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자리 없어 영동시장 이층 아트포라에 보관

 

함 사시오 함 사

그 함 얼마에 팔 것이요?”

걸음걸음 자국마다 돈 봉투를 놓으셔야죠.”

그냥 들어오시오. 술상 잘 차려놓았으니

 

함진아비와 신부 집 식솔들이 대문 앞에서 실랑이를 하는 모습이다. 예전에는 신랑의 친구들인 함진아비들이 신부 집 대문에 도착하면서부터 시끌벅적했다. 함을 사라고 온 마을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러댄다. 결혼식을 올리기 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정겨운 모습이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모습조차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며칠 전 영동시장 2층에 소재한 아트포라 입구에 함 사시요란 작품이 자리를 잡았다.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사업단이 마련한 이 함진아비 작품은 원래 영동시장 인근 야외에 설치를 하기 위해 마련한 작품이다. 한복특화 시장인 영동시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제자리를 못 찾은 함진아비 작품

 

그런데 이 작품이 왜 이곳 영동시장 2층 계단 위 아트포라 입구에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일까?

수원시에 이 작품을 야외에 설치하겠다고 신청을 했는데 설치를 허가해 주는 위원회에서 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하네요, 수원천에 놓인 다리 위에는 작품 등을 설치할 수 없고, 다리 옆에는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를 준다고 해서 설치를 못해 이곳에 놓았다고 합니다.”

 

영동시장 관계자는 위원회의 설치불가 판정이 조금은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작품비를 들여 조성한 함진아비 작품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해 영동시장 2층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해가 가질 않네요. 국가적 차원에서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들을 하는데 어떻게 지자체 심의위원회에서 불가판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영동시장 입구 앞에는 정조대왕의 불취무귀상도 자리를 잡고 있는데 정작 시장과 관계가 있는 함진아비 상은 허가를 내줄 수 없다니 이해가 가질 않네요. 작품을 만들어서 이렇게 시장 한 편에 놓을 것이라면 왜 비싼 작품비를 들여 조성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시장의 한 상인은 함진아비 상을 돌아보면서 위원회의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한복특화시장인 영동시장은 한 때는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던 곳이다. 결혼을 할 신랑신부들이 찾아와 결혼 예복을 맞추고는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던 영동시장이 점차 결혼예복이 양복으로 바뀌고 생활복도 양복 등으로 바뀌면서 점차 사양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영동시장 문광형사업단에서는 그런 영동시장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던 중 영동시장 외곽에는 한복특화시장을 상징하는 바느질하는 여인을 조명으로 설치했고, 옛 풍습을 재현시킨 함진아비 상을 야외에 조성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동시장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함진아비 조형물은 제자리를 찾지 못한 체 영동시장 2층 아트포라 입구에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여자는 손에 엽전꾸러미를 들고 남자들에게 어서 오라는 듯 미소를 띠우고 남자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발에 엽전꾸러미를 차고 있다. 함진아비는 쉽게 가지 않겠다고 허리를 뒤로 빼고 있는 모습이 재미있다.

 

영동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함진아비. “함 사시오라는 이 작품은 제자리를 찾아 못하고 이렇게 영동시장 이층 아트포라 입구에 서서 하루 종일 몇 명 찾아오지 않는 손님들의 포토존 역할을 하고 있다. 심사위원들이 어떤 생각으로 설치를 반대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함 사시오라는 작품이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리 환경조성에 이어 대형 주차공간도 마련

 

올 해들어 전통시장들이 점차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가 하면 시장주변 정리와 다양한 행사 등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제는 무엇인가 양단간에 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그 방법이란 하나는 현대화에 걸맞게 시장의 모든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찾아와 쉬면서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하나는 예스러운 시장의 모습을 지켜내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양각색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그들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장운영의 묘()이며, 그러한 묘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시장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요즈음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모든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쪽 역참의 중심인 양재역을 옮겨

 

현 영화동 주민센터 인근에는 영화역이 있었다. 영화역은 북문인 장안문 밖 1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역의 건물인 영화관 등을 합해 모두 52칸의 큰 규모였다고 한다. 이 영화역은 물론 역 주변의 마을까지도 19세기 말 역참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영화역은 정조의 화성 축성 이후 한양의 남쪽에 소재하던 남쪽 역참의 중심권으로 삼았으며 화성에 인구를 모으는 방법으로 양재역을 이곳으로 옮겼다. 당시 양재역의 관사와 관원만이 아니라, 역참에 속한 주민들 모두를 모두 이주시켰다. 장안문 밖에 영화역이 설치된 것은, 정조 20년인 1796829일이다. <화성성역의궤>에 보면, ‘영화역은 장안문 밖 동쪽 1리쯤에 있다. 병진년(정조 20) 가을 화성 직로에는 역참이 없고 북문 밖은 인가가 공광하여 막아 지키는 형세에 흠이 되기 때문에 경기 양재도역을 옮겨 이곳에 창치하고 역에 속한 말과 역호를 이사 시켰다.’고 적고 있다.

 

영화역 인근에는 시장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 시장 이름이 예전에는 무엇이라고 불렀는지는 모르겠다. 거북시장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30~40년 전 정도인데, 이곳 일대의 땅이 모두 한 사람 것이었으며 땅을 가진 사람의 별명이 거북이였는데, 시장 이름을 그 별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시장 일대는 영화역에 있는 말들을 키우는 마방이었다고 한다. 18세기 우리나라의 상권의 형성은 개성과 수원, 안성을 잇는 의주로(義州路)’가 바로 삼남대로 중 한곳이었다. 개성상인인 송상’, 수원의 깍정이’, 그리고 안성의 유기상인 마춤이등이 그것이다. 수원의 상거래 중심지 중 한 곳은 당연히 거대한 마방이 있는 영화역이었을 것으로 본다.

정조대왕은 당시 화성인근에 6개소의 장시를 개설하도록 자금을 지원하였다. 그 중 한곳이 바로 현 거북시장일대라고 한다. 거북시장 또한 팔달문 앞의 성밖시장과 같이 수원상권의 발원지였으며, 정조의 강한 국권을 만들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당시 영화역이 500여 평 규모에 말을 키웠다는 것을 보면 이곳이 상당히 번화한 장시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빈번한 사람들의 왕래가 있던 새수막거리

 

장안문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은 새 수막거리였다. 예전에는 여정에 지친 행인들이 국밥 한 그릇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으로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다. 장안문을 벗어나 이 거리에 들어서면 손님을 맞이하는 분내 나는 주모의 얼굴이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쳤을 것이고 그런 행인을 상대로 한 장시도 상당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서 한양으로 올라가곤 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옛 수막거리의 정취는 사라졌다고 해도, 이렇게 달라진 거북시장에서 차 없는 거리까지 운영을 하고 있어 우리 거북시장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죠.”

 

영화동 거북시장 상인회 차한규 상인회장은 옛 수막거리의 정취를 품은 거북시장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변화를 시키겠다고 한다. 그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거리경관을 개선하고 수막거리 축제와 차 없는 거리 등을 이어오면서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번에 상인회 사무실을 새로 조성한 영화동 주차장(영화동 주민센터 앞)에 신축한 건물로 옮겼다.

 

영화동 상인회는 새롭게 조성한 거리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마을골목에 조성한 벽화 등 주변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때는 장안문을 나서 한양으로 걸음을 옮기던 나그네들이 쉬어가던 수막거리. 이제 예전의 그 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수원시 상인연합회 주관으로 후보자들 의견 청취

 

수원시 상인연합회(회장 최극렬)는 국회의원 후보자 및 수원시장 후보자들을 상대로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 등을 묻는 대담 · 토론을 이어왔다. 이 대담회는 매번 선거가 있을 때마다 이루어지는 의식으로 후보자들이 전통시장에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가를 묻는 자리이기 때문에 수원시 22개 전통시장 상인회장 및 상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는 한다.

 

수원에는 22개 전통시장이 등록되어 있다. 그 중 팔달구에 14개의 시장이 밀집되어 있으며 장안구에 5, 권선구 2, 영통구 1곳 등이 자리한다. 수원시는 상인회원 50명 이상인 시장들이 수원시에 인정시장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시장상인연합회 회원은 2989개소의 점포에 4천여명의 종업원들이 종사하고 있다.

 

수원시 전통시장들은 결집력이 대단한 모임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는 수원으로 대기업 단위의 상권들이 몰려들면서 공룡기업들과 어깨를 견주고 살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상인연합회원들 스스로 결집된 힘을 보여주어야 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후보를 상대로 한 대담과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도 상인연합회의 밀집된 결속력 때문이다.

 

20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한창이던 8일에는 팔달구 영동시장 2층에 있는 아트홀에서 전통시장 상인회장 및 상인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수원병에 출마한 김용남 후보(새누리당)와 김영진 후보(더불어민주당)를 상대로, 수원시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 수석 부회장 김한중, 부회장 한성철 등 3인이 패널로 참가하여 후보들에게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 대담과 토론은 수원시 상인연합회가 주관하여 각 선거구에 속해있는 상인회 사무실에서 이어지며 11일에는 영화동에 소재한 장안문 거북시장에서 이루어진다. 대담과 토론은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의 주제발표와 질문으로 시작을 했으며 각 후보 당 1시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이정관 상인연합회 총무의 진행으로 이루어졌다.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은 바쁜 일정에도 자리를 함께 한 후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하면서 후보자들이 전통시장 지원대책을 비롯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간 상생방안, 관광특구 지원대책 등 전통시장 상권회복을 위해 후보자로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질문했고, 패널들은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력에서 어떻게 전통시장을 도울 수 있는가? 등 다양한 질의응답으로 진행되었다.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는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을 묻는 질문에 전통시장이 살려면 우선 많은 관광객들이 팔달구를 찾아와야 하고 전통시장 이용에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면서 수원화성 한옥호텔을 유치 및 한옥타운 조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인하고 전통시장을 현대화하여 상점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대답했다.

 

또한 팔달구 각 지역의 전통과 역사를 반영한 4개의 테마타운(한옥타운, 한류관광타운, 글로벌타운, 친환경패밀리타운)4개의 테마거리(저자거리, 젊음의 거리, 빛의 거리, 벽화거리)를 조성해 팔달구를 역사문화체험관광이 논스톱으로 가능한 관광특구로 만들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한 시간 정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후보는 자신은 수원시 상인들과 아픔을 함께 했으며 롯데쇼핑몰 입점 반대를 할 때도 상인회들과 한 자리에 있었다고 하면서 지난 4년 동안 저는 수원시의 전통시장을 찾아다니면서 전통시장들이 지역이 들어 온 대형매장들과 어떻게 경쟁을 할 수 있을까를 심도있게 고민해왔다고 발언했다.

 

이어서 화성 안에 한옥호텔 등을 짓겠다는 생각은 실효성이 없는 말이다. 한옥 건축비가 평당 15백만원이다. 대지 구입비까지 합한다면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는데 누가 이런 호텔을 지을 수 있겠는가. 결국 이런 한옥호텔은 롯데기업 등 대기업들이 지어야 하는데 이는 전통시장을 압박할 수 있는 또 다른 화근을 불러들이는 결과이다라고 하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대담과 토론을 마친 후 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은 “11일 장안문 거북시장에서 이어질 수원갑의 후보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해서 후보들의 정책을 들어 본 뒤 상인연합회 나름대로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생각해 보겠다. 하지만 투표는 유권자 개인의 의사가 100% 반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지지발언은 없다. 다만 상인회원 각자가 잘 판단하길 바라는 의미에서 마련된 자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새벽 6시 팔달문 앞 글로벌 시장을 돌아보다

 

팔달문 앞 9곳의 시장이 글로벌 명품시장이 되었다. 명품 시장으로 지정을 받기 전과 무엇이 달라졌을까? 궁금하여 새벽 이른 시간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아침 6시가 채 되기 전에 문을 열고 손님맞이 준비를 하는 점포가 있는데 비해, 1차 상품이 아닌 의류업이나 기타 잡화 점포들은 아예 문을 열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시간에 무슨 손님들이 나오겠어요. 저희는 일찍 문을 열고 물건을 받고 진열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문을 열지만 1차 상품이 아닌 곳은 문을 열 필요가 없죠. 가게 안으로 들여 놓은 물건들만 내다 놓으면 되니까요. 저희들처럼 일일이 밖에 물건을 진열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아마 8시가 지나야 문을 열거예요.”

 

점포 앞에 가득 쌓인 물건 상자를 풀고 있던 한 상인이 하는 이야기다. 1차 상품은 이것저것 준비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일찍 문을 열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점포들은 굳이 일찍 문을 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주부들이 시장으로 나오는 시간이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고 난 후이기 때문에 그 시간에 맞추면 된다고 한다.

 

 

 

지방 전통시장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몇 년 동안 지방에서 생활을 한 적이 있다. 그곳도 전통시장이 있었다. 그런데 그 시장은 아침 5시면 되면 모든 점포들이 불을 밝히고 물건을 진열해 놓는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일찍 마치고 기다린다. 멀리 시외 지역에서 물건을 구하러 오는 사람들이 있어 일찍 문을 열지 않으면 단골을 빼앗긴다는 것이다.

 

그리고 오후에는 밤 10시가 돼야 문을 닫는다. 팔달문 앞 시장과는 양상이 다르다. 팔달문 앞 전통시장들은 오후 8시가 되면 많은 점포들이 문을 닫는다. 뒤늦게 장이라도 볼 사람들이 찾아오면 낭패를 보기 일쑤이다. 더구나 이 지역 사람들이 아닌 경우에는 전통시장 구경을 하러 왔다가 쓸쓸히 돌아서고는 한다.

 

오후 8시가 되면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요. 지금까지 그렇게 장사를 해왔으니까요.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모두 알고 계시기 때문에 저녁 늦게는 아예 문을 일찍 닫는다는 것을 알고들 계세요.”

 

 

 

글로벌 시장 지금까지와는 달라져야

 

630분이 지나자 한두 집씩 불이 켜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모두가 1차 상품을 취급하는 점포들이다. 그 외에는 문을 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문이 켜지지 않은 조용한 시장통을 누군가 걸어오다가 한 마디 한다. “시장이 문을 너무 늦게 연다는 것이다. 일찍 물건을 사러 왔는데 아무래도 서울로 올라가야 하겠다고 한다.

 

과거 팔달문 앞 시장은 우리나라 상권의 중심지였다. 이곳은 전국의 모든 문물이 모이는 곳이고 인근 도시의 사람들이 일찍부터 장을 이용했던 곳이다. 하지만 지금은 1차 상품을 파는 점포들만 일찍 문을 열뿐, 그 외에는 어느 곳도 문이 열리지 않는다. 일찍 열어보아야 손님이 없다는 것이다.

 

 

손님들이 일찍 찾아오지 않거나 늦은 시간에 이곳을 찾지 않은 것은, 늦게 열고 일찍 문을 닫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은 어떻게 해서든지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아 두어야만 한다. 그것이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다. 요즈음은 전통시장들도 변하고 있다. 주간에 장사를 하는 사람들과 별도로 야간만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원화를 시키고 있는 추세이다.

 

글로벌 명품시장. 모처럼 시장의 활성화를 하기 위한 호기를 맞았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글로벌 명품시장으로의 의미가 없다. 점포들이 문을 닫는 야간에는 그 빈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하루 종일 사람들의 발길이 시장에서 떠나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질 때 시장의 활성화도 가능한 것이다. 새벽에 돌아본 글로벌 명품시장.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때이.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사업단이 추진하던 영동시장 3층에 자리한 체험장이 곧 문을 열게 되었다. 2일 찾아 본 체험장은 두 곳으로 전통문화체험관과 전통혼례청이다. 막바지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은 며칠 후 개장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언제 쯤 개장할 수 있나요?”

넉넉잡아 다음 주에는 공사를 마칠 듯하네요

원래 3월 초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했는데요

, 그런데 사정상 조금 늦어졌습니다

 

공사를 맡은 책임자는 사정이 있어 공기를 조금 늦췄다고 한다. 전통문화체험관은 말을 타고 달리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기구와 함께 한 편에 즉석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설비가 마련되어 있다. 개장을 하면 누구나 들어와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곳 전통문화체험관은 처음 계획은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쏠 수 있는 전자장치를 설치하겠다고 했다.

 

 

안전을 위해 말 타는 기구로 바꿔

 

처음에는 말을 타고 달리면서 센서로 작동하는 활을 쏘는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지금 형태는 다른 듯합니다.”

, 그런데 아무래도 아이들이 이용하는 말 타는 기구라 위험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냥 말만 달리는 기분을 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조금 무리일 것 같습니다.”

 

공사 담당자는 처음 계획대로라면 낙마 사고 등이 일어날 것 같아 말을 타기만 하는 것으로 교체를 했다고 한다. 현재 승마 기분만 낼 수 있는 기구도 막상 타보면 어지럽고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개장을 며칠 앞두고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현장에서 오래 머물 수 없어 바로 옆에 시설을 하고 있는 전통혼례청을 들려보았다.

 

이곳은 다문화 가정 등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부들이나 이곳 영동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통혼례를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벽면에는 옛 고택의 그림이 붙어있고 그 앞에 초례청 상이 마련되어 있다. 반대편에는 옛 마을 사진을 붙어있으며 그 앞에는 가마가 놓여있다.

 

 

 

다문화 가정 등에 결혼식 올려줄 것

 

지난 229일로 사실 상 해체한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사업단은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가족들을 위한 예식을 올려주기도 했다. 그런 행사를 하면서 영동시장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에게 우리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고는 했다. 새로 꾸며지는 전통혼례청은 다문화 가정 결혼식을 올려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우리나라에 와서 살고 있는 결혼이민자들 중에는 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고 있는 부부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우리 전통 결혼식을 올려주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죠. 많은 사람들에게 축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그들이 온전히 우리 사회에서 한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영동시장 관계자는 전통혼례청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에 수원을 찾아 온 관광객들에게도 전통혼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개방하겠다고 한다. 전통혼례청은 우리 한옥과 한목마을 앞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시설이 꾸며져 있어 색다른 감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전통혼례청이 상용화 될 경우 한복특화시장인 영동시장을 홍보하는데 그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영동시장 3층에 마련되는 전통문화체험관과 전통혼례청. 올해 글로벌 명품시장의 한 부분으로 거듭날 영동시장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이러한 체험관이 영동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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