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운송수단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생태교통 수원2013’이 한 달 간의 프로젝트를 끝낸 지 한 달이 훌쩍 지났다. 아직도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에는 주민들의 손으로 생태교통이 이어지길 기원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다. 그러나 지난 2일 찾아간 행궁동에는 골목마다 세워진 자동차에, 거리에는 차들의 경적마저 울려대 차 없는 거리라는 한 달 간의 행사가 무색해지고 있었다.

 

시범지역을 한 바퀴 돌아본다. 정신이 없다. 화서문로에 놓여진 화분들로 인해 좁아진 거리에는, 자동차들이 서로 비켜가려고 이리저리 차를 움직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좁은 길가에 주차를 해 놓은 차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이곳을 구경하러 왔다는 한 관람객은 한 마디로 정신없는 거리라고 표현을 한다.

 

 

정중동의 움직임, 문화그룹이 움직인다.

 

행궁동의 주민들은 이렇게 세계적인 프로젝트인 생태교통 수원2013’을 잊고 마는 것일까? 차 없는 거리 운영을 하느라, 한 달 간이나 불편을 스스로 감수한 주민들의 동향이 궁금하다. 밖으로는 그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가 않는다. 한 달 동안 이곳에서 생활을 한 사람으로, 이렇게 복잡해진 거리가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르다. 주민들 중 공방과 카페 등을 운영하는 행궁동 문화그룹이 조용한 가운데 모임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겉으로는 들어나지 않지만, 이젠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들을 했다는 것이다. 생태교통이 끝 난 뒤 지난 1014일과 1028, 두 차례 문화그룹이 회동을 했다.

 

 

생태교통’, 문화그룹이 먼저 이야기하자.

 

생태교통 수원2013’은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에 바람을 일으켰다고 이야기들을 한다. 그동안 행궁동에는 문화예술 공간이나 카페, 공방 등 문화관련 공간과 점포들이 20여 개가 늘어났다. 지역의 문화가 달라진 것이다. 이들은 지역의 문화 관련자들이 먼저 입을 모으자고 의견을 냈다고 한다.

 

요즈음 행궁동 일원에서는 무엇인가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한 달 동안 차 없는 거리 운영을 하면서, 스스로 행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대로 과거와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간다고 하면, 그 한 달 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만다는 것.

 

 

주민들 중에서는 이렇게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갈 것 같으면, 한 달 간의 고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기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자고도 하고, 그동안 길거리에 벌였던 오픈마켓을 계속해야 한다는 분들도 계시고요. 또 주말이면 대로변이라도 차 없는 거리를 만들자고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이곳에서 점포를 열고 있는 한 주민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주민들 중에는 생태교통 시범지역으로서의 의미를 연계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들을 낸다는 것이다.

 

차 없는 거리’, 실행돼야 한다.

 

지난 9월에 이곳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 온 뒤, 이번에 변화한 것이 무엇인가 궁금해서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실망스럽네요. 많은 예산을 들여 한 달 간이나 불편을 감소하면서 세계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주민들이,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대안 제시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예전과 다를 바가 없는 차들의 소음과 구석구석 들어 찬 차들. 이제는 생태교통마을이라는 입구 아치가 부끄러울 듯합니다.”

 

 

한 달 만에 이곳을 다시 들렸다고 하는 한 관람객은, 아이들과 함께 주말을 맞아 왔는데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한 달이 지났다. 주민들 중에서는 이제는 무엇인가 생태교통 시범마을 다운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한다. 생태교통 마을로서의 자긍심을 찾자는 것이다. ‘차 없는 거리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행궁동 문화그룹의 조용한 움직임을 눈여겨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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