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지원청은 국가의 교육정책 및 경기교육정책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나가는, 교육행정의 최전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또한 경기도교육청의 핵심사업인 혁신학교의 일반화를 실현해야 할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이며, 화성시와 오산시 권역의 156개 유 고의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기구이다. 이와 같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화성오산교육지역청의 구교열교육장을 326일 오전, 교육장 집무실에서 만나보았다.

 

화성시와 오산시는 농어촌과 도시의 복합형 지역으로, 도시와 농어촌의 지역적 특성을 모두 고려한 교육정책을 펼쳐 나가야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교육지원청의 역할도 다른 지역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이러한 지역특색에 맞는 교육을 구현해나가기 위하여, 저희 교육지원청에서는 창의지성교육과 배움중심의 수업 활성화, 소통 나눔 배려의 인권친화적 학교문화 조성, 그리고 각 주체의 의사가 반영되는 민주적인 학교 운영, 학교 교육력 향상을 위한 단위학교 자율평가제 활성화를 교육정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처음의 대화부터 많은 일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서는 화성시와 오산시의 협력사업인, 화성창의지성모델학교, 오산혁신교육지구 사업 등으로 화성시와 오산시의 교육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3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의 교육정책

 

2013년도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행복한 학교, 공감하는 화성오산교육을 비전으로 창의지성을 갖춘 민주시민 육성을 교육지표로 정하였다. 이에 따른 6대 중점정책으로 첫째, 창의지성교육으로 미래형 학력 향상, 둘째, 혁신교육 지원을 통한 공교육 강화, 셋째, 교육공동체가 만족하는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 넷째, 배려나눔의 생활문화로 민주시민 육성, 다섯째, 학교 책임교육으로 사교육비 부담 경감, 여섯째, 참여와 소통으로 새로운 학교문화 창달로 정하였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156개의 학교에서는, 5대 혁신과제인 수업혁신 교실혁신 학교혁신 행정혁신 제도혁신을 실현한다는 것.

 

저희 화성, 오산 관내 유초중고 156개교의 혁신학교 일반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교육지원청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화성시와 오산시 교육의 가장 큰 자랑은, 관내에 근무하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있다고 봅니다. 이곳은 예전부터 경기도 어느 지역보다 유능한 선생님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지역입니다. 이러한 인적자원과 화성시와 오산시의 풍부한 재정지원을 활용하여, 모든 학교의 혁신학교화를 실현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혁신학교 일반화를 위하여, 관내 7개의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한 혁신클러스터 구축, CUSI 컨설팅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컨설팅 시스템의 개발, 모든 학교의 창의지성교육과정 운영, 관내 교원들의 전문적 학습 공동체 운영 활성화, 화성오산 교육공동체의 민주적 자치공동체의 활성화, 평화인권이 살아있는 학교문화 정착에 박차를 가한다는 것.

 

 

화성시와 오산시 학생들을 위한 인재육성방안

 

우리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관내의 122,448명의 학생들을 위하여, ‘행복한 교육 드리미라는 타이틀을 바탕으로 ()()교육을 펼칠 것입니다. 이는 융합형 인재 육성 프로젝트인 인문학과 과학의 따뜻한 만남, Oh! 만족 통섭형 체험교육과 '희망찾기' 교육기부 릴레이, 관이 함께하는 파트너십제운영, 맞춤형 ART(ArtRenaissanceTechnology) 로드 구축지원, 재능기부 인력풀 제공을 통한 학교자원봉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만족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모두가 만족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하여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화성시와 오산시가 화성오산 교육을 위하여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력 교육사업을 운영한다는 것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 오산혁신교육지구로 특화작업

 

화성창의지성교육도시를 살펴보면 경기도교육청과 화성시가 지난 2012년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화성오산교육청과 화성시가 진행하고 있는 화성지역 창의지성교육도시 구축사업이 2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저희는 화성과 오산을 각각 창의지성교육도시와, 혁신교욱지구로 구분하여 특화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화성의 창의지성교육도시 사업은 학생들로 하여금 경쟁이 아닌 상호협력과 참여 속에서 비판적사고 및 창의력을 배양하는 것을 근본 취지로 하고 있으며, 화성시 관내 학교 중 도시형 12개교를 농어촌형모델지구로 선정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2013년의 창의지성사업 운영은 그간의 각종 사업을 더욱 깊이 있게 확산시키며, 화성 창의지성교육이 화성시 전체에 골고루 지원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화성시 전체를 창의지성교육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모델학교 수를 42개교로 대폭 확대하였으며, 중고등학교와의 점진적인 연계를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오산혁신교육지구2011년 경기도교육청과 오산시가 협력하여, 배움중심의 창의지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이다. 행복한 학교 문화 창출을 위한 공동의 목표 지향점을 필두로, 각 지역별 MOU를 체결하여 구축된 지역 교육 거버넌스를 의미한다.

 

지역 교육 거버넌스는 사업주체이자 업무협약의 당사자인 경기도교육청과 오산시 뿐만 아니라,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내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사회 단체 또는 일반시민 모두가 교육의 주체로서, 혁신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소통하여 새롭고 창의적인 공교육의 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한 혁신교육사업이다.

 

“2013년 운영사항은 16개 세부사업의 집결판이라고 볼 수 있는 물향기학교 운영사업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물향기학교는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의 지향점을 근거로 한 오산의 혁신학교 브랜드로서, 1. 자율 경영 체제 구축 2. 창의지성 교육과정 3. 민주적 자치 공동체 형성 4. 전문적 학습 공동체형성을 주요내용으로 합니다. 이로써, 학교 관리자 및 교직원 연수프로그램 운영, 창의지성 교육의 발현을 위한 교육과정 운영 프로그램 지원과, 집단 지성을 발현하고 자치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학생 동아리 및 교사 교과 연구회를 지원합니다. 오산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업무협약에 의해 2015년까지 운영될 예정입니다.

 

학교폭력 걱정없어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존중배려나눔의 정신으로 학생 간, 교사학생 간 평화 친화적 학교문화 조성, 평화인권교육의 강화로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또한 화성동부경찰서, 화성서부경찰서와 19개 파출소 또는 지구대 경찰과 함께하는, 생활인권지도 협약체결로 학교폭력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학교폭력으로 인해 아이들의 학적부에 기재를 하는 것에 대한 견해를 묻자. 아이들의 폭력성향을 경과에 따라 1~9등급으로 구분하고, 1~5등급은 기재를 보류하였다가 차후 상태를 보아서 결정하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6~9등급이라고 해도 일정기간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무조건 학적부에 기재를 한다면 5년이라는 기간 중에 아이들이 변화가 될 수도 있는데, 아이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로 아이들이 사회에 나아가 학적부의 기재로 인해 불이익을 당한다고 하면, 올바른 교육의 이념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교육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지, 아이들을 옥죄이는 것은 아니니까요

 

구교열 교육장은 학생, 학부모, 선생님 모두가 행복을 느끼는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제일 큰 과제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혁신학교 일반화를 실현하여, 화성시와 오산시의 학부모님들과 학생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 웃음이 넘쳐나는 학교로 만들겠다는 것.

 

화성시와 오산시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재임 중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하는 구교열 교육장. “우리 교육장님이 부임하시고 나서, 정말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학교에 활기가 생겼어요.” 그 한 마디가 많은 노력을 하는 구교열 교육장의 노고에 대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화장실을 홍보하는 여인, 이연숙팀장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186-3에 소재한 해우재. ‘근심을 푼다라는 뜻을 가진 해우소에서 이름을 딴 해우재는,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집이었다. 20071111일 완공된 해우재는, 2009년 유족들이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의 유지에 따라 수원시에 기증하였다. 2010년 수원시는 해우재를 화장실 문화전시관으로 전환하였고, 지난 해 화장실 문화공원으로 개장한 바 있다. 327일 해우재를 찾아 화장실을 홍보하는 여인이연숙 팀장을 만났다.

 

사람들이 저희 해우재에 들리시면 먼저 웃기부터 하십니다. 입구에 있는 응가하는 소년을 보고요. 그리고 해우재 안으로 들어오면 더 많은 웃음을 웃죠. 어머니들은 조형물에 아이를 먼저 올려 보내려고 다투기도 하십니다. 정말 재미있는 일이죠.”

 

 

() 미스터 토일렛 심재덕 기념사업회의 기회홍보팀장을 맡고 있는 이연숙(, 38) 팀장의 말이다. 이연숙 팀장은 20101030일 해우재가 처음으로 개관을 할 때, 해우재에 서 지금의 홍보팀장의 자리로 함께했다. 이연숙 팀장이 하는 일은 전시운영과 행사기획, 홍보 등이다. 그리고 관람객들이 단체로 들어오면 친절하게 안내도 맡아한다.

 

안내를 하는 방법도 색달라

 

이연숙 팀장이 안내를 하는 데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고 한다. 일반인들하고 기업이나 공무원들이 단체로 왔을 때, 판에 박은 설명을 하면 안 된다는 것.

 

저는 일반인들이나 아이들이 오면 걸리버 여행기를 보았느냐고 먼저 물어보죠. 그리고 걸리버 여행기의 거인나라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변기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모두 신기해하죠.”

 

이연숙 팀장의 안내를 받은 사람들은 상대에 맞추어 안내를 하기 때문에 지루하지가 않아서 좋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상대방의 눈높이를 맞춘 안내라는 것. 기업이나 공무원들이 단체로 방문을 할 때면 화장실 문화운동의 메카 해우재를 찾아주셔서 고맙다. 여러분들은 지금 세계 최초의 화장실을 소재로 한 문화공간을 둘러보고 계시다.’ 등의 이야기를 한다고.

 

자신이 근무하는 해우재에 대한 사랑도 남다르다. 그리고 이곳에서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부심도 대단하다.

 

 

많은 행사를 계획하고 있어

 

그동안 어떤 행사를 했느냐고 묻자. 지난 해 개관 2년을 맞아 유치부와 초등부의 ''을 주제로 한 그림대회를 열어, 그 중에 수상작들을 전시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20여명의 해우재 어린이기자단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에게 해우재 어린이 기자증과 볼펜 등을 줍니다. 이번에는 기자수첩도 준비했어요. 어린이 기자들이 공중화장실 등을 다니면서 나름대로 느낀 점을 기사로 올리고는 하죠. 그런 것이 깨끗한 화장실 가꾸기에 많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올해는 54일에 제 3기 해우재 어린이기자단의 발대식을 가질 예정이란다. 올해는 수원관내의 100여 개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5~6학년의 학생 중에서 신청을 받아, 25명 정도를 기자로 임명할 예정이란다. 55일에는 작음악회 등 어린이 날 행사를 갖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내년에는 심재덕 전 수원시장님이 타계를 하신지 5년입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매년 114일에 하던 시장님의 추모식을 좀 큰 행사로 할 생각입니다. 음악회와 화장실에 대한 학술대회도 열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미정이지만 화성박물관을 이용한 특별전도 열어볼까 합니다.”

 

아직 2% 부족한 문화공간, 더 많은 것이 필요해

 

아직은 화장실문화공원 해우재가 조금은 부족한 듯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해우재 안이 비좁아, 아이들이 마음대로 뛰어놀 수가 없어서 답답해한다고 한다.

 

문화센터가 꼭 필요한 것도 바로 그러 이유에서죠. 저희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게 합니다. 그저 뛰고, 웃고, 즐기다가 보면 저절로 공부가 되는 것이죠. 그리고 배변에 대해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험을 하면서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 좋은 공부가 되죠. 교육을 위한 체험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센터가 생기게 되면 많은 곳에서 벤치마킹을 하러 올 테고, 그러다가 보면 해우재가 관광과 교육, 연구, 산업 등으로 저절로 연계가 될 것이라고 한다.

 

해우재는 변기처럼 생긴 조형물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보아야 그렇게 보이죠. 지금은 해우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는 합니다. 해우재 곁에 전망대처럼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있는 조형물을 하나 세웠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런 지적을 하시죠.”

 

사람들에게 해우재를 더 많이 알리고 싶어 하는 이연숙 팀장. 아마도 끝없는 발전을 위한 욕심이 있어, 이곳에서 근무하기를 정말 잘했다고 생각을 하는가 보다. 화장실을 홍보하는 여인 이연숙 팀장. 그녀가 있어 해우재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즐겁단다.

43년 동안 쇠를 다루면 산 정대봉 대장장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시장은 요즈음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바로 곁에는 이름이 없어 무명시장이라고 호탕하게 웃는 장사꾼이 있는 시장이 있다. 점포라야 한 30여 곳. 그 중에는 문을 닫은 지가 오래인 상점도 있다. 지동시장에서 남수문 곁으로 터진 성 밑을 지나게 되면 만나게 되는 골목시장. 이곳은 남수동에 속한다.

 

327일 오후에 시장구경에 나섰다. 수원천 옆에 자리한 수원사라는 절집 담을 끼고 몇 개의 노점상이 줄지어 있고, 그 앞쪽으로 소망세광교회 앞으로 이어진 골목으로 점포들이 있다. 한가한 듯 한편에선 문 닫힌 점포 앞에서 윷놀이들도 하고 있다. 인구 120만의 대도시 수원에, 이렇게 한적한 시골의 장거리 같은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시장 이름이 없어. 그냥 무명시장이랄까!”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그래도 있을 것은 다 있다. 생선가게며 과일상회, 야채, 신발가게, 기름집에 옷 수선집도 있다. 허름한 식당도 있고, 열쇠집도 있다. 그야말로 어느 작은 면단위의 장거리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이곳의 백미는 일방통행 길가에 있는 1960대의 점포들이다. 대장간, 솜틀집, 국수집들이 나란히 옛 간판을 간직한 채 자리하기 때문이다. 장을 느릿하게 걸으면서 구경을 한다.

 

이 장 이름이 무엇인지 아세요?”

이 장 모르지 이름이 없어. 그냥 무명장이라고 불러

무명장요?”

이름이 없으니 무명장이지

 

 

호탕하게 웃는 웃음을 뒤로하고 골목길을 빠져나온다. 대장간 앞으로 가니, 마침 시뻘겋게 불을 지피고 한창 쇠를 달굼질 하고 있다. 몇 번이고 달굼질을 하고 물에 집어넣기를 반복한다. 가게 앞에 서 있는 손님에게 무엇을 만드느냐고 물었더니, 자신이 산에 약초를 캘 때 쓰려고 주문을 했더니 호파라고 부른단다. 괭이처럼 캐는 것이 아니고 식물 밑으로 집어 넣어 그대로 떠 올릴 때 사용하는 도구라는 것.

 

70명 직원을 거느렸던 정대봉 장인

 

간판에는 붉은 글씨로 동래철공소라고 쓰여 있다. 화덕에는 뻘건 불이 연신 불꽃을 뱉어낸다. 올해 62세라고 밝히는 대장장이 정대봉씨. 이곳에 와서 풀무질을 한지 벌써 15년째란다. 원래 이 집은 처삼촌인 고 김달봉이 40여 년간 운영을 하던 철공소였다. 그것을 회사를 그만두고 난 뒤 본인이 맡아서 한다는 것.

 

 

저요 한 때는 부하직원을 70명이나 거느렸었죠. 용인 풍덕천 쪽에 있는 회사에 공장장이었는데, 일본도 자주 다녔고요. 그때 제 월급이 350만원에 공장장 수당 30만원을 더 받았어요. 그리고 차도 한 대 내주고요

그런데 왜 그만두셨어요.”

그곳에 물류창고가 들어왔거든요. 그 때는 좋았죠. 그래도 할 일은 다했죠. 아들 둘 다 대학 보내고 장가보내면서 아파트 한 채씩은 해주었으니까요. 원래 제가 눈썰미가 있고, 손재주가 있었나 봐요.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세 번만 분해하면 바로 다 조작을 했거든요

 

초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공장에 들어가 공장장이 쇠를 다루는 것을 보고, 남들보다 먼저 실습을 마쳤단다. 남들보다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일을 한 덕분에 초등학교 졸업을 한 사람이 공장장까지 되었다는 것이다.

 

 

저 그래도요. TV에도 여러 번 나오고, 신문에도 자주 났어요. 인터넷 검색하면 다 나와요

 

담배 한 대를 피워 물고 눈을 지그시 감는다. 아마 지난 세월이 생각나는가 보다. 요즈음은 직접 찾아와 주문을 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단골들 때문에 열심을 낸다고 한다.

 

항상 부지런함이 몸에 밴 대장장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은 날은 하루 종일 서 있어요.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7시에 문을 닫죠. 음식점의 칼, 미장용 가위, 농사꾼의 낫, 심지어는 무속인들의 작두까지 만들어 보았다죠. 아마 나만큼 그동안 쇠를 많이 다룬 사람도 흔치 않을 겁니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재미있느냐는 물음에 재미없었으면 이 날까지 쇠를 다루고 있겠느냐고 하면서, 지금도 오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50년 동안 자리를 지킨 동래철공소. 그리고 그곳에서 2대를 물리며 15년간 쇠를 다룬 대장장이 정대봉씨. 5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철공소의 모습에서, 옛 기억 하나를 끄집어낸다.

줄광대는 줄 위에서 갖은 묘기를 부린다. 줄 위를 바라보며 목을 있는 대로 뺀 구경꾼들은, 발이라도 삐끗할작시면 바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그 밑에서는 어릿광대가 관객들과 줄광대 사이를 부추기며 돌아다닌다. 악사들은 장단을 덩덕쿵~ 치면서 흥을 고조시킨다. 높이 3m 정도에, 길이는 10m. 그 위에서 20여분을 줄 위에서 내려오지 않는 줄광대는, 온갖 묘기를 다부린다.

 

승도(繩度), 주색(走索), 색상재(索上才), 답색희(沓索戱), 고무항(高舞恒), 희승(戱繩), 항희(恒戱)등의 어려운 명칭을 갖고 있는 줄타기는, 남사당패의 놀이 중에서도 가장 흥겨운 판이다. 줄타기는 대개 관아의 뜰이나 대갓집의 마당, 놀이판이나 장거리 등에서 많이 연희가 되었다. 가끔은 절 마당에서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절 걸립을 시작하거나 마쳤을 경우에 펼쳐진다.

 

 

외줄에 목숨을 걸다

 

줄을 타는 줄광대를 어름산이라고 부른다. ‘산이란 경기도 지역에서 전문적인 연희꾼을 일컫는 말이다. ‘어름이란 줄 위에 올라가 줄을 어른다는 뜻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속설에는 얼음판처럼 위험하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라고도 한다. 즉 어름산이는 얼음산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위험한 줄타기는 항상 생명을 걸어놓고 연희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줄타기는 대령광대(待令廣大)계열인 나례도감에 소속된 줄광대가는 유한계층을 대상으로 연행하는 재인청 '광대줄타기', 유랑예인계열의 서민 계층을 대상으로 순연하는 남사당 여섯마당 중 하나인 '얼음줄타기'가 있다.

 

 

줄타기를 할 때는 줄광대인 어름산이와 재담을 맞받아주는 어릿광대,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악사가 함께 한다. 어릿광대가 없을 때는 악사 중에 한 사람이 재담을 받아주기도 한다. 줄광대가 어릿광대와 악사 등을 두루 갖추고, 줄 위에서 재담과 춤, 그리고 줄 위에서 하는 40여 종의 잔놀음과 살판까지 하면 판줄이라고 부른다.

 

어릿광대 없이 줄광대 혼자 재담과 잔놀음을 간단하게 노는 것을 토막줄이라 부른다. 하지만 줄을 타는 어름산이에게는 판줄이나 토막줄이나, 그 위험은 항상 같을 수밖에 없다. 하기에 줄 위에 오르고 나면, 잠시도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된다.

 

 

인간문화재의 줄타기

 

24() 화성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 줄이 걸렸다. 한 해 동안 이곳에서 벌어지는 공연을 시작하는 날에, 그 끝에 줄타기가 선을 보인 것이다. 올해 줄을 타는 줄광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 58호인 줄타기의 기예능보유자인 김대균이다. 인간문화재가 줄을 타는 것은 상당히 보기 드문 구경거리이다.

 

경기도 연천에는 재인폭포가 있다. 옛날에 문선준이라는 줄광대가 이 재인폭포를 건너 줄을 매고, 그 폭포 앞으로 줄타기를 했다고도 한다. 그만큼 줄광대들은 나름대로의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었는가 보다. 지금은 줄타기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기예능보유자였던 고 김영철(1988년 작고)의 기능은, 현 보유자인 김대균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를 비롯해 몇 명의 줄광대가 놀이판을 펼치고 있다.

 

줄타기의 보유자인 김대균은 전라북도 정읍 출생이다. 1976년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에 입문하여 김영철에게서 사사를 받았다. 1987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전수조교로 선정되었으며, 2000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로 인증을 받았다.

 

 

불이 벌건 화로를 들고 줄 위에 오르다

 

흔히 줄타기의 마지막은 살판을 한다고 한다. 이 살판이란 잘하면 살고, 못하는 죽는다.’는 소리에서 유래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살판은 남사당패의 연희 중에서 땅재주를 말한다. 텀블링과 같은 재주 등 갖가지 묘기를 선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왜 살판이라고 그 이름을 붙인 것일까?

 

말 그대로 살판이란 죽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하는 말대로라면 불이 벌겋게 붙은 화로를 안고 땅재주를 넘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칫 실수라고 할양이면, 불을 뒤집어 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런데 그 살판 중에서 가장 어렵다는 것을, 줄 위에서 했다고 하니 그저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뿐이다.

 

 

흔히 남사당패에 의해 연희가 되는 줄을 어름줄타기라고 한다. 이는 줄 위에서 갖은 재담과 춤, 줄놀음 등을 섞어서 연희를 하는 것이다. 단순하게 줄만 타는 것은 광대줄타기라고 불렀다. 이 광대줄타기는 양반들을 위한 줄타기로, 줄을 타는 기능은 어름줄타기를 하는 줄광대보다 뛰어났다는 평이다.

 

하지만 민초들을 상대로 하는 어름줄타기는 재담이 해학적이다. 줄 위에서 양반사회에 대한 비판이나 파계승에 대한 풍자 등을 재담으로 엮어나간다. 그래서 억눌린 민초들의 분풀이를 하는 데는 제격이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줄타기를 마칠 때가 되면, 박수를 치면서 앙코르를 외친다. 그래서 줄광대는 외롭지가 않은가보다. 떠날 듯한 함성이 항상 같이하기 때문에.  (사진 수원시청 정책홍보담당관실 이용창)

광교산의 생명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들

 

사람들은 저마다 할 일이 있다. 어떤 일을 하던지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갖는다면, 그 사람은 축복받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다. 무슨 거창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가끔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것이 쉬운 일이던지, 아니면 어려운 일이던지.

 

취재를 다니다가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으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어린 학생들로부터, 어른들까지. 그런 분들은 봉사를 하면서도 즐거워한다. 그것이 아주 작은 봉사일지라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323() 광교산에서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그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었다.

 

 

생태계의 보고 광교산

 

광교산은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다. 희귀종인 수원청개구리부터 각종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이다. 과거서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광교산을 터전으로 살아온 것일까? 요즈음 광교산은 주말과 휴일이 되면 수십만의 인파가 즐겨 찾는 곳이다. 그만큼 사람들이 즐겨찾기 때문에, 광교산을 터전으로 삼는 많은 동식물들이 수난을 당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참 이기주의적이다. 자신들의 생명을 귀하게 생각한다면, 그 땅의 주인으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들 역시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동물이나 식물 등을 마구 헤집고 다녔다. 3월은 새 생명들이 잉태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 생태계의 보고인 광교산의 생명들이 위험에 처해있기도 하다.

 

 

생명을 지키는 아름다운 사람들

 

323() 광교저수지 아래 광교공원에서 세계 물의 날 기념식을 마친 후 광교산에 있는 옛 절터를 돌아보려고 산길로 향했다. 산자락 한편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인가 해서 다가가보니, 물이 고인 웅덩이에 도롱뇽 알과 개구리 알이 가득하다. 아이들은 작대기로 그런 것을 건드리면서 즐거워한다.

 

옆에 부모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말리려 하지 않는다. 한 마디 하고나서 보니, 올챙이들이 새까맣게 모여 있다. 개구리알과 긴 주머니처럼 생긴 도롱뇽 알들. 저 알들이 다 부화가 된다면, 그야말로 얼마나 많은 새 생명들이 또 광교산을 생명의 터전으로 삼아 한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

 

광교산 산개구리 도롱뇽 보호해주세요

개구리알 지켜주세요

 

한참이나 조밀조밀 움직이는 작은 생명체들을 보다가 옆을 보니 이런 문구가 적힌 판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고등학생들인 듯하다. 글판에는 수원환경운동센터 청소년 하천지킴이 가람이라고 작은 글씨로 적어놓았다.

 

 

그렇게 홍보 안하면 누가 개구리 알 가져가나요?”

, 많이들 작대기로 휘젓고 그래요

 

사진을 한 장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했다. 남들이 다들 친구끼리 놀러가고,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철이지만 이렇게 자연을 지키기 위해 하루 종일 서 있는 사람들. 얼마나 장하고 고마운 일인가? 이런 고마운 사람들이 있어 광교산이 생태계의 보고로 존재하는 것이란 생각이다.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자리를 뜨지 않고 생태계를 지키고 있는 환경지킴이들. 이들이 고마운 것은 물론이고, 정말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들은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다. 스스로 우리 수원의 자랑인 광교산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힘들게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환경지킴이들에게 마음껏 박수를 보낸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