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는 요즈음 상용화 되어있는 추세이다. 어딜 가나 위층으로 이동을 하려고 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을 한다. 그런데 이 에스컬레이터로 인해 봉변을 당한 사람이 있다. 이 분 아마 앞으로 에스컬레이터를 보면, 피하고 싶을 것이다. 명절 연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죄 없이 봉변을 당했으니.

문제는 경사가 급한 에스컬레이터에 짧은 치마를 입고 올라 탄 여자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남이야 짧은 치마를 입거나 말거나 상관할 일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일어나면 정말 황당할 듯하다.

- 사진은 내용과 관계가 없습니다. 뉴시스 이미지 사진을 인터넷 검색으로 빌려왔습니다.

경사 급한 기차역 에스컬레이터

기차를 타본 사람들은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려고 하면 대개 에스컬레이터로 이동을 한다. 그런데 그 에스컬레이터의 경사가 보통 급한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대형 쇼핑물의 에스컬레이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좁은 공간을 이용하다보니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자칫 연세가 드신 분들이나 아이들에게는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을 정도로 경사가 급하다.

그리고 승강장에서 이층 출구 이동통로로 올라가는 높이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높이는 높고 경사는 급하고, 아래쪽에서 고개라도 들라치면 정말 눈을 어디다가 두어야할지 모를 때가 있다. 더구나 요즘 짧은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이, 멀찍이 앞서서 올라가고 있다면 그야말로 난감하다.

죄 없이 봉변을 당한 남자 어찌하오리까?

누가 잘못을 한 것일까? 추석연휴라 기차역에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는데, 갑자기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난다. 무슨 일인가 하고 가보니, 젊은 남자가 또 다른 남자의 멱살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유를 듣고 보니 참 가관이란 생각이다. 이 멱살을 잡은 남자 오히려 창피한 줄을 알아야 할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경사가 급한 에스컬레이터 밑에 서 있던 남자가 우연히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젊은 남녀가 있었는데, 아마 여자가 앞에 섰던 것같다. 그런데 이 남자가 위를 올려다보는 순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여자와 눈이 딱 마주쳤다고 한다.

그 순간 남자는 아무 생각없이 고개를 돌렸는데, 승강장으로 내려 온 여자의 일행인 남자가 다짜고짜 멱살을 잡고 치한으로 몰고 간 것. 남자는 우연히 위를 보았을 뿐이라고 하고, 여자는 한참을 쳐다보았다고 하고. 그러고 보니 이 여성분 치마가 유난히 짧다. 아마 아래서 올려다보았다면 속옷이 보일 정도 였으니.

과연 누구의 잘못일까? 그것이 궁금하다.

참 남의 일에 참견을 할 수 없어, 그냥 보고 있었지만. 이럴 경우 누구의 잘못일까? 에스컬레이터를 경사가 급하게 만든 철도공사의 잘못일까? 아니면 짧은 치마를 입고 높은 곳에서 앞장 서 내려 온 여자의 잘못일까? 그런 여자를 뒤에 세우지 않고 앞에 세운 남자의 잘못일까? 그도 아니면 위를 올려다 본 남자의 잘못일까?

그러나 여자친구가 그렇게 짧은 옷을 입었는데도, 비탈진 에스컬레이터 앞에 세우고 내려온 이 남자야말로 제일먼저 비난을 받아야할 사람이다. 위를 보았다고 무엇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부터 반성을 해야할 듯. 심하게 짧은치마를 입고 경사가 급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시는 여성분들. 그냥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 애매한 사람 잡지마시고. 요즈음 신 풍속도인 에스컬레이터, 알고보니 흉물이었네.

남원 선원문화관 안에 있는 '갤러리 선'에서는 곤총생태전인 '장수풍댕이의 일생'전이 열리고 있다. 개관을 한 후 꾸준히 기획전을 열고 있는 갤러리 선에서는, 이번에는 아이들을 위한 전시로 곤총들에 관한 것들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이 전시에는 말레이시아 등에서 채취한 각종 곤충들의 표본과 함께, 그림으로 보여주는 곤충들의 일생들이 소개되어 진다. 또한 장수풍댕이 등이 알에서 부터 부화되어 성충이 되는 모습을 실제로 볼 수가 있기도 하다. 연휴동안 아이들의 발길이 잦았던 전시는, 9월 25일까지 계속되며 장수풍댕이를 구입도 할 수 있다.












아침에 전시장으로 내려가 전시되어 있는 살아있는 풍댕이를 찍었습니다. 유리 상자안에 있어 잘 나오질 않았네요. 아이폰의 한계를 느끼는. 밖에는 풍댕이에 얼굴 내밀고 사진을 찍는 곳도 있습니다.

 



흔히 블로그를 운영하는 블로거들이 가끔 질문을 하기도 한다. 온누리님은 글을 써도 베스트에 걸리지도 않고, 조회수도, 추천수도 높지 않은데 그렇게 순위를 버티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솔직히 블로거 짓 7년차 정도되면 산전수전 다 격었다고 보아야한다. 나도 인간인데 그런 것에 어찌 연연하지 않을 수가 있었을까? 나 역시 그런 것에 과민반응을 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참 대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내가 남들처럼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날마다 수만명이 찾아오는 블로그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매일 올리는 글마다 빨간 마크를 다는 것도 아니다. 한 마디로 나도 내가 이렇게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의아스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하고 나름대로 판단을 한다면 아마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한다.


주제를 정해라


난 스스로 '문화블로거'임을 강조한다. 주로 문화재를 답사하고 글을 올린다. 그 글은 현장성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데 조금 가산점을 주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한다. 또한 주제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문화면'에 글이 오르게 된다, 그런 것이 쌓이는 것인가보다. 하기에 이런 질문을 하는 블로거들에게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글을 쓰라'고 권유를 하고 싶다.

일례로 글을 문화면에 보내지 않고 딴 곳으로 보낸 글이(물론 문화적인 글도 아니다) 하루에 다음 메인에 걸리는 바람에 조회수 6만 명을 상회하고, 추천수가 600을 넘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순위는 10계단이나 떨어지는 이해안되는 일이 벌어진 적도 있다. 이런 것을 보아도 주제를 정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끈기를 갖고 글을 써라


난 하루에 한 개 이상의 글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아주 많이 바쁘다고 해도 미리 송고를 해 놓는다. 많이 쓸 때는 주제에 맞는 글을 두 개씩 쓸 때가 많다.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것이 가산점을 받는 듯하다. 난 알고리즘이나 어떤 열린편집이나 그런 것에 대해서는 아예 무관심하다. 솔직히 관심을 가질 이유도 없고, 그러고 싶지가 않다. 내가 좋아하는 답사를 하고 그것에 대한 글을 정리해 올리는 것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난 추천도 높지 않고, 조회수도 적다. 15일동안 베스트 하나가 없다. 그런데도 순위가 오른다. 그것은 꾸준히 한 주제로 글을 쓰기 때문이다.

또 베스트나 조회수, 혹은 추천수와도 무관하단 생각이다. 예를 들어 9월 1일에 내 순위는 103였다. 하루에 두 개씩 꾸준히 글을 썼다. 9월 들어 그 많은 글들이 베스트에 걸린 것은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하루에 한 단계씩 꾸준히 올라 오늘 89에 있다. 결국 꾸준한 글 쓰기가 점수를 얻었다는 결론이다.

순위에 연연하지 말아라


누구나 다 순위가 높아지면 좋다고 한다. 나 역시 순위가 앞에 있으면 기분 나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다음뷰 나름의 정해진 룰이 있다면 그도 따라야 한다. 그 룰을 이렇고 저렇고 할 이유가 없다. 내가 좋아서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를 하기 위해서라면 순위에 연연하지 말기를 바란다. 자칫 그런 순위경쟁으로 인해 상처를 받게되고, 그 다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글쓰기를 소홀히 대하게 된다.


파워블로거들의 글을 보고 배워라

파워블로거한 블러거들. 그 명성은 하루 아침에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물론 요즘 다음 뷰의 흐름이 연예나 연애 등에 중점적으로 많은 글을 올려주고는 있지만, 그도 시류의 흐름이다. 자신이 꿋꿋하게 글을 써 간다고 하면, 언제간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되고, 그 때부터 파워블로거에 도전을 하면 된다. 파워블로거,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생각이다. 그들은 남들보다 더 많은 오력을 한다는 것을 기억해두자.

(말미) 나도 조회수 적고, 추천수 적고, 베스트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글을 써 간다면, 언제가는 나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블로그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부터 주제를 정하고, 꾸준히 글을 쓰고, 그리고 좋은 블러거들에게 배우는 마음을 가져보자.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는 것을 알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을 걷다(6) - 서남암문과 용도

‘화성(華城)’, 보면 볼수록 아름답고, 알면 알수록 대단한 성이다. 어느 한 곳도 화성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어떻게 이렇게 완벽한 성을 축조할 수 있었는지, 그저 혀를 내두를 판이다. 사람들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칭찬하면서 ‘우리나라의 성은 성이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난 그 사람들에게 한 마디로 이렇게 묻는다. “성을 제대로 알기는 하는가?”라고.

중국과 수도 없이 많은 국경에서의 전쟁을 한 고구려. 그 고구려에 왜 그 수십만의 수나라나 당나라 군사들이 형편없이 패하고 돌아갔을까? 그것은 바로 고구려의 성이 그만큼 싸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축조가 되었기 때문이다. 화성은 그런 각 시대의 성곽에서 좋은 점만 모아서 축조가 된 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것이 바로 화성의 모습이다.


산으로 오르는 적군이 다시 놀라다

화성은 4대문으로 공격을 하거나, 성벽으로 공격을 하기에는 어렵다. 어디라도 비빌 언덕이 없기 때문이다. 성 주위를 맴돌던 적은 한 곳의 빈틈을 발견하게 된다. 성벽보다 더 높은 팔달산의 남쪽 능선이다. 그곳으로 오르면 성 안으로 총과 활을 쏘고 불을 날릴 수가 있을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적은 팔달산의 남쪽 능선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성벽에 가까이 접근하면 여지없이 성안에서 날아오는 총탄과 화살에 맞아죽기가 일쑤다. 그래서 일부러 팔달문에서 멀리 떨어진 쪽을 향해 팔달산의 능선을 향해 오른다. 쉴 새 없이 적들은 능선을 향해 올랐다. 나무숲을 이리저리 피해가며 오른 능선.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고함소리와 함께 수많은 총알과 화살이 날아온다.



서남암문의 위에 놓인 포사(위)와 용도에서 바라 본 암문, 그리고 암문으로 오르는 성벽과(붉은 선) 용도가 놓인 산등성이(노랑색 선)

고개를 숙이고 능선을 향해 치닫던 적들이 놀라 황급히 고개를 들어본다. 놀랍게도 그 능선을 따라 또 다른 성벽이 있다. 바로 서남암문에서 길을 따라 화양루까지 가는 '용도(甬道)'가 있었던 것이다. 용도란 말 그대로 길을 따라 양편으로 담을 쌓은 것을 말한다. 팔달산의 반을 갈라 쌓은 성 끝자락에는 이 용도가 있어, 남부 능선으로 올라오는 적을 막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용도와 서남암문, 그리고 서남각루

팔달문에서 성벽을 따라 남부 능선으로 오르면 그 정상부에 서남암문이 있다. 이 서남암문 위에는 주변을 경계하는 ‘서남포사(西南舖舍)’가 자리한다. 한 칸으로 지어진 이 포사에서는 주변 경계는 물론, 성 밖의 위험을 알리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적이 공격을 하면 깃발을 이용하거나, 포를 쏘아 신호를 했다. 이 포사는 항시 장병들이 기거를 하기 때문에, 온돌로 꾸미고 사면을 판문으로 막았다.



포사 아래 문이 바로 서남암문이다. 이곳은 안과 밖으로 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인 성가퀴를 설치하였으며, 화성의 암문 중 유일하게 포사가 설치가 된 곳이다. 암문을 빠져나가면 능선을 따라 양편으로 성벽을 쌓고 여장을 올린 용도가 나타난다. 이 용도는 능선의 끝까지 나 있으며, 그 끝에는 ‘서남각루’인 화양루가 설치되어 있다.

준 지휘소인 각루

용도 끝에 자리한 각루는 준 지휘소이자, 군사들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서남각루가 서 있는 곳은 능선의 끝이자, 용도의 끝이 된다. 이곳에서 양편으로 돌출된 성벽은 양편 모두가 치의 역할을 하고 있어, 용도동치와 용도서치와 함께 적을 공격하기에 용이하게 축성이 되었다. 오죽하면 유네스코에서 18세기 동, 서양을 통 털어 가장 완벽한 군사시설이라고 화성을 극찬하였겠는가?



용도 끝에 자리하고 있는 서남각루. 서남각루는 화양루라고 부른다. 각루의 양편 끝에도 둘출이 되어 치와 같은 기능을 갖고 있다.

서남각루는 한편은 바닥이 돌로 되어있고, 한편은 장초석을 놓고 기둥을 올려 마루를 놓았다. 언제나 이곳에서 군사들이 주변감시를 하면서 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팔달산 남쪽 능선에 올라 성안을 공격하겠다고 죽자 사자 능선으로 오른 적군들. 그들은 능선에 버티고 있는 용도로 인해, 또 한 번의 쓰라린 패배를 경험하게 된다.

모처럼 연휴를 맞이하여 쉬고 있는 차에, TV를 통해서 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나는 가수다의 트로트 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프로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들었다. 원래 TV를 잘 보지 않는 사람이고, 더구나 연예, 오락, 드라마 등 하고는 담을 쌓고 사는지라, 그냥 채널을 돌릴까 하다가 한 번 보자고 생각을 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45년이란 긴 세월을 무대에서 살아 온 남진이라는 가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무대였다. 무대에서 보이는 여유는 딴 가수들이 긴장을 하는 것과는 달랐다. 심수봉의 ‘비나리’를 돈스파이크가 편곡을 맡아 이국적인 냄새를 풍기는 곡으로 바꾸어 놓았는데,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무대였다.

심수봉의 '비나리;를 부르는 남진.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서 후배들과 한 무대에 올라 연륜이 묻어나는 무대 매너를 보여주었다. (사진은 인터넷 자료) 

7명 모두가 일등인 ‘나는 트로트 가수다’

‘나는 가수다’와는 달리 1등만을 뽑는 무대였다. 경쟁을 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최선을 다해 나름대로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러나 무대에 임하는 가수들의 자세는, 나는 가수다를 능가하는 열정이 있었다. 트로트계를 대표한다는 하는 7명의 가수들은, 모두 편곡을 한 곡을 들고나와 나름대로의 독특한 맛을 보여주었다.

순서를 추천하였는데 앞으로 남자 4명이 먼저 노래를 하고, 뒤로 여자 3명이 이어서 부르는 바람에 더욱 긴장이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거기다가 가장 막내인 박현빈이 처음으로 무대에 올라, 그 긴장은 더했을 것이다. 박현빈은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을 불렀다. 젊고 패기가 넘치던 무대에서 선배의 노래를 편곡을 해서 부른다는 것이 부담도 되었을 텐데, 무리없이 소화를 해냈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 무대에 오른 태진아는 고(故)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를 열창했다. 늘 밝고 웃음이 가시지 않는 모습을 보아왔는데, 이름 모를 소녀를 잘 소화해 낼까 염려가 되었지만, 독특한 창법으로 쏟아내는 듯한 절규를 터트렸다. 아마도 아쟁과 가야금의 완벽한 조화가 더욱 이채를 띠었던 것 같다.

노력한 만큼 즐거운 무대

세 번째로 무대에 오른 설운도는 박인수-이동원의 ‘향수’를 불렀다. 정장차림을 고수하는 설운도는 찢어진 바지를 입고나오는 파격적인 변신을 했다. 성악가와 함께 하는 향수는 설운도에게는 맞지 않는 노래일 듯 했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다만 맨 마지막 고음처리에서 조금은 불안한 듯한 것이 흠이랄까?

그리고 가수왕을 몇 번이나 차지한 남진의 무대였다. ‘명불허전’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애잔한 심수봉의 노래 ‘비나리’가 새로운 형태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여유와 관록이 묻어나는 무대매너. 괜히 남진이 아니었다. 딴 가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음을 토해내었다면, 남진은 어구시틱 기타에 맞추어 폐부 깊숙한 곳에서 울려나오는 공명통이었다. 듣는 사람의 마음도 함께 흔들 수 있는 그런 남진의 노래, 젊은 후배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것도 그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파격적인 변신은 놀랍고도 즐거워

남자가수들의 차례가 끝나고 제일먼저 문희옥이 무대에 올랐다. 문희옥은 ‘노바디’를 새롭게 편곡을 해 무대에 올렸으며, 방청색에서는 환호가 터져나왔다. 트로트 가수가 노바디를, 그것도 춤을 추면서 불렀기 때문이다. 가히 파격적인 변신이었다.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모니터 화면을 통해 그것을 보는 동료가수들까지도 놀랄 정도의 변신이었다.

사회를 맡아 진행을 하던 장윤정은 부활의 ‘네버 앤딩 스토리’를 불렀다. 트로트 창법과는 전혀 다른 창법을 어떻게 표현을 할지가 궁금했다. 본인도 그런 걱정을 하고 있었다. 음이 길어지면 떠림현상이 나타나는 트로트 창법으로 돌아간다고. 하지만 격정의 무대였다. 너무나 격한 감정이 격해서인가, 중간에 약간은 심한 요성음이 흠이라면 흠이다.

7명 중에 가장 오랜 시간을 기다리다 무대에 오른 김수희. 임재범의 ‘너를 위해’로 무대에 올랐다. 저음 아쟁의 굵직한 소리를 깔고 노래가 시작한다. 처음에는 음악소리에 묻혀 조금은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하지만 김수희 특유의 터져 나오는 창법으로 그 모든 것을 감싸 안는다. 마지막에는 감정에 지나치게 몰입을 한 탓인지, 눈물이 맺히는 듯하다.

7명 전원에게 봉투가 돌아갔다. 그 중 함 명만이 ‘1등’이라는 글이 써있고, 나머지 사람들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쓴 종이가 들어있다. 하지만 공연을 마치고나서 알 만한 사람들은 누가 1등을 할 것인지를 이미 다 알고 있었을 것이다. 요즈음 아이돌 가수 같지 않은 트로트 가수들이다. 무대에서 십수 년을 살아온 사람들이다. 누구에게 1등을 주어야할지 먼저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1위를 차지한 남진은 ‘후배들 앞에서 부끄럽다’며 ‘더 열심히 하라는 말로 알겠다’며 겸손하게 소감을 전했다. 후배들도 자랑스런 선배에게 박수로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나는 트로트 가수다’의 무대에 오른 7명 모두가 일등인 무대였다. 그리고 이런 무대가 앞으로 더 많이 이루어져, 진정한 가수가 무엇인지를 사람들이 알아야한다. 정말 노래가 무엇인지를 알려준 무대. ‘나는 트로트 가수다’에 출연한 7명 모두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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