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 사회보장협의체 봉사, ‘이게 무슨 일이람

 

한낮의 기온이 33도를 넘었다. 수원의 기온은 34도라고 한다. 하지만 길을 걷다보면 체감온도는 그 이상이다. 햇볕에 달궈진 아스팔트와 건물 에어컨 실외기에서 내뿜는 열기가 있기 때문에 실제 온도는 그 이상이다. 그런 날 오후 1시 경부터는 더위의 정점이다. 가장 더운 시간이기 때문이다.

 

22일 주말인데도 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공동 위원장인 수원제일교회 노을빛 복지관 유권신 목사와 봉사를 하는 협의체 회원 한 사람이 커다란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문을 어깨에 메고 한 집을 찾아 나섰다. 동행을 한 지동행전복지센터 복지담당 주무관 2명과 함께 지동 창룡문로에 소재한 집을 찾아 나선 것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 집을 찾아 나선 것은 바로 홀로 거주하는 주민 한 사람의 현관문에 방충망을 설치하기 위해서였다. 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홀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노인들이나 생활이 어려운 가정 25집을 선정하여 여름 병충해로부터 안전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방충망 설치를 해주고 있다.

 

오전에 몇 집을 돌았기 때문인지 유권신 목사와 함께 동행한 보장협의체 회원 한 사람의 옷은 이미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여기저기 전화를 걸어 방충망을 설치할 집은 찾아들어갔으나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집이 텅텅 비어있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의 문에 맞게 방충망을 제작해 온 것이다.

 

 

이사를 하면서도 연락을 해주지 않아 헛걸음

 

이미 문에 맞게 방충망을 제작했기 때문에 비어 있는 집에 설치를 할 수 없다. 몇 곳에 통화를 해 방충망 설치할 집의 어른과 연락을 하고 찾아간 집은 엉뚱한 곳이다. 집세가 비싸 이사를 하면서 연락을 해주지 않아 먼저 거주하던 집의 현관에 맞게 방충망을 제작해 온 것이다. 그 무거운 방충망을 메고 찾아간 집의 현관에는 당연히 맞지 않을 수밖에.

 

다시 문틀을 재면서도 참 난감하다. 제작을 한 방충망은 어떻게 줄이거나 늘려 땀 집에 사용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연락을 하지 않아 몇 사람이 이 무더운 날 땀을 흘리며 봉사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문에 맞게 다시 제작해 와야 하기 때문이다. 연락을 주었으면 이런 힘든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거기다 전화까지 받지 않아 이곳저곳 몇 번은 연락을 취해 찾아갔다. 몇 사람이 땀을 흘리며 찾아간 집의 주인은 전화 좀 받았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이라는 담당자의 말에 전화를 잘 안받아라는 대답이다. 봉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33도를 웃도는 주말, 남들이 쉬는 날에 봉사를 한다는 것은 봉사 그 이상의 노력을 요구한다.

 

 

화를 내도 시원찮은데 웃음으로 돌아서다니

 

한낮 기온이 33도를 넘는 날. 그냥 서 있어도 땀이 흐르는데 무거운 철문짝을 어깨에 지고 찾아간 집에는 사람이 없고, 다시 찾아간 집의 현관문은 당연히 맞질 않는다. “전화라도 좀 해주셨으면 오늘 작업을 마쳤을텐데요라며 다시 자를 꺼내 문 넓이며 높이를 잰 후 다시 문을 메고 돌아선다.

 

아무리 봉사라고 하지만 이럴 경우 왜 화가 나질 앓겠는가? 하지만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는 사회보장협의체 유권신 목사를 보면서 , 천직이다라는 생각을 한다. 나 같았으면 아마 화를 내도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 봉사자의 모습을 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은 바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한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 앞에는 무더위도 힘을 쓰지 못한다. 문짝을 어깨에 메고 돌아가는 지동사회보장협의체 당사자들의 뒷모습이 유난히 커 보인다. 아마 뜨거운 날씨 탓이려니 하지만, 등 뒤 땀으로 얼룩진 옷이 그렇게 아름다워 보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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