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4 ~ 5, 8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아주 오래전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오래전에 연천 전곡리에는 사람들이 살았다. 새로운 문명이 몇 번을 거듭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잊혀져 갔고, 살과 뼈는 전곡리의 황토 흙에서 모두 녹아 없어지고 우리들 생각에서 영원히 잊혀 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들은 녹지 않는 많은 것들을 남겨 놓았다. 아무도 관심 없던 한낱 작은 돌들이 그들에게는 생존의 중요한 수단이었음을 우리는 잊었던 듯하다. 이제 우리가 닷; 그들을 기억해내고, 그들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곡리안의 숨소리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우리가 학창시절 국사책에서 한번쯤 본적 있는 경기도 연천군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전곡리안의 숨소리”라는 테마(Theme)를 가지고 석기문화와 선사문화를 교육, 놀이, 체험 등을 통해 배우고 즐기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형 축제이다.

 

가족이 함께 구석기문화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배워보는 『선사체험국제교류전』 연천의 농경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농경생활문화체험』등 체험 중심의 가족참여형 교육축제이다.

 

제20회 축제는 주제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구석기관련 콘텐츠를 접근성인 높은 중앙잔디밭 광장으로 배치할 계획이며, 해외 13개국 및 국내 7개기관이 참여하는 국제선사체험 교류전, 구석기바비큐 체험, 구석기퍼포먼스를 3대 대표프로그램으로 선정하여 질 높은 프로그램과 각종 경연대회 및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하여 관람객 여러분을 맞이할 예정이며,

 

아울러 20회 축제를 기념하여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여 풍성하고 다양한 구석기 관련 체험을 한층 발전시켜 더 재미있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가득 메울 예정이다.

 

 

 

각종 공연과 다양한 행사가 어우러져

 

또한 주 무대에서는 구석기를 주제로 한 공연, 지역문화공연과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공연 등이 개최되고,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특집공개방송』과 『경희대특별공연』 등 다양한 특집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유명 연예인도 만나볼 수 있으며, 밤하늘에서 빛나는 아름다운 불꽃놀이는 온 가족에게 추억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20회째를 맞이하고 매년 90만 명 이상 방문하는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직접 보고․느끼고․배울 수 있는 체험과 교육의 장이 펼쳐진다는 사실이 더욱 아이들과 어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을 예상되며, 연천관광 및 문화재투어 등 지역의 다양한 관광지와 문화재를 직접보고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으로 온 가족이 연천의 다양한 문화를 폭넓게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추억여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제20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축제는 역사 이전의 인류사를 직접 체험하며 배울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주최/주관 : 연천군/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추진위원회

문 의 : 031)839-2562, 2568 http://www.goosukgi.org

‘저고리시스터’에서 ‘소녀시대’까지

오는 5월 4일(금)부터 6월 17(일)까지 부평아트센터(관장 조경환) 갤러리 꽃누리에서 「한국대중음악 걸그룹사(史) : 저고리시스터에서 소녀시대까지 _ 소원을 말해봐 Tell Me Your Wish」라는, 걸그룹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가 열린다.

 

이 기획전은 2012년 아트센터 두 번째 기획물로 한류의 물꼬를 트고 아시아를 넘어 세계인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며 괄목한 만한 활약상을 보여 주고 있는 한국걸 그룹에 대한 이야기를, 각종 자료들의 전시를 통해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이다.

 

한국대중음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걸 그룹의 역사를 총 망라해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한국 걸 그룹사 70년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저고리씨스터>의 일본 공연 전단지와 공연사진부터, 아시아 최초로 미국에 진출한 <김시스터즈>의 미국, 한국, 대만 동시 발매음반과 활동사진 등 최초 공개라 할 수 있는 진귀한 자료들로 채워진다.

 

또한 미국 라스베가스의 유명호텔 스타더스트의 룸키 모델로 김시스터즈가 장식된 1969년 제작 실물룸 키’, 펄시스터즈의 일본 발매 음반, 듀엣 이시스터즈로 활동했던 한국 최초의 댄스가수 故이금희가 직접 작용했던 화려한 무대의상 등도 선보인다.

 

 

위는 저고리씨터 광고 1940년 모던 조선잡지(좌)와 국보자매, 아래는 바니걸스(좌)와 펄씨스터즈 

 

또한 미국 진출 2호 걸 그룹 김치캣의 한국 최초 12인지 LP오리지널 음반, 70년대에 미주로 진출했던 5인조 걸 그룹 해피돌즈의 캐나다 제작 음반등 다양한 자료들이 국내 최초의 소개라는 이름을 달고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여기에 리드보컬 나미의 진귀한 어린이시절 극장 쇼 포스터, 핑클의 해외제작 우표까지 관람할 수 있어 관람의 재미와 함께 모든 세대들에게추억과 발견이라는 놓치기 힘든 흥미를 끈다.

 

 

위는 김씨스터즈 아래는 핑클

 

총 600여점에 달하는 풍부한 자료들은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씨가 40년간 수집해 온 2,000여점의 국내 걸 그룹 관련 소장품들 중에서 선별한 것들이다. 특히 그는 이번 전시에 특별한 의미를 더하고자 아트센터와 함께 전시의 내용을 고민하고 직접 한국 걸 그룹사를 글로 정리해 관람객들이 한국 대중음악사의 중요한 일면을 꼼꼼하게 살펴 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여기에 같은 주제 혹은 소재로 현재 활발한 활동 중인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더해져 이번 기획전시의 무게를 더한다. 조각과 평면작품 10여점 중에 작가 최부윤은 아름다움의 표상을 걸 그룹을 차용한 조각 작품 속에 담아 현대 사회 속에서 소비의 대상이 되어 가고 있는 여성성을 불편하지 않게 풍자하고 있으며, 작가 신진식은 걸 그룹의 모습을 단순하지만 표현주의적인 묘사를 통해 대중들의 일상적 삶과 함께하지만 심리적 거리감을 지닌 신화화 된 아이돌 현상을 읽어 내려 한다.

 

소녀시대(사진제공 / 부평아트센터)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용진과장(아트센터 전시기획담당)은 "대중문화의 한 장면 한 장면들은 그 시대 사람들의 보편적인 문화적 감수성과 심리적 상태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문화의 형성기부터 현재까지를 고스란히 관통하고 있는 한국 걸 그룹의 역사를 통해 시대마다 대중이 욕망하는 것들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내밀한 보고서와 같다"고 전했다.

 

우리 대중음악의 살아있는 역사와도 같은 진귀한 자료들과 현재를 살고 있는 독특한 관점의 현대미술작품이 함께 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에게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이 되어 줄 것이다. 자세한 문의는부평아트센터 홈페이지(http://www.bpart.kr)와 대표전화 032-500-2000을 통해 가능하다.

‘접시를 깨자’

 

여주군의 도자기축제장 한편의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노래의 가사이다. 참 축제 중에는 희한한 이벤트가 다 있다. 그것도 지역 주민들의 심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을 했단다. 여주군에서는 도자기축제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접시깨기대회’를 열어 일부 지역주민들에게서 볼멘소리를 듣고 있다.

 

4월 21일부터 시작한 도자기축제는, 5월 13일까지 여주군 북내면 신륵사 관광단지에서 열린다. 이 축제 기간 중 매일 한 차례(주말에는 2회)씩 모두 27회에 걸쳐 ‘접시깨기 대회’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대회를 위해 준비한 접시는 일인당 3회에 걸쳐 벽에 던진다. 그 중 가장 큰 파편의 길이를 재어서 가장 작게 조각을 낸 사람을 뽑는다는 것이다. 안전을 위해 헬멧을 쓴 사람들은 힘껏 벽에 접시를 던져 박살을 내는 것이다.

 

이 행사는 여주군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지역 도예인들이 생산한 도자기의 재고량 해소를 위해서 마련한 이벤트라고 한다. 접시깨기 예산 1억4천여 만원은 전액 경기도의 시책추진비로 충당된다.

 

접시깨기 이벤트에 쓰이는 1천 5백여 만원 상당의 접시와 도자기는, 여주군이 지역 내에서 생산된 불량 도자기나 재고품을 구매해 조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주민들은 접시깨기를 위해 관람객들은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지만, 그런 행사가 오히려 도자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한다.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것 같아요”

 

‘접시깨기’에 도전한 한 관람객의 말이다. 이 행사는 대회참가비를 1인당 5,000원을 받고 그릇 세 장을 준다. 그것을 5m 앞 과녁을 향해 던져 파편의 길이로 승부를 가르는 방식이다. 매일 파편의 길이가 가장 짧은 참가자를 뽑아 도자교환상품권을 준다는 것.

 

이런 축제의 이벤트를 보면서 북내면 서원리에 거주한다는 이아무개(남, 51세) 는 어이가 없다면서 일침을 놓는다.

 

“미쳐도 단단히 미친 짓이죠. 도자기축제 예산 중 18.3%나 되는 1억 4천에 이 넘는 예산을 저렇게 깨버리고 있습니다. 구경꾼들 스트레스는 풀릴 줄 몰라도 지역사람들은 저런 것을 보면서 스트레스가 더 쌓입니다.”

 

 

 

특히 지역의 일부 문화예술인들은 이런 여주군의 처사에 대해 못마땅하다고 한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저렇게 1억이 넘는 예산을 깨버리는 군 당국이, 지역예술인들의 행사 예산은 모두 삭감처리를 했습니다. 단체들이 공들여 쌓아 온 축제를 행정당국에서 하겠다는 것이죠. 그런 발상이 이런 어이없는 이벤트가 나온 듯 합니다”

 

여주군은 이 접시깨기 행사에 7천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내걸고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있다. 행사기간에 매일 13명을 뽑아 5만~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고 있다. 이 입상자 가운데 폐막 전날에 351명이 참여하여 최종 우승자에게 3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군의 관계자는 여주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도자생산업체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일부 지역주민들은 이런 행사에 대해 ‘한 마디로 일부 업자들을 위해 마련한 웃기는 이벤트’라며 쓴소리를 하고 있다. 

4월 21일(토)과 22일, 수원 ‘유천(柳川)’(=버드내, 수원천의 옛 이름)에서는 ‘제6회 수원천 튤립축제’가 열렸다. 수원천을 낀 4km 정도의 개울가에는 갖가지 색깔의 튤립들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이 찾았지만 그래도 축제는 성황리에 진행이 되었다.

 

수원시 권선구 수원천의 세류대교에서 세천교 구간에 조성된 튤립축제장은, 비가 오는 가운데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어 놓을 수는 없었나 보다. 세류대교 옆에 마련한 메인행사장의 무대에서는, 사람들이 함께 박수와 함성을 지르며 즐기는 각종 행사가 펼쳐지고 있다.

 

 

 

아름다운 테마화단, 정말 일품이네

 

수원천의 튤립축제 구간에는 열린공연무대 및 19개의 체험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튤립을 소재로 한 화단은 모두 5개의 테마화단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통원, 전통원, 춘화원, 춘풍원, 상상원으로 꾸며져 있다.

 

열린무대에서는 지역청소년들의 어울림마당, 튤립노래자랑 등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많은 행사들이 준비되어 있다. 체험부스에서는 버들피리 만들어 불기, 곤충체험 등이 있으며, 그 중 가장 인기를 끈 것은 경기리포트에서 운영한 표지사진 만들어주기였다.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직접 표지모델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김모씨(여, 48세. 권선구 세류동 거주)는

 

“비가 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주었다는 것이 고맙다. 이곳 세류동에 사는 사람으로서 무척 자랑스럽다. 도심 한 복판을 흐르는 수원천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며 출력이 된 사진을 집에 가서 액자에 넣어 간직하겠다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물과 함께 즐기는 튤립축제

 

마침 이날 튤립축제는 수원천이 생태환경하천으로 복원이 된 것을 기념하는 축제로, 수원천의 여러 곳에서 함께 축제가 이루어졌다. 지동 남수문 일대에서 펼쳐진 능수벚꽃축제와 수원천 복원을 기념하는 수원천축제 등과 함께 어우러진 축제였다. 20~22일은 수원의 한 목판을 가로지르는 수원천이 온통 축제의 장으로 흥청거렸다.

 

마침 비가 내려 물이 불어 난 수원천은 물이 조금 탁해지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게 들릴 정도로 양이 불어났다. 수원천의 흐르는 물에는 꽃배가 뜨고, 어미 학이 새끼와 함께 물고기를 잡는가 하면, 아이들이 닭싸움을 즐기는 등이 뜨기도 했다. 그 아래쪽으로는 물속에 오색천을 늘인 솟대가 서 있고, 한편에선 바람개비가 부는 바람에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있다.

 

 

 

많은 꽃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붙들어 놓아, 발길을 돌리지 못하게 하는 곳. 수원천의 튤립축제장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튤립축제라고 하여서 그냥 꽃구경이나 하는 것인지 알았습니다. 새롭게 탈바꿈을 한 수원천을 따라 걸으면서 이렇게 다양한 것을 구경할 수 있어 즐겁습니다. 너무 호화롭지 않은 축제이기에 좋고, 걸으면서 많은 것을 즐길 수 있어 더욱 좋습니다. 앞으로 이 튤립축제는 꼭 전국적으로 유명한 축제가 될 것이란 생각입니다.”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찾아왔다는 강모씨(남, 49세. 서울 은평구 거주)는 아이들과 함께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옥에 티가 아쉬워

 

어느 곳을 가든지, 아무리 좋은 축제라도 옥에 티는 있는 법. 튤립축제는 이런 점만 보완한다면 그 어느 축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튤립을 조성한 화단 위편에 있는 꽃들이 급하게 심은 표가 난다는 것이다. 일부 시들기도 하고 풀이 죽은 꽃들이 튤립의 아름다움을 오히려 반감시키고 있다.

 

관람객들은 체험부스의 동선의 거리가 너무 멀어, 행사장이 집약되지 못했다는 것도 지적을 한다. 행사장의 길이에 비해 체험부스의 양이 적다는 것이다. 어느 축제장이든 축제가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즐길 수 있는 동선의 길이가 짧아야 하는데, 앞으로 그런 점에도 유념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즐긴 수원천 튤립축제. 몇 가지의 문제점만 보완한다면, 전국 어느 축제보다도 아름다운 축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갯배를 타고 유천을 건너는 사람들의 표정이 한없이 행복해 보이는 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튤립을 닮았다는 생각이다.

“참 굿판 한번 후련하다. 한바탕 뛰고 났더니 가슴에 케케묵어 뭉친 덩어리가 시원하게 뚫려버렸네”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얼마나 신이 나게 뛰었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참 그리고 보면 이런 굿판을 잊은 지가 참으로 오래되었다. 방송을 하면서부터 찾아들어간 굿판. 전국을 다니면서 정말 오랫동안 굿판에서 생활을 했다. 웬만한 굿판은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이다. 그래도 내노라하는 굿판은 빠트리질 않았으니 말이다.

 

흔히 우스갯말로 ‘굿’은 ‘good' 이라고 한다. 좋다는 뜻이다. 그 굿이 좋지가 않았다면 지금까지 그 오랜 시간을 존속이 되어 왔을리가 없지 않을까? 혹자는 우리 굿을 종교적으로 박해를 하기도 한다. ’미신‘이나 ’혹세무민‘이라는 것이다.

 

 

일제의 잔재를 이용하는 인간들

 

종교란 각자의 심성대로 가는 것이다. 어떤 종교를 선택하든지 그것은 각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자신이 믿는 종교가 아니라고 해서 폄하하거나 박해를 할 필요는 없다. 알고 보면 우리 굿은 참 많은 시대를 박해를 받았다. 제정일치 사회에서는 그들이 바로 하늘을 위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위치가 아니었던가.

 

그런 그들의 위치가 이 땅 밖에서 유입된 종교로 인해 수없이 많은 고난을 당했다. 고려 때와 조선조 때는 도성 밖으로 축출되기를 여러 번 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한 것이 바로 우리네의 굿이다. 일제 때는 ‘미신’이라는 용어를 써서, 우리 굿을 박해했다. 굿은 일개인의 치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마을굿도 있고 나라굿도 있었다.

 

 

 

일제는 1920년대에 문화말살 정책을 펴면서 수많은 우리 마을의 제당을 없애버렸다. 그리고 근대에 들어서는 ‘새마을 운동’을 한다고, 많은 마을의 제장들이 훼손이 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민족의 마음속에는 끈끈하게 굿이 자리하고 있다. 굿은 곧 ‘좋은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속풀이 굿, 이것이 정말 굿이다.

 

2012년 3월 28일(수). 수원시 팔달구 지동 271-124번지에서는 ‘고성주의 봄맞이 진적굿’이 열렸다. 진적이란 자신이 모시고 있는 신령들을 위하는 굿이다. 대개는 1년에 한 번이나 3년에 한 번을 하지만, 고성주는 일 년에 봄, 가을 두 차례씩을 한다. 봄에는 ‘꽃맞이 굿’으로 가을에는 ‘단풍맞이 굿’으로 행한다.

 

 

고성주의 맞이굿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벌써 이 맞이굿은 오래전에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방송이 되기도 했다. 며칠 전부터 준비를 해온 맞이굿은, 28일 아침 일찍부터 집안에 웃음소리와 음악으로 넘쳐났다. 피리, 대금, 해금의 악기소리와 장고, 징, 바라 등의 타악기들이 조화를 이루면서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이 맞이굿의 하이라이트는 텃대감을 놀 때이다. 아마 이런 굿은 전국 어딜 가도 볼 수가 없다. 마당에는 돼지족발과 떡시루, 그리고 막걸리를 한 동이 갖다 놓았다. 그 앞에는 종이를 태워 물에 풀어 놓는다. 검뎅이다. 이 집 텃대감 놀이에서는 모두가 서로 얼굴에 검뎅칠을 한다. 그리고 서로 쳐다보고는 웃어댄다.

 

 

 

수양부리들도 다 대감이 되는 굿판

 

이집의 텃대감을 놀릴 때는 희한한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모두가 다 남쾌자 하나씩을 걸치고 나온다. 모두가 다 대감쾌자를 하나씩 입고 있다. 이 집의 맞이굿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굿을 주관하는 무녀의 인도에 따라 집을 한 바퀴 돌아서 지하실로 내려간다. 지하실은 평소에 고성주가 제자들을 가르치는 연습실이다.

 

이 지하 연습실로 들어간 일행들은 온통 난리를 친다. 소리 지르고 춤추고, 징과 바라, 잘고 장단에 맞추어 너 나 할 것 없이 온통 뛰어논다. 과거 우리네 맞이굿인 부여의 영고, 예의 무천, 고구려의 동맹 등에서 ‘답지저앙’을 하고 ‘수족상응’을 했다는 것이 바로 이런 형태가 아니었을까?

 

 

이렇게 뛰고 났는데 어찌 속풀이가 안 되었을까? 전안으로 들어온 일행들의 얼굴이 벌겋게 상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다. 모두가 한 마디씩 한다. 한 마디로 잘 놀았다는 것이다.

 

“올 일 년도 이렇게 시원하게 속풀이를 했으니 잘 될 것 같네요. 그저 굿판에서 이런 재미가 없으면 무슨 재미로 굿판에 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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