 갈 수 있도록 길을 가르는 것이다. 27일 오후 2시부터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소재 선경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망자천도 춤이다.

 

이 행사는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원장 김용국)이 마련한 아시안의 장례문화 - , 그 너머의 세상을 꿈꾸다라는 제4회 국제학술세미나 자리에서 선보였다. 30분간의 이 퍼포먼스는 경기안택굿보존회(회장 고성주) 회원들이 마련한 것으로, 굿과 춤이 어우러진 이 망자천도의 춤은 이날 세미나를 위해서 특별히 마련한 무대였다.

 

 

바리공주와 춤이 어우러져

 

무대에는 경기안택굿보존회 회원인 이정숙(장구), 홍형순(바라), 조성희() 세 사람이 나와 망자상을 중앙에 놓고 무대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장구와 바라, 징 등을 울려 소리를 내자, 먼저 고성주(, 60)의 구음으로 바리공주 무가가 울려 퍼지면서, 무대에는 노인숙, 변부현, 안순모, 김성겸 등이 넋전과 위패 등을 들고 망자상을 돌기 시작했다.

 

이어서 음악에 맞추어 김성용, 김현희, 박옥희 세 사람이 지전을 양손에 들고 추는 신칼대신무를 추었다. 신칼대신무는 화성재인청의 춤으로 죽은 망자를 위한 넋풀이 춤이다. 춤을 추다가 후미에 가면 신칼을 등에 업고 춤을 추는데, 이는 망자를 등에 업고 있는 형상이다. 고성주 회장은 어려서부터 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서 재인청 춤을 배운 무릎제자이다.

 

 

신칼대신무가 끝난 후 다시 넋을 앞세운 사람들이 나오고, 그 뒤에 바리공주 신복을 입고 큰 머리를 쓴 고성주 회장이 망자상을 돌면서 넋을 위로하는 의식인 도령을 돌기 시작했다. 도령이 끝나자 한 사람이 넋전을 들고 춤을 추다가 소창을 갈라 길을 닦아주는 길가르기를 했다. 이어서 살풀이 춤으로 망자천도의 춤은 많은 박수를 받으면 마쳤다.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회장은 이 망자천도의 춤에 대해 이렇게 설명을 한다.

이 망자천도의 춤은 이번 아시안의 장례문화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 맞추어 재구성을 하였습니다. 화성재인청의 춤인 신칼대신무와 살풀이를 추어 망자의 넋을 달래고, 천도굿을 할 때 바리공주로 망자를 위로한 것이죠.”

 

5시간동안 이어진 아시안의 장례문화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김용국 원장은 기조발제를 통해

통과의례는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의례를 지칭한다. 그러기에 그 어떤 전통문화보다도 한 번 형성된 통과의례는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민족의 관념이 쉽게 변화되지 않는 것과 그 맥을 같이하기 때문이다라며

 

 

죽음은 삶, 그 너머의 세상이다.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이 있다고 하나 그들이 겪었던 것이 실제 죽음의 상태요 세상이었는지 이는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인류는 오랜 경험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지인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경험하였다. 금번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의 제4회 국제학술세미나의 주제가 아시안의 장례문화 , 그 너머의 세상을 꿈꾸다인 것은 이러한 이해와 목표를 보여주는 것이라 판단한다.”고 하였다.

 

뒤이어 네팔구릉족의 장례문화, 키르키즈민족의 장례식, 일본의 의례, 인도네시아의 장례문화에 대해 발표가 있었으며, 2부에서는 샤머니즘 박물관 양종승 관장을 좌장으로 한국의 상레의 문화적 전통, 일본의 장례문화, 말레이시아의 장례문화, 등의 주제를 놓고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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