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환경조성에 이어 대형 주차공간도 마련

 

올 해들어 전통시장들이 점차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가 하면 시장주변 정리와 다양한 행사 등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이제는 무엇인가 양단간에 결정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그 방법이란 하나는 현대화에 걸맞게 시장의 모든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다. 즉 젊은이들도 부담 없이 찾아와 쉬면서 자신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하나는 예스러운 시장의 모습을 지켜내면서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라고 한다.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양각색 모든 계층의 사람들을 상대로 그들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시장운영의 묘()이며, 그러한 묘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시장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요즈음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모든 환경조성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쪽 역참의 중심인 양재역을 옮겨

 

현 영화동 주민센터 인근에는 영화역이 있었다. 영화역은 북문인 장안문 밖 1리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역의 건물인 영화관 등을 합해 모두 52칸의 큰 규모였다고 한다. 이 영화역은 물론 역 주변의 마을까지도 19세기 말 역참제도가 시행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영화역은 정조의 화성 축성 이후 한양의 남쪽에 소재하던 남쪽 역참의 중심권으로 삼았으며 화성에 인구를 모으는 방법으로 양재역을 이곳으로 옮겼다. 당시 양재역의 관사와 관원만이 아니라, 역참에 속한 주민들 모두를 모두 이주시켰다. 장안문 밖에 영화역이 설치된 것은, 정조 20년인 1796829일이다. <화성성역의궤>에 보면, ‘영화역은 장안문 밖 동쪽 1리쯤에 있다. 병진년(정조 20) 가을 화성 직로에는 역참이 없고 북문 밖은 인가가 공광하여 막아 지키는 형세에 흠이 되기 때문에 경기 양재도역을 옮겨 이곳에 창치하고 역에 속한 말과 역호를 이사 시켰다.’고 적고 있다.

 

영화역 인근에는 시장이 있었다고 한다. 이곳 시장 이름이 예전에는 무엇이라고 불렀는지는 모르겠다. 거북시장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30~40년 전 정도인데, 이곳 일대의 땅이 모두 한 사람 것이었으며 땅을 가진 사람의 별명이 거북이였는데, 시장 이름을 그 별명으로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시장 일대는 영화역에 있는 말들을 키우는 마방이었다고 한다. 18세기 우리나라의 상권의 형성은 개성과 수원, 안성을 잇는 의주로(義州路)’가 바로 삼남대로 중 한곳이었다. 개성상인인 송상’, 수원의 깍정이’, 그리고 안성의 유기상인 마춤이등이 그것이다. 수원의 상거래 중심지 중 한 곳은 당연히 거대한 마방이 있는 영화역이었을 것으로 본다.

정조대왕은 당시 화성인근에 6개소의 장시를 개설하도록 자금을 지원하였다. 그 중 한곳이 바로 현 거북시장일대라고 한다. 거북시장 또한 팔달문 앞의 성밖시장과 같이 수원상권의 발원지였으며, 정조의 강한 국권을 만들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당시 영화역이 500여 평 규모에 말을 키웠다는 것을 보면 이곳이 상당히 번화한 장시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빈번한 사람들의 왕래가 있던 새수막거리

 

장안문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는 길목은 새 수막거리였다. 예전에는 여정에 지친 행인들이 국밥 한 그릇에 텁텁한 막걸리 한 잔으로 피로를 풀 수 있는 곳이다. 장안문을 벗어나 이 거리에 들어서면 손님을 맞이하는 분내 나는 주모의 얼굴이 나그네를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쳤을 것이고 그런 행인을 상대로 한 장시도 상당했을 것이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이 거리를 지나서 한양으로 올라가곤 했을 것입니다. 지금은 비록 옛 수막거리의 정취는 사라졌다고 해도, 이렇게 달라진 거북시장에서 차 없는 거리까지 운영을 하고 있어 우리 거북시장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죠.”

 

영화동 거북시장 상인회 차한규 상인회장은 옛 수막거리의 정취를 품은 거북시장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변화를 시키겠다고 한다. 그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도록 거리경관을 개선하고 수막거리 축제와 차 없는 거리 등을 이어오면서 시장이 점차 활기를 띠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번에 상인회 사무실을 새로 조성한 영화동 주차장(영화동 주민센터 앞)에 신축한 건물로 옮겼다.

 

영화동 상인회는 새롭게 조성한 거리와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마을골목에 조성한 벽화 등 주변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가면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때는 장안문을 나서 한양으로 걸음을 옮기던 나그네들이 쉬어가던 수막거리. 이제 예전의 그 영화를 다시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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