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길 노란단풍 낙엽으로 일품

 

어린이들이 은행나무 잎을 한가득 들고 공중에 뿌린다. 햇볕을 받아 반짝이며 날리는 은행잎이 아름답다. 붉은 단풍나무 길을 걸으며 무슨 이야기가 그리 재미있는지 연신 웃음을 짓는 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가 손을 잡고 서호 주변을 걷는 모습 또한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9일 오후, 서호 주변에 소재한 웨딩팰리스에 일을 보러갔다가 들린 서호. 조금은 이르게 찾아온 철새들이 까맣게 호수위에 내리 앉았다. 그 중 몇 마리는 물장구를 치며 비상을 한다. 한 옆 어도에도 새끼철새들이 한가롭게 물놀이를 하고 있다. 어도 앞에는 철새를 만지거나 가까이 가지말라AI방역 주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서호는 낙조가 유명하다. 하지만 한 낮에 만나는 서호 역시 또 다른 멋이 있는 풍광을 만들어 낸다. 가을이 깊어가는 요즈음 서호 주변 산책로에는 한 낮에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걷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기 위함인가보다. 시야에 들어오는 풍경마다 저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는 곳이 바로 서호가 아니던가?

 

 

다양한 단풍을 즐길 수 있는 서호

 

가을은 사람들을 어디론가 떠나고 싶게 만든다. 가을의 아름다운 풍광을 매년 여행을 하면서 보아오던 나로서는 가을만 되면 역마살이 도지는 듯하다. 그런 여행을 떠나지 못해도 참을 수 있는 것은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수원엔 지천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가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호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앉아 가을을 즐기고 있다. 서호 주변으로 난 산책길을 따라 걸어본다. 서호 주변으로 붉은 단풍과 건너편에 꽃을 피우고 있는 붉은 장미가 묘한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가을이라고 하지만 한 낮의 날씨는 종잡을 수 없다. 조금 빨리 걸으면 이마에 땀이 맺히기 때문이다.

 

단풍이 물든 길을 걷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 없이 여유로워 보인다. “안녕하세요. 카메라를 들고 계시는 것을 보니 작가신가 보내요?” 곁을 걷던 한 사람이 말을 건넨다. “작가는요. 그냥 가을이 좋아서 사진 몇 장 찍으려고요물음에 대답을 하면서도 어딜가나 카메라로 인해 받는 질문이라 늘 같은 대답을 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우습기도 하다. 차를 타도 같은 질문을 늘 받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에게는 내가 기사를 쓰는 기자이기보다는 사진을 찍는 작가로 보였는가 보다.

 

 

서호에 얽힌 옛 이야기 발가벗고 삼십리

 

서호를 한 바퀴 돌아볼까 하다가 멀리서 건너편 아파트 방향의 단풍을 담아내고 발길을 돌렸다. 이왕 이곳을 온 김에 몇 번이고 찾아갔어도 가을 경치를 보지 못한 여기산선사유적지를 걷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기산선사유적지를 보기 위해 길을 되돌아 나오다가 보니 안내판이 하나 보인다. ‘발가벗고 삼십리라는 이곳 서호에 얽힌 전설이 적힌 안내판이다.

 

수원사람 발가벗고 삼십리 뛴다라는 말이 생겨난 곳이 바로 서호공원이라고 한다. 대다수의 수원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을 이 이야기는 한 효자가 떡전거리라고 하는 병점에 살았는데 조상의 묘 관리도 잘하고 부모님께도 효성이 지극하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친구들의 권유로 기방을 드나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수원부중 축만제가의 행화촌(=술집)에서 기생과 술을 마시다 잠이 들었는데 그날이 선친의 제삿날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야 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의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서호에서 병점까지 뛰어 겨우 부친의 제사를 모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호에서 병점까지의 거리가 삼십리이기 때문에 선비가 의관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뛴 이 효자를 보고 후일 수원사람 벌거벗고 삼십리 뛴다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술을 마셔본 사람은 알겠지만 술을 마신 후 조금 깨어났다고 해서 삼십리를 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효의 도시 수원에 사는 사람이기에 가능했다고 전해지는 이야기라새삼 효를 다하지 못하고 산 스스로가 부끄럽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 서호주변을 걷다보니 이런 이야기 한 자락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이 가을 날 깊은 단풍을 만나러 서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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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神勒暮鍾 (신륵모종) 신륵사에 울려 퍼지는 저녁 종소리

2. 馬巖漁燈 (마암어등) 마암앞 강가에 고기잡이배의 등불 밝히는 풍경

3. 鶴洞暮煙 (학동모연) 강건너 학동에 저녁밥 짓는 연기

4. 燕灘歸帆 (연탄귀범) 강 여울에 돛단배 귀가하는 모습

5. 洋島落雁 (양도낙안) 양섬에 기러기떼 내리는 모습

6. 八藪長林 (팔수장림) 오학리 강변의 무성한 숲이 강에 비치는 전경

7. 二陵杜鵑 (이릉두견) 영릉과 녕릉에서 두견새 우는 소리

8. 婆娑過雨 (파사과우) 파사성에 여름철 소나기 스치는 광경

여주 팔경이다. 여주시는 청동기 시대부터 한반도의 쌀농사가 시작된 곳이며 세종대왕과 북벌의 웅지를 품으셨던 효종대왕, 조선조 학자 목은 이색, 우암 송시열, 백운거사 이규보 선생의 얼이 깃든 곳이다.

 

또한 500년 조선왕조의 국모 여덟명을 배출한 곳이며 의병항쟁시 가장 치열하게 대일 항쟁을 벌여 큰 공적을 세웠던 격전지로서 외세배척의 중추적인 역할을 선도한 곳이기도 하다.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에는 8도의병장 이인영의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여주에는 선사시대 유물은 물론 조선시대, 근대에 이르기까지 국보 및 천연기념물 등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고 지역 중심부를 흐르고 있는 남한강으로 인하여 많은 구릉지와 하천부지가 형성됨으로써 농업이 발달되어 대한민국 최고의 품종인 자채미인 여주쌀 생산지이기도 하다.

 

 

단풍이 아름다운 황학산 수목원

 

수원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인 여주시는 볼 것이 많은 고장이다. 이번 주 장애가족 추천여행지는 여주시 황학산수목원길 73에 소재함 수목원을 찾아갔다. 가을 단풍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황학산수목원은 수목원 전체를 휠체어를 타고 돌아볼 수 있으며 수목원 경내에 소재한 여주 산림박물관은 산림의 과거, 현재, 미래를 영상과 학습자료를 이용하여 설명하고 다양한 산림문화작품을 전시한 체험관으로 휠체어를 타고 이동이 가능하다.

 

황학산 수목원 입구에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안내소에서 휠체어를 빌려타고 수목원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수목원은 여러 가지의 테마공원으로 꾸며져 있으며 가는 곳마다 붉게 물든 단풍이 일품이다. 그저 편안하게 가족들과 함꼐 돌아보기 좋은 곳을 찾는다면 거리상으로도 멀지 않은 황학산수목원을 추천하고 싶다.

 

 

수목원을 이곳저곳 돌아보아도 한 시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고 하면 전망대에 올라 밑으로 펼쳐진 수목원을 내려다보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전망대는 계단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오를 수가 없다는 점이다. 이곳 전망대를 오를 수 있도록 휠체어 리프트 한 대만 설치가 되어있다면 가장 경치가 좋은 수목원을 돌아볼 수 있을 텐데 그 점이 못내 아쉽다.

 

황학산수목원은 무료입장이다. 수목원 입구에는 버스 등 대형 8대 소형 승용차 증 127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평일에 찾아갔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황학산수목원을 찾아와 가을을 즐기고 있다. 넓은 공지에서는 인근에서 찾아온 어린이들인 듯 꼬마아이들이 놀고 있다가 안녕하세요?”라며 인사를 한다.

 

아이들과 함께 가고 싶은 곳

 

물 맑고 산이 좋은 곳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무엇이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다. 처음 만난 어른인데도 인사를 하는 아이들에게 답례를 한 후 전망대 오르는 길로 접어들었다.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테마정원이 아름답다. 그저 어느 길을 택해서 걸음을 옮기던지 수목원은 한 폭의 그림과 같은 경치를 자랑한다.

 

황학산수목원은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연과 인간이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황학산수목원은 습지원, 석정원, 산열매원, 미니가든, 항아리정원 등 식물의 생태와 기능에 따라 특색화한 14개의 테마정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멸종위기에 처한 단양쑥부쟁이, 층층둥굴레 군락복원 등 식물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황학산수목원에는 유아숲체험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많은 어린이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수목원을 방문 했을 때도 많은 아이들과 휠체어를 타고 수목원을 돌아보고 있는 가족들을 만났다. 그저 편하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어 이곳을 들린다면 제대로 가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수원복지신문 한 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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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9년부터 1835년까지 56년간이나 선교사 없이 자신들의 조국에 복음의 씨를 뿌린 한국평신도들은 마땅히 한국천주교회창립자들이라고 해야 한다

19841014,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 요한바울로 2세가 한 말이다.

 

지난 11일 아침, 비가 뿌린다. 가을비는 을씨년스럽다. 날도 우중충한 것이 바깥출입을 하기에는 적당치 않은 날씨지만 장애가족 추천여행지를 알아보기 위해 빗길에 광주시 퇴촌면 천진암로 1203(우산리)에 소재한 한국천주교의 발상지 천진암 성지로 향했다.

 

 

가을이 깊어가는 천진암 성지

 

천진암으로 들어가는 길 양편에는 이곳 계곡이 유원지임을 알리듯 각종 음식점들과 카페, 웨딩촬영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천진암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장 앞에 높다랗게 지은 건물이 버티고 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천주교의 발상지인 성지 앞을 막아 저렇게 건물을 지어놓은 것일까? 아무리 자신의 땅에 지은 것이라고 해도 이해할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성지에 저런 건물을 세웠어야 했을까?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구 안내소를 찾아가니 안내를 하는 신부님이 방명록에 기록을 하라고 한다. 방명록을 적고나서 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에 불편하지 않는가?”를 물으니 성모성당 앞까지 버스가 올라가기 때문에 그곳까지는 큰 불편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강학단지 등은 휠체어를 타고 들어가기는 무리라는 대답이다.

 

그래도 이곳이 한국천주교 발상지이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에 경사진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천진암 성지는 입구에 광암성당이 자리하고 있고 도로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성모성당과 천진암박물관, 성모상 등이 있다. 가을이 깊어가는 천진암 주변으로는 비가 그치면서 물안개가 피어올라 신비스럽기조차 하다.

 

천진암으로 오르는 길은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길 양편에 붉게 잎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이며 길가에 노랑꽃을 피운 소국이 천진암을 찾아 온 손을 맞이한다. 비가 그쳤다고는 하나 날이 쌀쌀하다. 하지만 그런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광주시 퇴촌면과 남종면 일대를 돌아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꽤 오래전에 다녀온 천진암이라 만나는 모든 것이 낯설지만 그래도 옛 기억을 다듬어 본다.

 

 

한국천주교의 발상지 천진암

 

천주교는 처음 남인계 학자들의 강학을 통한 유교 경전 한역 서학서를 중심으로 연구가 되면서 다산 정약용의 여유당 전서 목민심서를 기초로 1779(정조3) 겨울 앵자봉 기슭에서 학자 이벽의 천학소개와 논증을 통하여 이승훈, 정약용 등 10명의 당대학자들의 우주만물의 진리탐구토론의 학문모임으로 출발했다가 천주교의 교리를 깨닫고 진리실천 선봉의 종교 수련회로 변한 천주교 전파의 발상지이다.

 

천진암터를 정비할 때 놋쇠향로 1(높이 15cm, 둘레 45cm), 사기 그릇 1, 글씨가 새겨진 기왓장 조각 등 유물이 출토되었으며 현재 이곳에 100년 계획에 의거 천주교 대성당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면 천주교 대성당 건립 모형도가 있어 이곳이 한국천주교의 중심이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학자 이벽(1754 영조 30 ~1786 정조 10)1777(정조1)년 권칠신, 정약전 등의 서학 토론회에 참석한 뒤 천주교에 관심을 기울여 친척 이승훈에게 부탁하여 중국에서 서적을 구입해 구독하고 남인들 사이 동지를 규합하여 천주교의 선교에 투신하였으며 이승훈에게 영세를 받아 지도자가 되었다.

 

1785(정조 9) 신도 김범우 통역관의 집으로 자리를 옮겨 천주교를 더욱 발전시켰으며 1785년 을사년 첫 박해를 받기 시작해 1885년 말까지 100년간의 잔혹한 박해를 이겨내면서 오늘날 한국천주교회로 발전시키는 거처가 되었다. 천진암 성지는 그런 한국천주교 신앙의 발상지이며 국내 최초의 본거지로 그 의미가 깊은 곳이다.

 

그 어려운 박해를 이겨내고도 천주교를 전파해 온 많은 선현들의 묘가 자리하고 있는 천진암. 이곳에 들렸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 구석에 알지 못할 뜨거운 기운이 솟는 듯하다. 천진암을 떠나면서 둘러 본 인근의 산은 어느새 가을이 물들어가고 있어 붉은 기운이 여기저기 물감을 뿌린 듯하다.

 

 

꽃그령이 하늘거리는 팔당 물안개공원

 

꽃그령은 길가나 빈터, 풀밭에서 흔하게 자라는 식물이다. 여러 해살이 풀로 꽃은 8~9월에 피고 원뿔모양꽃차례는 길이 20~40cm이며 가지는 1개씩 달려서 퍼지고 털이 없으며 꽃자루 윗부분에 황색 ()이 있다. 꽃그령이 작은 바람에도 꽃대를 날리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천진암이 소재한 퇴촌면에서 차로 15분 정도면 광주시 남종면에 도착한다. 남종면은 팔당호를 끼고 있어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남종면 면 소재지를 지나면 팔당호를 따라 목책산책로가 이어진다. 휠체어로 이동이 가능한 이곳은 가을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팔당호에 뿌리를 내린 연꽃을 바라보고는 한다.

 

이곳에 마련한 물안개공원은 상당히 넓은 주차공간을 갖고 있다. 차를 주차장에 대놓고 물안개공원을 따라 들어가면 비가 온 뒤 쌀쌀한 가을날씨에도 걷기가 좋은 길이 있다. 한편으로는 팔당호의 물과 연잎들이 손을 반기고 한편으로는 꽃그령 무리가 손짓을 한다. 그저 이곳에 난 산책로를 천천히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충주 탄금대까지 이어지는 팔당호

 

팔당호는 두물머리부터 시작해 충주 탄금대까지 이어지면서 팔경을 만들어 낸다. 1경은 양평 두물머리, 2경은 광주시 억새림, 3경은 여주시 이포보, 4경은 여주시 물억새군락지 자연형 어도, 5경은 여주 남한강의 황포돛배. 6경은 단양 쑥부쟁이, 7경은 충주와 원주의 경계를 잇는 농암리섬, 8경은 충주 탄금대이다.

 

이렇게 팔달호 팔경을 자랑하는 한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팔당 물안개공원. 팔당호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연꽃의 커다란 잎들도 어느새 가을을 입고 있다. 천천히 변색이 되어가고 있는 연잎들을 바라보며 서편에 점차 숨어들고 있는 노을을 바라다보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팔당 물안개공원을 한 바퀴 돌아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남종면 분원리에 소재하고 있는 분원백자관과 얼굴박물관 등을 돌아볼 수도 있다. 남종면 소재지인 분원리에는 붕어찜이 유명하다. 이곳에서 팔당호를 바라보며 석양에 붕어찜 한 그릇을 놓고 벗과 술 한 잔 할 수 있다면 이보다 즐거운 일이 있겠는가? 팔당호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우러지는 물안개공원 저 멀리 발길을 재촉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시간이 꽤 흘렀나보다.

수원복지신문 한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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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물로 변한 여우길 쉼터 누가 관리하나?

 

여우길에 마치 귀신이 나올듯한 쉼터가 있어요. 한참 만에 찾아갔는데 목재로 마련한 정자는 천정이 다 구멍나서 하늘이 보이고 바닥은 썩어서 무너져 내려요. 정자 주변을 목재로 마무리했는데 다 썩어서 자칫 아이들이 그곳에서 뛰어놀다 다치면 큰 상처를 입을 것 같아요. 이 길 관리는 누가 하는 것인가요?”

 

용인으로 답사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전화한 통이 걸려와 받았더니 봉령사 위로 지나는 광교신도시를 잇는 이 길은 원래 짐승들이 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이다. 그런 자연친화적인 길을 사람과 동물이 함께 소유하고 있다. 이 길은 봉녕사 일주문을 들어서기 전부터 시작하여 광교신도시를 한 바퀴 일주하여 광교산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광교신도시는 경기도시공사가 조성한 곳으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원천동, 하동과 팔달구 우만동, 장안구 하광교동, 상광교동 및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일원에 11,282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광교신도시의 관할구역은 수원시가 전체의 88%, 용인시가 나머지 12%를 관할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 여우길

 

광교신도시는 개발사업의 주체가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용인시장, 경기도시공사사장 등이다. 20046월에 지구지정, 200512월 개발계획 수립, 20076월 실시계획 수립, 200711월에 착공하였으며, 201112월에 1차 준공을 마쳤다.

 

광교신도시에는 광교산을 비롯하여, 광교중앙공원, 광교역사공원, 광교호수공원, 안효공원, 혜령공원, 사색공원, 연암공원, 다산공원 등이 들어섰으며, 수원박물관과 광교역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광교신도시 주변을 한 바퀴 도는 생태통로가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즐겨 걷는 명소가 되었다. 주말이 되면 인근 광교신도시의 주민들은 물론 외지에서도 이 길을 찾아와 일주를 한다.

 

에코브리지라 불리는 생태통로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길이다. 광교생태통로에는 모두 10개의 끊어진 구간을 잇는 에코브리지가 있다. 도로 위를 잇는 이 에코브리지에는 숲을 조성해 동물이나 사람들이 이곳이 끊어진 구간이 아닌 자연스런 숲처럼 마음놓고 즐길 수 있도록 조성을 한 것이다. 이와 같이 에코브리지와 공원 등이 자리하고 있는 광교신도시의 녹지율은 전국 신도시 중 최고수치인 41.7%나 된다.

 

 

흉물이 된 쉼터 누가 책임져야 할까?

 

답사를 나갔다 돌아오는 길이지만 연락을 받았으니 찾아가보기로 했다. 봉녕사 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여우길로 접어들었다. 수원 팔색길 중 한 곳인 이 여우길은 가끔 가슴이 답답할 때 찾아가는 곳이기 때문에 길이 낯설지 않다. 조금 걷다보니 전화로 제보를 받은 휴게쉼터가 나타난다.

 

마침 아이들이 그곳에서 뛰어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정자 안으로 들어가 천정을 올려다보니 제보자가 말한 그대로이다. 나무가 다 썩어내려 하늘이 올려다 보인다. 바닥에도 여기저기 나무가 썩어 허물어졌고 그 틈새에는 컵라면 종이그릇까지 누가 버리고 갔다. 주변 목책을 들러보니 매한가지이다.

 

 

이 길을 조성한 주체는 경기도시공사이고 개발사업의 주체는 경기도지사, 수원시장, 용인시장, 경기도시공사사장 등이다. 그렇다면 이 곳의 시설물 관리는 어디서 맡아 하는 것일까? 에코브리지와 생태통로를 조성해 놓고 이렇게 관리가 소홀하다고 하면 도대체 이 길의 관리주체를 묻지 않을 수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하고 있다. 이 길을 걷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젊은 부부들도 많이 만났다.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생태통로. 그런데 이렇게 망가지고 썩을 때까지 관리를 하지 못했다면 그 책임은 누구 책임일까? 하루 빨리 이 흉물을 제대로 정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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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길 제4길 서호천길에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이 오긴 왔나보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나로서는 이 선선한 바람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여름 내내 취재하느라 온몸에 땀띠가 돋아 고통을 당한 것을 생각하면 이 가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곧 눈이 내리는 겨울이 닥칠 것만 같다. 이젠 철도 달라져 봄, 가을이 사라지려는 것은 아닌가 생각든다.

 

그런들 어떠랴? 더위만 가신다고 하면 그보다 반가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14일 오전, 모처럼 서호를 찾았다. 서호낙조를 보기 위함이 아니다. 서호 옆에 자리한 농민회관에 볼일이 있어 찾아갔다가 이왕 내친길이니 서호천을 조금이라도 걸어보고 싶어서이다. 걷는 것을 좋아하는 나이기에 사람들은 그것도 역마살이라고 한다.

 

 

서호에서 북쪽을 향해 걸으면 화서2동 꽃뫼마을이 된다. 이곳은 경기도 삼남길의 제4길로 지지대비에서 이목교, 해우재를 거쳐 서호공원 입구까지 총 7.1km 구간으로 약 2시간 정도가 걸리는 길이다. 하지만 굳이 지지대비까지 걸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내가 걷고 싶은 만큼만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지지대고개는 정조임금이 아버지 사도세자가 잠들어계신 현릉원을 찾았다가 돌아가는 길에 걸음이 떨어지질 않아 행차를 늦췄다는 이야기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정조임금의 애틋한 효심을 이 길에서 느낄 수가 있다. 가을이라고 해도 한 낮의 햇볕은 따갑다. 이 따가운 햇볕으로 인해 곡식이 영글어간다고 한다.

 

 

천천히 걷는 서호천길, 하늘거리는 강아지풀도 반겨

 

나무그늘로 숨어든다. 그늘만 들어가도 따가운 가을 햇볕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한 낮의 기온에 길을 걷는 사람들이 꽤 있다. 길은 아무리 좋은 길이라도 혼자 걸으면 쓸쓸하다. 하지만 이렇게 함께 걸어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수원의 산책로는 외롭지가 않다. 내가 길을 자주 걷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지대를 향해 걷다가 서호천옆으로 내려가 본다. 강아지풀인가? 예전에는 저런 풀을 뽑아 여치집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젠 그런 추억조차 다 잊은 듯하다. 세상이 변한 것인지? 내가 변한 것인지 구별도 되지 않는다. 그저 바람에 하늘거리는 풀들이 그리 정겨울 수가 없다. 볕이 따갑지만 그런 풀 한포기도 길에서는 반갑다.

 

서호천 옆에 커다란 능수버들이 가지를 물가까지 늘이고 서 있다. 도심 속에서 이런 정겨운 광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수원이다. 그리고 길마다 이름을 붙여 정겨움을 더한다. ‘삼남길이란 이 길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을까? 아마 등걸잠방이를 입고 괘나리 봇짐에 짚신 서너 켤레 매달고 휘적거리며 한양으로 향했을 것이다.

 

 

물소리도 반가운 이 길, 자랑하고 싶다

 

올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서호천에도 물이 흐르는 소리가 제법 크다. 그동안 이 길을 몇 번이고 걸으면서도 이렇게 많은 물이 흐르는 것은 본 적이 없는 듯하다. 역시 하천은 물이 흘러야 제격이다. 물소리가 한낮의 더위를 식혀주는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더위에 물을 찾아가는 것이 아닐까?

 

서호천 양편으로 아파트촌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시간동안 문화재 답사를 하면서 주로 산길이나 집이 없는 길을 많이 다녔던 나로서는 이렇게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 반갑지 않았다. 이 모든 것들이 모두 자연과 동떨어지게 보였던 것이다. 그러던 나에게 함께 길을 걷던 지인이 자연과 현대가 접목된 그런 모습도 수용해야 한다면서 이 시대는 그런 것 자체가 자연이 아니겠느냐?”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뒤로 생각을 바꿨다. 자연과 현대문명이 함께 자리한 곳도 보기에 따라 아름다워졌으니 말이다. 난 수원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늘 자랑을 하고 싶다. 어느 곳에 이렇게 좋은 길이 많이 있겠는가? 가을이 내리 앉는 서호천 길을 걸으면서 이 길도 자랑하고 싶다. 가을이 더 깊어지면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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