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안성시청(당시 안성군청)에서 남사당풍물놀이에 대한 책을 의뢰받고 안성에서 6개월 정도를 한 겨울 추위를 무릅쓰고 읍내에서 서운면 청룡사까지 수도없이 발걸음을 한 적이 있다. 안성 청룡사는 충북 진천을 통해서 들어갈 수 있는 고찰로 당시는 교통편이 상당히 불편했던 기억이 난다. <안성남사당풍물놀아 도보>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이 책은 공식적으로 나에게는 가장 먼저 세상에 내놓은 저서로 60P 분량의 소책자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꽤 많은 고생을 했다.

 

당시는 안성남사당에 대한 자료가 전혀 없을 때라 일일이 사람들을 찾아 묻고 기록하기를 수도없이 반복해야 했다. 그때 서운초등학교에서 풍물팀을 지도하고 있던 김기복 선생을 만난 것이 인연이 되어 남사당풍물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남사당의 여성 꼭두쇠였던 바우덕이는 물론 남사당의 역사를 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안성남사당의 꼭두쇠였던 이원보패에 들어가 8살부터 상무동으로 시작한 김기복 선생은 안성남사당이 전부였으며 뼈 속까지 꼭두쇠였다. 선생은 늘 남사당의 복원과 전승에만 관심이 있었고 제자들을 가르칠 때는 엄하기로 소문이 나 있었다. 그런 선생과 인연이 되어 그동안 수도없이 안성을 드나들며 남사당에 대한 기사를 쓰곤 했다,

 

안성남사당의 맥은 조선조 말의 바우덕이로부터 시작하여 김복만-원육덕-이원보-김기복으로 이어지면서 해체와 결성을 반복하면서 끈질기게 맥을 이어왔다. 1997930일 안성남사당풍물놀이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1호로 지정되자 선생은 기예능보유자로 지정을 받았으며, 2002년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을 창단하여 꼭두쇠를 역임하였다. 2015820일 새벽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선생은 영원한 안성남사당의 꼭두쇠였다.

 

남사당은 신라 때부터 전해져

 

한산 세모시 곱게 차려입고

안성 청룡으로 사당질 가세

 

우리네 삶이 암울했던 시절에 나옴직한 소리다. 한산 세모시를 곱게 차려입고 안성 청룡으로 사당질을 가잔다. 안성 청룡이란 서운면에 있는 고찰 청룡사를 일컫는 말이다. 왜 하필이면 안성 청룡이었을까? 그 곳은 예부터 남사당패들의 근거지였다. 칠사당패라고 불리던 남사당패들이 청룡사 밑에 자리잡고 봄이 되면 길을 떠났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돌아와 그 곳에서 한겨울 동안 기예를 익힌 후 다시 길을 떠나는 일을 반복했다. 이 곳을 근거지로 활동하던 안성남사당패는 그 기예가 출중하기도 했지만 남사당의 원류로 알려져 있다.

 

남사당패의 시원(始原)은 신라 때부터 전해진 예인집단(藝人集團)이라고 한다. 하지만 유랑집단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조선조 말기로 보고 있다. 청룡사는 과거 살기가 암울하던 시절 많은 기예인들이 이 곳으로 몰려와 집단으로 취락을 이루면서 남사당패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게된다. 그들이 이 곳에 거주한 것은 안성장이 가까이 있고 정월을 비롯하여 각 절기에 사찰을 찾는 이들을 위해 마당놀이를 통하여 최소한의 생활대책이 되었기 때문이란 생각이다.

 

 

꼭두쇠를 정점으로 뭉친 남사당패

 

남사당패의 조직을 보면 맨 위에 꼭두쇠가 있고 그 밑에 곰뱅이·뜬쇠·가열·삐리·저승패·등짐꾼 등으로 4050명이 한패를 이룬다. 꼭두쇠는 패거리의 우두머리로 대내외적인 책임을 지며 꼭두쇠의 능력에 따라 식구가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한다. 곰뱅이쇠는 패거리의 기획을 맡아본다. 곰뱅이란 남사당패의 은어로 허가란 뜻이다. 어느 마을에 들어갔을 때 놀이마당을 열어도 좋다는 승낙을 받는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말한다. 곰뱅이쇠가 둘일 경우 하나는 가장 중요한 문제인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글()곰뱅이쇠다.

 

다음으로는 뜬쇠가 있다. 뜬쇠는 지금으로 말하자면 파트장이나 수석의 역할을 한다. 뜬쇠는 14명 내외로 구성이 되며 상공운님(상쇠징수님(수징고장수님(수장고북수님(수북호적수·벅구님(소고상동무님·회덕님(선소리꾼버나쇠·얼른쇠(요술쟁이살판쇠(땅재주꾼어름산이(줄꾼덧뵈기쇠·덜미쇠 등 각 부분의 우두머리를 말한다.

 

뜬쇠의 밑에는 몇 사람의 기능을 익힌 가열이 있으며, 밑으로 초임자인 삐리를 둔다. 저승패는 나이가 먹어 기능을 상실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꼭두쇠는 패거리에 의해 선출되며 기능을 발휘할 수 없거나 잘못이 있어 신임을 잃으면 바꾸게 된다. 협의를 통한 다수결의 방식을 통해 선출되며 일정한 임기는 없다.

 

 

남사당패의 여성 꼭두쇠 바우덕이

 

안성 청룡 바우덕이 소고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치마만 들어도 돈 나온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줄 위에 오르니 돈 쏟아진다

안성 청룡 바우덕이 바람결에 잘도 떠나가네

 

안성 남사당패의 꼭두쇠 바우덕이가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알 수 있는 안성지역에 전해지는 소리이다. 꼭두쇠 바우덕이(본명은 김암덕(金岩德)이라 전함)는 능력이 있는 꼭두쇠로 그가 이끌던 남사당패를 개다리패라고 불렀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꼭두쇠였던 그는 남사당패를 최고의 기예 집단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 뒤를 이은 복만이패(꼭두쇠는 안성출신 김복만)1935년 당시 가장 활발하게 한수 이북을 누빈 유랑집단이었다. 복만이패를 이은 원육덕패(여주출신)는 해체된 복만이패 사람들을 규합하였으며 1939년 멀리 북간도까지 들어가서 활동하다 해체되었다. 복만이패가 해체될 때 유일하게 안성을 기점으로 활동하던 이원보패를 마지막으로 유랑집단으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상실되었다.

 

 

남사당공연장에서 만난 영원한 재인들

 

주말과 휴일을 맞이하여 안성맞춤랜드 안에 소재한 안성남사당바우덕이 풍물단의 전용공연장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공연이 열린다. 안성을 갈 때마다 이곳을 들리고는 하는데 시원한 실내에 앉아 공연단들과 함께 대화를 이어가며 추임새도 넣고 박수도 쳐가면서 관람을 하고 있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면서 늘 부럽다는 생각이다. 편하게 구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가와도 날이 무더워도 걱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주말 안성을 찾았다. 요즈음 같은 철에 누가 이곳을 찾아올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막상 공연장에 모인 사람들은 200여명 가까운 관객들이 모였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라도 나온 기분으로 모인 사람들은 얼쑤’ ’좋구나를 연발해가며 즐거워들 한다. 그 중에 앉아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절로 즐거워진다.

 

영원한 우리의 재인 안성남사당패. 그들의 소박한 몸짓이며 기예 한편에는 많은 땀과 노력이 있었다. 그들은 오늘도 판줄을 타고 마당놀이에서 칠무동을 선보인다. 오래도록 전해진 그들만이 놀이판에 함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즐거움이다. 안성남사당, 그들에게 오늘이 있기까지 나도 조그마한 몫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참석을 위해 경기도를 방문한 북측대표단이 34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고 17일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이번 교류는 남측 지자체와 북측 간 상호교류협력의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의 지방자치단체 방문이자 ‘11년 만에 이뤄진 산업시설 참관으로 기록될 북측 대표단의 이번 경기도 방문 성과와 의미를 살펴봤다. 

지방자치단체와 북측 간 교류협력사업 물꼬

중앙정부가 만든 큰 길, 다져나가는 건 지자체의 몫!”

이번 북측대표단 경기도 방문은 지방자치단체와 북측 간 교류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도와 북측대표단은 중앙정부가 터놓은 남북교류협력사업의 물꼬를 지방자치단체가 이어받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5일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진행된 첫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께서 큰 길을 만들었는데 그 길을 단단히 다져서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건 우리의 몫이라며 중앙정부에서는 큰 방향을 잡지만 잔뿌리를 내리게 하는 것은 지방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은 지극히 옳은 말씀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하게 된다라고 동의의 뜻을 전했다.

이에 따라 도는 상호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도와 북측 간 교류협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도와 북측대표단은 농업, 산림, 보건의료, 체육, 관광 등 유엔 제재 국면 하에서 가능한 분야의 협력 사업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그간 추진해온 옥류관 유치 농림복합형 농장(스마트팜) 시범 공동 운영 문화.스포츠교류 활성화 축산업, 양묘사업 등 공동 추진 임진강 유역 남북 공동관리 남북 전통음식 교류대전 개최 등의 남북교류협력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기도와 북측 간 기술협력 시사

이번 방문은 지난 2007년 기아자동차 공장 방문 이후 11년 만에 이뤄진 북측 인사의 산업시설 참관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북측대표단은 판교테크노밸리와 경기도농업기술원 등 도 산업시설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며 함께 구축할 미래에 대한 다양한 구상을 밝혔다.

북측대표단이 밝힌 구상에는 공동 신도시 건설 남북 공동산업단지 조성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송명철 부위원장은 지난 15일 판교테크노밸리 현황을 들은 뒤 “(평안남도) 평성시가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중심지로 자리잡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사업에 대한 협력이나 협조를 어떤 방식으로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라며 화두를 던졌다.

이에 이 지사는 분당, 판교와 같은 신도시 건설방식을 중국이 벤치마킹해 심양과 같은 도시를 조성하기도 했다. 신도시를 건설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하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동두천, 파주, 김포 등 접경지역에 경기도와 북측이 협력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판교테크노밸리 같은 것들을 그 안에 녹이면 좋을 것 같다라며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북측 관계자들은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관람한 3D프린터와 앱 블루투스 방식의 사진출력기, 농업기술원에서 둘러본 국화.장미 연구단지, 물고기의 배설물로 채소를 키우는 아쿠아포닉스 산업화 모델, 태양광 지열 병용 식물공장, 농기계 실습장 등에 연신 관심을 나타내며 다양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질문의 대부분은 기술의 원리나 생산효율 및 경제성, 비용 등 실제적인 기술 도입 부분에 집중됐다.

이에 대해 김석철 경기도농업기술원장은 북측 관계자들이 시설을 둘러보면서 실제로 북측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는 인상을 받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최초 방북 초읽기

북측대표단이 이 지사의 방북 초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전국 지자체장 최초의 북측 방문도 가시화되고 있다.

북측대표단은 지난 15일 첫 대면식에서부터 이 지사의 방북 초청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송명철 아태위 부실장은 옥류관 냉면을 아직 먹어보지 못했다는 이 지사의 말을 듣자마자 “(리종혁) 선생님께서 기회를 한번 만들어달라고 제안했고, 리 아태위 부위원장은 옥류관 분점이 경기도에 개관하기 전에 한번 (북측에) 왔다갔으면 좋겠다며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그간 남북교류는 중앙정부 차원으로만 진행돼 왔으며 지자체 차원의 방북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까지 이뤄진 대통령 방북은 총 4차례로 중앙정부 차원의 남북화해와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 2000613일 한반도 분단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방북과 지난 2007102일 육로를 통해 이뤄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은 남북화해사의 이정표로 남아있다.

올 들어 2차례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또한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 풀고 남북평화협력 시대의 서막을 연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이 지사의 방북이 이뤄질 경우, 지자체와 북측 간 본격적인 교류협력의 서막을 여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지사의 방북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지사는 준비가 되어 있다. 이왕이면 좀 더 구체적으로 할 일을 준비해서 가는 것이 좋겠다라며 교류협력 사업의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 지동서 가을맞이 열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장엄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글이 없다. 14(음약 107) 오전부터 수원시 팔달구 지동 171~124 소재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집에서 가을맞이 진적굿이 열렸다. 진적굿은 무격이 자신에게 접신된 주장신령을 대우하고 기쁘게 하여 자신에게 더 큰 영험을 주길바라고 , 수양부리들의 재수소망을 축원하는 굿으로 봄에는 꽃맞이굿, 가을에는 단풍맞이굿(신광맞이굿)이라 한다.

 

진적굿은 맞이굿이라고도 하는데 무격이 벌리는 굿판 중에 가장 화려하고 장엄하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은 집안에서 4대째 전통적인 경기도 수원 일원에 전승되는 경기안택굿을 지켜가고 있는 강신무로 전국에서 굿 제일 잘하는 사람혹은 우리 전통 경기안택굿을 대물림 해 전승시키고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에는 200여명 정도가 들려간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사람들이 줄을 지어 들락거린다. 그 정도로 신도들이 많다. 무격들은 이렇게 자신을 믿고 따르는 무리들을 더해 이라 이야기 한다. 경기도 일원에서 가장 많은 판을 갖고 있는 고성주 명인의 집에 가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듣는다.

 

나이가 고성주 명인보다 더 윗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고성주 명인을 아버지라고 부른다. 바로 판에 속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강신무들은 이렇게 무격과 신도사이에 판이 정해지면 대물림으로 그 자손들도 딴 곳을 가지 않는다. 수원 일원에서 유일하게 아직도 판을 갖고 있는 고성주 명인이 자신이 모신 신령들과 수양부리들을 위해 매년 한 해에 두 번(음력 37, 107) 지동 신을 모신 전안에 상을 차려놓고 하루종인 굿판을 벌인다.

 

 

일주일 전부터 각종 음식준비 해

 

고성주 명인이 일 년에 두 차례 벌이는 진적굿을 하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음식을 준비한다. 진적굿 당일 사람들이 찾아오면 한사람이 와도 일일이 상을 차려주기 때문이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린다는 말이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에서 볼 수 있다. 굿상에 올릴 약과며 다식 등도 모두 집에서 만들어 사용한다.

 

하기에 진적굿을 하기 전에 많은 수양부리들이 모여 음식준비를 한다고 난리를 피운다. 어느 것 하나도 소홀함이 없다. “전에 어머니(자신의 신어머니를 부르는 말로 자신에게 내림을 해준 집안의 어른들을 말한다)들은 지금보다 오히려 더 많이 차렸어요라는 것이 고 명인의 말이다. 그 정도로 이집의 음식을 먹어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이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이 남다른 것은 굿을 하는 중간에 굿판에 모인 사람들에게 시루를 하나씩 건네준다. 시루떡을 하나씩 전해주는데 보통 80개 정도의 시루를 밤새도록 찐다. “전에는 200개의 시루를 쪘어요라고 고성주 명인이 말한다. 그 정도로 많은 음식 등을 준비하기 위해서 일주일 전부터 준비를 하는 것이다.

 

 

 

경기안택굿으로 진행한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은 장엄 그 자체

 

오전 9시까지 진적굿을 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 전에 이미 수양부리들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진적굿판에 사람들이 찾아오면 우선 상부터 차려 내놓는다. 진적굿이 시작되었다. 굿판을 정화시키는 부정굿을 시작으로 산거리를 전안에서 진행한 후, 바깥마당에 차려진 천궁맞이 상 앞에서 모든 신령을 불러내는 천궁맞이가 시작됐다.

 

천궁맞이를 할 때면 경기안택굿이 얼마나 대단한 굿인가를 알 수 있다. 창부신의 의대를 입은 고성주 명인이 바닥에 편 자리위에서 줄광대가 줄 타는 시늉을 낸다. 기우뚱거리고 떨어질 듯 하는 고 명인을 보고 관람을 하던 수양부리들이 배를 잡고 웃는다. 굿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고성주 명인이 진적굿을 하는 날이 되면 수양부리가 아니라고 해도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지나던 행인들까지 배불리 먹여 보내는 것이 고성주 명인의 마음이다. 하기에 진적굿을 할 때는 많은 사람들이 이 집을 찾아온다. 그리고 굿거리 중에 터주대감을 할 때면 모든 사람들이 쾌자를 입고 지하에 있는 연습실로 내려가 도깨비대감이라고 해서 얼굴에 먹칠을 하고 한바탕 흐드러지게 춤을 추며 논다.

 

수양부리들도 이렇게 놀아야 굿을 잘했다고 할 정도이다. 경기안택굿 고성주 명인의 가을맞이 진적굿. 이른 시간부터 상을 차리기 시작해 진적굿을 마친 시간은 이미 오후 11시가 넘었다. 하루 종일 신명나는 굿판을 벌인 수양부리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 봉송이라고 하는 보따리 하나씩을 들고 간다. 굿판에 차려졌던 그 많은 음식을 굿판을 찾아온 사람들이 다 싸가는 것이다. 고성주 명인의 진적굿은 나눔의 굿이다. 늘 이웃에게 베풀기를 좋아하는 고 명인의 심성이 진적굿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파주시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 장승굿

 

남북화해모드가 조성되면서 경기도의 문화예술계도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남북평화통일을 기원하는 ‘2018 DMZ 평화통일 장승굿한마당이 사단법인 경기민예총 주최, ()의정부민예총과 2018 DMZ 평화통일 장승굿 추진위원회 주관, 경기도 후원으로 10일 오후 3시부터 민통선 내 통일촌(파주시 장단면 백연리)에서 열렸다.

 

이 장승은 여주시 북내면 상교리에 거주하는 김원주 작가의 작품으로 지난 10월부터 장승조각을 시작하여 행사 당일인 10일 오전 여주를 떠나 행사장인 파주시 장담면 백연리 DMZ 내 통일촌으로 옮겨졌다. 복판에 통일대장군과 평화여장군이라는 글씨가 적힌 장승이 민통선을 통과해 북녘 땅 가까이에 선 것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최종환 파주시장을 비롯하여 지역의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으며 민통선을 통과한 관광객 및 주민 500여명도 장숭긋 한마당에 동참했다. 경기민예총의 ()경기민족굿연합 풍물꾼 70여명도 수원, 성남, 안산, 김포, 의정부, 여주 등에서 모여 풍물한마당을 펼쳤으며 마을에서는 DMZ 농산물 축제도 병행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가 넘어 사전 내빈소개 및 축사 등으로 기념식이 거행됐다. 장숭을 세우는 본행사는 오후 330분부터 열림굿을 시작으로 길놀이, 장슬 길놀이 굿, 장승맞이 춤판, 장승맞이 국악의 향연, 장승세우기와 통일비나리, 평화통일기원 의례굿, 평화통일 터울림굿, 뒷전(대동놀이)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장승은 민간신앙의 한 형태이다. 대개는 마을 입구에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지만, 사찰이나 지역 간의 경계표시나 이정표의 구실도 한다. 장승은 대개 길 양편에 나누어 세우고 있으며, 천지 한 쌍을 세우거나 4방위나 5방위, 또는 경계 표시마다 11곳이나 12곳에도 세우기도 한다. 마을 입구에 선 장승은 동제의 주신으로 섬기는 대상이 된다.

 

장승은 나무나 돌로 만들어 세운다. 나무를 깎아 세우면 목장승이라 하고, 돌을 다듬어 세우면 석장승이라 한다. 장승만 세우는 경우도 있지만, 솟대, 돌무더기, 서낭당, 신목, 선돌등과 함께 동제의 복합적인 형태로 표현이 되기도 한다. 장승의 기원에 대한 정설은 아직 정확하지가 않다. 대개는 고대의 남근숭배설(男根崇拜說)’과 사찰이나 토지의 경계표지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이 있기도 하지만, 그 어느 것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일설에는 솟대나 선돌, 서낭당에서 유래되었다는 설 등도 전해진다.

 

 

원래 장승은 절 입구에 세워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경게표시를 하는 표시장승이 시초였다. 그러던 것이 점차 마을을 지키는 수호장승의 역할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장승의 역할은 표시장승, 수호장승, 그리고 길을 안내하는 로표장승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장승의 복판에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등 기본적인 대장군이 가장 많지만, 동방청제축귀대장군, 상원주장군 등 마을마다 각기 특징적으로 적기도 한다.

 

파주시 장단면 백연리 통일촌에 세워진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장승 한 쌍. 이 장승으로 인해 남북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민족이 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우리 땅을 우리 힘으로 지킬 수 있는 나라가 되기를 간구한다.(사진 제공 여주 민예총 김미진)

 

마을의 안녕과 가가호호 평안을 기원하다

 

담장 밖에 늘어선 사람들이 담장 너머로 안을 들여다본다. 대금, 피리, 해금, 장고, 바라 등 악기들이 내는 소리와 신복을 입은 무당의 걸 판진 노랫소리가 담장 밖으로 흘러나온다. 10일 아침부터 수원시 향토유적 9호로 지정되어있는 당집은 권선구 고색동 381-4에 소재한다. 원래는 뒤편 철길 쪽에 있었던 것을 일제가 수탈을 위한 목적으로 수인선을 개설하면서 현재의 자리를 당을 옮겼다.

 

고색동은 정월 보름이 되면 주민들과 인근의 사람들이 모여 마을에서 줄다리기를 벌인다. 고색동 줄다리기는 주로 음력 대보름을 기해 행해졌으며 마을 단위로 편을 갈라 한편은 부녀자가 한편은 남자들이 줄을 마주 잡아당겨 승부를 겨룬다. 고색동의 줄다리기도 부녀자가 이겨야 풍농과 안과태평을 가져온다고 했다.

 

줄다리기는 삭전(索戰조리지희(照里之戱갈전(葛戰)이라고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 줄다리기에 관한 기록이 처음 나온다. 주로 중부지방 이남에서 성행한 것으로 보아 벼농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색동 줄다리기를 할 때면 먼저 이곳 당집에서 당제를 지낸 후 줄을 당긴다.

 

 

 

10월 상달에 펼쳐지는 도당굿

 

이규경(李奎景)五州衍文 長箋散稿에 보면 [我東鄕俗多虎豹之患, 夜不能出, 小醵錢備牲醴, 祭山君於本里鎭山, 巫覡粉若鼓之以妥之, 名曰都堂祭 : 옛날 우리나라에는 호랑이나 범에 의한 피해가 많아 밤에는 집 밖으로 출입을 하기 어려웠다. 백성들이 돈을 모아 제물을 마련하여 동리의 진산에 있는 신당에서 제를 올렸는데 무격들이 분으로 단장하고 북을 두드렸는데 이를 도당제라 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10, 고색동 도당에서 ‘2018 고색도당굿이 열렸다. 경기안택굿보존회(회장 고성주)가 주관한 이날 고색도당굿은 그동안 이곳에서 열렸던 도당굿과는 달랐다. 한 마디로 내림을 받지 않은 세습무 계열의 화랭이들이 하던 도당굿을, 오랜만에 강신무인 경기안택굿 명인인 고성주 회장 일행이 굿을 맡아 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보아오던 굿과는 다르네요.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음식을 차리는 것 하나부터 모든 것이 하나같이 정성이 가득한 것 같아요. 우리 고색동에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것 같아요

 

굿을 관람하고 있던 주민 한 사람은 고색동 도당굿이 이제야 제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면서 좋아한다. 이날 도당굿을 주관한 고성주 명인은 자타가 인정하는 경기굿의 일인자이다. 함께 굿을 진행한 무녀 임영복 등 또한 굿 잘하는 무당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날 음악을 맡은 김무경 등 악사들 역시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급이 달랐다. 당연히 최고의 굿판이 될 수밖에 없다.

 

 

 

종합예술의 국치 보여준 고색도당굿

 

굿은 종합예술이다. 우리 굿은 그 안에 소리와 춤, 음악, 극적인 요소 모두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악가무희(樂歌舞戱)가 총체예술이라고 한다. 이날 고색동에서 열린 도당굿에서는 굿 외에도 남도민요 국가지정 중요무현문화재 체5호 춘향가와 적벽가 이수자인 강승의를 비롯해 양용자, 조진숙, 이정은 등이 흥겨운 남도민요를 불러 앙코르를 받기도 했다.

 

경기재인청 춤을 춘 서금자와 변부현 등도 한량무, 엇중모리신칼대신무, 교방무 등을 추었다. 무대가 아닌 도당 앞마당에서 열린 행사라 춤을 출 수 있는 조건이 아니었지만 고색동 한마당 축제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한 한 판이었다. 굿을 마치고 난 뒤 고색동 풍물패의 흥겨운 판굿 한마당이 벌어졌다.

 

굿은 모든 사람들이 모여 벌이는 축제다. 고색동 큰말에 소재한 고색도당굿 한마당은 이곳 주변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정신적인 결합을 주관하던 곳이다. 음력 10월 상달에 질펀하게 벌인 고색도당굿. 종합예술의 극치를 보여준 고색도당굿 한마당으로 인해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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