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되면 항상 고민을 하는 것이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라는 질문이다. 사무실 주변의 식당을 벌써 5개월이 넘게 헤매고 있지만, 딱히 입맛에 드는 음식이 흔치가 않다. 오늘(5월 14일) 도의회에 들렸다가 일행들과 함께 옛날식 짬뽕을 파는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봄비도 내리는 후줄근한 날. 따듯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옛날식 짬뽕을 한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 후줄근한 식당이다. 세지로 243번길 ‘대흥각’이라는 중국집이다.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짬뽕

 

옛날 어릴 적에 먹던 짬뽕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학생 때 참 많이도 먹던 자장과 짬뽕이 아니던가. 지금도 그 때의 맛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이 그리운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식당 안에 들어가니 한 편에 목이 부러진 선풍기를 받침대를 만들어 바람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것만 보아도 이 집이 상당히 오래 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간판에는 ‘30년 전통의 자장면’이라고 했다. 두 노인 양주가 운영을 하는 집이다. 식당 안에 테이블은 고작 4조. 그것도 비좁다.

 

 

3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대흥각의 실내와 선반에 올려놓은 목부러진 선풍기

 

한편으로는 방이 길에 자리를 잡고 있다. 3사람이 들어가 짬뽕 2 그릇과 자장 1 그릇, 그리고 군만두를 시켰다. 식당 안을 둘러보아도 어림잡아 상당히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림표는 그동안 몇 번을 고쳤는지 흰 종이로 요금표를 써 붙여놓았다. 짬뽕은 4,500원, 자장은 3,500원, 그리고 군만두는 4,000원이다.

 

겉보기와는 다른 담백한 맛

 

답사를 다니다가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식당을 거쳤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집들도 상당히 들려보았다. 그러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겉만 보고 음식의 맛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감칠맛 나는 음식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군만두와 짬뽕

 

먼저 군만두가 나왔다. 그런데 일반적인 군만두와는 다르게 색이 짙다. 그리고 껍질도 상당히 단단하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었다. 만두 속이 실하게 차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군만두이다. 맛이 담백하다. 이어서 나온 짬뽕은 양이 푸짐하다. 딴 집의 두 배는 양이 될 것만 같다.

 

야채를 잘게 잘라 넣어 끓여서인가? 야채의 양이 상당한데도 거북하지가 않다. 바로 뽑는다는 면발도 상당히 쫄깃하다. 돼지고기며 홍합, 그리고 각종 해산물들이 들어있다. 먹으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가 않다. 기름을 최고로 좋은 것을 쓰기 때문이란다. 30년 전통의 맛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쫄깃한 면발에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담백한 맛을 내는 짬뽕

 

비가 오는 날 우연히 찾아들어간 30년 전통의 자장면집. 물론 짬뽕 한 그릇을 맛있고 배불리 먹고 나왔지만, 가격 또한 착하다. 30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니, 오죽이나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실까? 다음에 이 집을 찾아갔을 때는 시간을 내어 두 분 어르신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아야겠다. 비가 오는 날 담백한 맛에 취한 짬뽕 한 그릇. 그래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인지. 짬뽕 한 그릇이 준 행복함이다.

(주) 짬뽕을 먹어가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질이 안 좋습니다. 알아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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