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이 들썩인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어깨가 절로 출썩인다. 그 중에는 잘한다’, ‘좋다라고 추임새를 넣는 사람들도 있다. 18일 오후 6시부터 수원시 장안구에 소재한 만석공원에 마련된 수원시 제2야외음악당에서는, 경기안택굿보존회(회장 고성주)가 주관하는 경기안택굿한마당이 열렸다.

 

오후 6시부터 3시간이 넘게 계속된 경기안택굿의 각 거리와, 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서 전해진 제인청 춤이 무대에 올랐다. 경기도 안택굿에서는 굿을 하기 전에 먼저 대문 앞에서 풍물패들이 지신밟기를 한다. 풍물패들이 한바탕 무대 위에서 풍장을 치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버나잽이의 접시돌리기로 한껏 달아올랐다.

 

 

쌀쌀한 날씨에도 구경꾼들 신바람 나

 

낮에는 조금 덥다고 느끼는 날씨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찬 기운이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계절이다. 하지만 객석에 앉은 관람객들은 긴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자리를 뜨지 않는다. 순서가 연이어 계속되면서 시간이 흐른다. 오후 830분 경. 날은 더 차갑게 느껴진다. 안택굿의 굿거리 제차 중에 창부거리가 시작이 되었다.

 

창부는 무격들이 섬기는 예능의 신이다. 무격들에게 재주를 주고, 노래와 춤을 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신격이다. 하기에 창부거리에서는 재미난 재담과 소리로 흥을 돋운다, 경기도 안택굿은 재미있다. 각 거리마다 딴 굿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이 보인다. 이렇게 뛰어난 예능을 가져야 할 수 있는 안택굿이지만, 전통 경기도 안택굿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몇 사람 되지 않는다.

 

 

요즈음은 그저 대충 굿이 유행한다. 지역적 특색도 별로 없고, 소리나 춤 등도 없다. 거의 공중으로 껑충껑충 뛰며 악이나 박박 쓰는 그런 굿이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는 각 지역마다 굿이 특징이 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을 해서 굿을 지키고자 하는 노력도, 그렇게 지역적으로 특성이 있는 굿을 지키고자 함이다. 굿을 종교가 아닌 전통문화예술로 접근하자는 시도이다.

 

관중을 사로잡는 창부굿

 

잽이라는 악사들의 음악이 흐드러지게 울려댄다. 피리, 대금, 해금과 장고, 바라 등이 조화롭게 흥겨운 가락을 만든다. 먼저 무대에 창부의상을 입은 임영복(. 54) 무녀가 등장을 했다. 그리고 멋들어지게 흥겨운 노랫가락조로 소리를 뽑아댄다. 잠시 후 남무인 고성주(, 60)가 술상을 차려들고 무대로 나왔다.

 

 

경기도의 안택굿이 딴 굿과는 다르다는 것은 창부거리에서도 구별이 간다. 경기도 안택굿의 창부굿에서는 창부가 둘이다. 남창부와 여창부가 서로 재담을 풀어가면서 관중을 흥이 나게 만든다.

 

거기 창부는 어디로 오셨소?”

난 저 전라도에서 한양으로 재주를 배우러 가려고 천안삼거리를 거쳐 이곳까지 왔소.”

한양은 무엇 하러 가시오.”

거긴 춤 선생도 소리선생도 많다고 하기에 재주 배우러 가오.”

그 양반 참 몰라도 너무 모르네. 여기 수원이야 말로 효의 도시요. 예능의 도시요. 거기다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이 있소. 산 좋고 물 맑은 이런 곳에 어찌 재주 많은 선생이 없단 말이요. 굳이 한양까지 갈 필요 없소

 

 

남녀가 풀어나가는 대화에 관중석에서는 맞소라는 소리가 터져 나온다. 두 무격은 꽹과리를 치면서 소리를 멋지게 풀어나간다. 경기도의 안택굿에서만 볼 수 있는 굿의 모습이다. 경기대 국어국문학과 김헌선 교수의 사회로 세 시간이 넘게 진행된 경기안택굿한마당. 한 관람객은 연신 소리를 치면서 구경을 하는 바람에 목이 아프다고 한다.

 

경기안택굿이 이렇게 재미난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굿을 하는 사람들의 춤과 노래 등이 아주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고요. 창부거리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으면서 하는 소리를 듣고 소름이 돋았어요. 우리 지역에 이렇게 대단한 굿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네요. 이렇게 재담이 뛰어나고, 춤과 소리가 어우러진 안택굿은 하루 빨리 문화재로 지정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는 이런 굿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고작 2~3명에 불과하다고 하니, 얼른 지정을 해서 보존해야죠.”

 

생태교통 수원2013’에 참석한 이클레이(ICLEI :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세계지방정부협의회)'의 콘라드 오토 짐머만(Konrad Otto Zimmermann) 사무총장 및 휴고레네 루이스 라고스모레노(멕시코) 시장을 비롯한 8명의 이클레이 내빈들이 영동시장 각 한복집에서 제작한 한복을 입고 무대에 올랐다. 이날 행사는 팔달문 지역 9개 시장이 개최하는 시장거리축제 첫날(94) 열린 한복경연대회행사의 일환이다.

 

팔달문 지역 시장 중 영동시장(이사장 이정관)이 주관하는 한복 경연대회는 지난해까지는 각 한복집을 대표하는 모델들이 경연을 벌였으나. 올해는 참가자들이 각자의 한복을 입고 맵시 자랑을 했다. 오후 7시부터 시작한 한복경연대회에는 지동교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 해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클레이 임원들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춤도 춰

 

이클레이 내빈들은 아름답게 한복을 차려입고 무대에 올라 한 사람씩 워킹을 하면서 옷맵시를 자랑하기도. 이 자리에서 사무총장은 한복을 만들어 준 사람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한 후

한복은 매우 독창적이다. 그리고 이렇게 전통시장에 있어서 사회가 존재한다고 본다. 전통시장에는 아이들도 잇고, 어른들도 함께 있어 사회성이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렇게 한복을 입고 있으니 마치 내가 이 전통시장이라는 사회에 속해 있는 듯하다.”고 했다.

 

이클레이에서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참석한 라우라는

이렇게 아름다운 옷을 만들어 주어서 고맙다. 아마 오늘은 내 생애에 가장 기쁜 날이고 영원히 잊히지 않을 날이 될 것만 같다.”고 말했다. 한복 자랑을 마친 이클레이 내빈들은 사회자의 요구에 따라 강남스타일에 맞추어 춤을 추기도 했다.

 

 

본선에 오른 10개 팀 경연 벌려 

 

이번 한복경연대회는 자신의 평소에 입던 한복을 입고 경연에 참가했다. 종전의 방식과는 경연이라 가족끼리, 혹은 회원끼리, 사돈끼리 참가하기도 했다. 그 중에는 3대가 실로 일일이 뜬 한복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파장동에서 왔다는 박용례씨는 경연 당일 아이들을 결혼시키고 나왔다면서 사돈과 함께 참석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박용례씨는 사돈, 우리가 어디서 처음 만났죠?’라는 질문에 사돈은 나이트클럽에서 처음 만났는데 춤을 잘 추어서 홀딱 반했다.’고 이야기를 해 관람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사회자는 두 사람에게 나이트클럽에서 추던 솜씨로 춤을 추어보라고 권유를 하기도 했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 근무를 한다는 이효종(, 34)은 개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요즈음 한창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클레용팝의 빠빠빠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 머리에는 헬멧을 쓴 채로 춤을 춘 이효종씨는 결혼을 하기 전에 이런 대회에 꼭 나오고 싶었다.’고 이야기를 해 눈길을 끌기도.

 

 

중간 중간 공연도 이어져

 

한복경연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중간 중간 공연도 이어졌다. 어린 중학생과 초등학생들이 추는 춤과, 민요가수 김보성의 노래, 그리고 민요그룹 아리수 등이 나와 흥을 돋우기도. 더욱 수원에 거주하고 있는 결혼이주 여성들은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나와 선을 보이기도 했다.

 

생태교통 행사로 인해 뒤늦게 참석을 한 염태영 수원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통시장 거리축제는 9월에 하는 것이 아닌데도, 생태교통 수원2013에 맞추느라 94일부터 3일간 열리게 되었다. 팔달문 앞 9개시장 등 수원시의 22개 시장 대표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면서 생태교통에는 600여명의 외국인들이 참석을 해 4일간의 총회를 모두 마쳤다. 더욱 영동시장에서 이클레이 관련자들에게 8벌의 한복을 선물했다고 해서 정말 고맙다. 팔달문 앞 전통시장들은 정조대왕이 만든 시장이다. 우리는 전통시장을 꼭 살려야 한다. 이번 추석에도 온누리 상품권을 이용해 전통시장을 이용해 달라.”고 주문을 하기도.

 

 

모든 경연을 다 마치고 난 뒤 시상도 이어졌다. 맨 마지막으로 참가를 한 영동시장 아트포라의 작가들은 멋진 무대를 마련했지만, 일반인이 아니기 때문에 심사에서 제외를 시켰다.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온누리상품권이 주어졌으며, 인기상과 동상, 은상, 금상, 대상의 순으로 수상이 이어졌다.

 

생태교통 수원2013’의 일환으로 열린 팔달문 지역 시장거리축제는 5일 수원시민노래자랑(못골시장 주관)6일 대학가요제(팔달문 시장 주관)로 이어지게 된다.

 

정조로 상가번영회에서 준비한 공연도 흥겨워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 골목마다 돌아보면 재미가 쏠쏠하다. 무심코 그냥 지나치다가 보면 잘 보이지 않던 것들도, 주변을 잘 살펴보면 여기저기 재미가 있다. 정조로를 지나다가 보면 골목 안에 무대가 보인다. 장터라고 적힌 이곳은 정조로 주변에 상인들인 정조로 상가번영회에서 준비를 한 것이다,

 

정조로 상가번영회(회장 표장손. 54)는 한 때는 가입 회원수가 1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 둘 떠나고 50여명의 회원들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 상인들이 마련한 무대가 91일부터 8일까지, 매우 오후 4시부터 두 시간씩 생태교통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공연을 펼친다.

 

 

다양한 공연도 볼 수 있어

 

골목 입구에 마련한 작은 무대지만, 재미는 쏠쏠하다고 구경꾼들은 이야기를 한다. 난타 공연이며 경기민요, 현대 퓨전음악에 전통 춤까지 관람을 할 수가 있다. 중간에는 떡메치기도 할 수 있고, 그렇게 떡메를 친 것으로 인절미도 만들어 나누어 준단다.

작은 무대 옆에는 공터에 마련한 전시장과 먹거리가 있다. 전시장에는 국악기며 골동품 등이 전시가 되어있으며, 밖에는 서각과 골동품, 그림들이 전시가 되어있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그림방 대표 박복철씨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 전시는 어떻게 마련되었나?

생태교통 수원2013’이 우리 지역에서 열린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우리 번영회 회원들도 무엇인가 동참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마련을 했어요. 그런데 이 장소가 너무 외져서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가 않아요.

 

-몇 명의 회원이 참가를 하고 있는지?

이번 전시는 회원 8명이 함께 마련했습니다. 그림은 의당화랑, 수지표구사, 교동필방에서 전시를 하고 있고요, 골동품은 고방골동품, 그림방골동품과 유화랑에서 내놓았어요. 악기는 하늘소리 국악사의 것을 전시했고요. 서각은 신라공예사에서 마련했어요. 모두 8명의 회원들이 각자가 소장하고 있는 것들을 전시한 것이죠.

 

 

- 공연도 직접 섭외를 하셨다고 들었는데?

, 공연은 저희 회원들 중에 국악을 하시는 분들, 소리를 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 분들이 섭외를 하셨어요. 여기 장터 무대에 서는 공연은 모두가 저희가 주관을 하는 것입니다.

 

- 장사는 잘 되나요?

기대만큼 미치지 못합니다. 이곳이 주 행사장과 거리가 있어서인지 사람들이 다니지를 않아요. 어차피 6시까지 공연을 마치고나면, 저희들도 철수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가 보니 많은 분이 찾아오지는 않아요.

 

- 공연과 전시는 언제까지 하나요?

저희들은 98일까지만 합니다. 그리고 전시 등은 상황을 보아서 하던가, 아니면 저희들의 점포를 이용해 계속 홍보를 할 생각입니다.

 

 

정조로 상가번영회에서 준비한 장터 공연과 전시장. 국악기 전시장에는 보기 힘든 편경과 편종 등을 절반 크기로 제작한 악기 등이 진열이 되어있다. 골동품 전시장 에는 옛 농기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볼 것들이 전시가 되어 있다. 각종 그림은 물론, 목조각으로 만든 장승과 서각들도 전시가 되어있다.

 

가끔은 외국인들이 흥정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8일까지 계속되는 정조로 상가번영회의 공연과 전시. 생태교통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보면 이런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생태교통 시범지역은 한 곳에 머무르는 것보다, 골목마다 누비면서 재미를 찾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인청’, 한 때는 우리나라의 전통예술의 모든 부문을 총 망라한 예인들의 집단이었다. 자칫 재인청이라는 곳이 어떤 특정한 전통예술을 하던 것처럼 포장이 되기도 하는 것을 보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한 때는 재인청에 속한 수많은 기예인들이 있었고, 모든 전통예술분야를 총괄하던 곳이 재인청이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재인청은 ‘무부(巫夫=화랭이)’들이 자신들의 공동 이익을 창출하기 위하여 조직한 단체이다. 재인청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도 고려조부터 전해진 무기(舞技)들의 예인 집단인 ‘교방청(敎坊廳)’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재인청은 무부들의 조직이면서도 그 안에 화랭이, 광대, 단골, 재인 등 수 많은 예인들이 속해 있었으며 아주 엄한 규제가 있었다.

 

 

삼도 예인집단 재인청

 

재인청은 경기도를 비롯해 충청과 전라도에도 있었으며, 각 군마다 군 재인청이 있었다. 각 도 재인청의 수장을 대방이라고 하고, 군 재인청의 수장은 장령이라고 불렀다. 재인청에서는 선생 밑에 제자들을 두어 학습을 하게 하였으며, 전국에 산재한 많은 예인들이 이 재인청에서 학습을 하거나 재인청에 적을 두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각 도 재인청의 수장을 대방이라고 하였으며 3도(경기, 충청, 전라)의 재인청을 당시 화성재인청에서 총괄을 했던 관계로, 화성재인청의 대방을 ‘도대방’이라고 하였다. 대방과 도대방의 선출은 재인청 인원 중에서 3명을 추천을 하고, 그 이름 밑에 권점이라는 점을 찍어 다수표를 얻은 사람이 맡아보는 직선제 선출을 하였다. 당시에도 상당히 민주적인 방식의 선거를 했음을 알 수가 있다.

 

 

까다로운 규제 속에 생활을 한 재인청

 

재인청은 그 규제가 까다로워 스스로의 천시 받는 형태를 벗어나기 위해 당시에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스승에게 예를 갖추지 않거나 주정을 하면 태장을 칠 정도로 엄한 규제 속에서 조직을 이끌어 갔다. 1920년대 일제의 문화말살 정책에 의해서 재인청이 폐청이 될 당시, 재인청에 속한 인원이 3만 여명에 이르렀다는 것으로 보아도 당시 재인청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지금도 경기도 내의 여러 곳에 보면 광대마을, 혹은 재인마을로 불리는 곳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마도 지난 날 군 재인청이 있던 곳으로 보인다. 재인청이라는 곳이 춤을 추거나, 단지 소리를 하거나 하는 예인의 집단이 아니다. 재인청이란 한 마디로 3도에 있던 모든 예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거대 기, 예능조직이었다고 보아야 한다.

 

 

제인청의 춤을 잇는 사람들

 

7월 16일(화).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있는 재인청 춤을 추고 있는 곳을 찾았다. 창밖으로는 화성이 보인다. 그곳에서 5명의 춤꾼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춤을 추고 있다. 바라춤, 무녀도, 재인청 기본무, 재인청 살풀이 등이다. 근 두 시간 정도를 땀을 흘리며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 김성용(여, 66세. 조원동), 김현희(여, 58세. 영통동), 박옥희(여, 48세. 매탄동), 유미녀(53새. 용인 고매동), 박영옥(여, 50세. 용안 동백동) 등이다.

 

재인청의 춤은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이 행궁 옆 화령전에 기거를 하면서 사람들에게 전수를 시키면서 그 맥이 이어졌다. 이동안 선생은 어린 나이에 재인청에 속한 예인으로, 많은 재인청의 기, 예능을 학습한 예인이다. 이날 재인청의 춤을 전승한 사람들은, 그러한 재인청의 춤을 어려서부터 배운 고성주의 춤 맥을 잇고 있는 춤꾼들이다.

 

 

춤을 추는 이유는 각양각색

 

이들은 대개 짧게는 5년에서 길게는 30년 이상을 춤을 추어온 사람들이다. 30년이나 춤을 추었다는 김성용씨는

“그동안 춤을 추면서 여러 가지 춤을 다 배워보았어요. 그러나 재인청 춤은 나름대로 독특한 면이 있어요. 아무래도 무부들의 춤이다보니 남성적이고. 딴 춤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춤사위가 많아요. 그래서 재인청의 춤은 매력이 있죠.”라고 한다.

 

이제 춤을 추기 시작한지 5년이 되었다는 김현희씨는

“어려서부터 춤이 추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어요. 이제는 아이들도 다 컸고 해서, 무엇인가 나만의 즐길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래서 찾은 것이 재인청 춤이었고, 이제는 이 춤을 추면서 나름 건강도 찾았고요”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 했던가? 한 자리에서 춤을 추는 것은 동일하지만 그녀들의 춤을 추는 이유는 나름대로 특색이 있다. 재인청 춤을 학습하는 사람들 중 막내인 박옥희씨.

“저는 원래 운동을 좋아해 운동을 열심히 해왔어요. 그러다가 좀 더 색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우리 춤이 저한테 맞는 것 같아서 춤을 추가 시작했어요. 이제는 춤을 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하죠.‘라고.

 

어려서부터 춤을 추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춤을 추었다는 유미녀씨는

“재인청 춤은 딴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춤사위가 있어서 어렵지만, 그래도 춤을 추다가 보면 정말 매력이 있어요. 재인청 춤을 배우고 그것을 무대에까지 끌고 올라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성취욕을 느낄 수도 있고요.”라고 한다.

 

시골에서 공부를 하면서 춤이 추고 싶었지만 무용학원이 있는 도시로 나올 수가 없어, 무용과를 들어가지 못하고 일반 학과를 지원했다는 박영옥씨.

“시골에서 살다가 보니 고등학교까지는 열심히 춤을 추었어요. 그런데 많은 학원비를 감당하기도 어렵고, 무용과에 들어가고 싶다고 부모님들께 이야기를 못했죠. 이제 재인청 춤을 추면서 그동안 가슴에 맺힌 한을 푸는 것 같아요”란다.

 

춤을 추는 이유는 같지가 않다. 하지만 그녀들이 무대에 올라 춤을 춘다는 것은 한결같다. 독특한 재인청의 춤에 매료가 되어, 이제는 춤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재인청의 춤은 그렇게 맥을 이어가고 있다. 3만 여명이나 되는 예인집단에서 추어지던 많은 춤들이, 오늘도 수원 화성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서 그 맥을 잇고 있는 것이다.

주민자치센터 문화강좌 순례(1) - 서둔동

 

벨리댄스(BellyDance)는 흔히 배꼽춤이라고 부르는데 역사가 깊다. 고대 이집트 신왕국 시대 제 18왕조의 무덤 속에, 현재의 벨리댄스와 똑같은 형태로 춤을 추는 무용수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이전부터 추워졌던 춤으로 추정한다. 벨리댄스는 통상 그리스, 이집트, 터키 등에서 종교적으로 행해지던 제의의 춤의 형태라고 볼 수 있다.

 

벨리댄스는 나라마다 이름이 다르게 붙여졌다. 프랑스에서는 ‘danse du ventre’ 또는 (stomach)의 춤이라고 불렀으며, 그리스에서는 터키의 전통 리듬이기도 한 ‘cifte tell’i로 불렀다. 중동에서는 동양의 춤(dense orientale)’으로, 터키에서는 ‘Rakkase’, 이집트에서는‘Raks Sharki’로 불렀다.

 

 

복부를 움직이는 여신의 다산성을 표현

 

벨리댄스는 여신이 가지고 있는 다산성의 근원인, 복부의 움직임을 강조하는 특별한 춤이다. 오늘날 이집트에서는 신랑 신부가 결혼식을 할 때, 벨리댄서를 초대해 그녀의 배에 손을 올리고 사진을 찍는 풍습이 있을 정도로, 벨리댄스는 이집트에서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벨리댄스의 기원은 명확하게 고대의 다산의식에서 시작됐으며, 전통적으로 어머니 땅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맨발로 춤을 춘다. 또한 여성의 신체에 맞춰 안무되었는데 복부 근육과 힙과 가슴의 움직임 등을 강조한다. 이 춤은 매끄러우면서 흐르는 듯 하고 복잡하면서 허리를 감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보편화 된 벨리댄스

 

요즈음 들어서 각 주민 센터마다 문화적 향유를 즐기기 위한 주민들로 넘쳐난다. 그러한 문화욕구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각 센터마다 문화강좌라는 것을 연다. 전문성이 있는 강사를 초빙해 주민들에게 강좌를 열어주는 것이다. 강좌의 내용도 벨리댄스를 비롯하여 붓글씨. 기타, 하모니카, 노래교실, 고전무용, 스포츠댄스, 난타 등 다양하다.

 

각 주민 센터마다 많은 문화강좌를 하면서 지역에서는 얼마나 많은 행사에 참여를 하고 있는지, 혹은 그렇게 문화향유를 하면서 주민들의 실생활에는 어떤 달라진 점이 있는지 등이 궁금하다. 그러한 문화강좌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주민 자치센터에서 여는 문화강좌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 첫 번째로 서둔동 벨리댄스 강좌 현장을 찾아가보았다.

 

많을 때는 12명 정도가 나와서 연습을 한다는 서둔동(동장 민완식). 요즈음은 봄철이라 그런지 많이 참석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3층 연습실에는 6명이 나와서 음악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가무를 워낙 좋아해 시작했어요.”

 

서둔동 벨리댄스 강사인 남은경(, 40)씨는 올해로 벨리댄스를 시작한지 7년째라고 한다. 그러나 중간에 아이를 낳는 바람에 다시 시작 한 것은 4년이 되었다고. 가무가 너무 좋아서 벨리댄스를 시작했다고 하는 남은경씨는, TV와 공연 등에서 화려한 의상을 입고 아름다운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 시작을 하였다는 것.

 

벨리댄스는 다이어트에도 상당히 효과가 있어요. 여자들이 벨리댄스를 추면 연습을 할 때나 공연을 할 때 화려한 옷을 입을 수 있잖아요. 그런 것 하나로도 상당히 아름답죠. 거기다가 복부와 가슴 등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복부의 지방층을 없애주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을 했는데, 춤이 너무 좋다보니 이제 직업이 되었어요.”

 

 

서둔동 벨리댄스 팀은 연말에 지역의 공연이나 봉사 공연 등을 주로 한다고. 10년 전만 해도 벨리댄스를 추며 살을 내놓고 하기 때문에 많이 민망해 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보편화 되어 누구나 즐겨 출 수 있다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이제는 주부들도 망설이지 않고 아름다운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를 수가 있다고.

 

벨리댄스는 춤을 추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만족을 하게 되죠. 자신 스스로가 개발을 하면서 추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음악이 나오면 저절로 동작이 나오게 되기 때문이죠.”

 

벨리댄스로 생활에 활력을 찾았어요.”

 

59세의 나이라고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 수강생 유보희씨. 이제 벨리댄스를 춘지 5년째라고 한다. 얼굴을 보나 몸매를 보나 도저히 59세의 나이로는 보이지를 않는다. 처음에는 춤이 예뻐서 시작을 했지만, 춤을 추면서 자신감이 붙었다는 것.

 

 

저는 남들 앞에 잘 나서지도 못했어요. 그러나 춤을 추면서부터 자신감이 생겼죠. 이제는 어디를 놀라가도 남들 앞에 자신 있게 나와서 춤을 추기도 하고요. 또 집안에도 활력이 돌아요, 남편은 제가 벨리댄스를 시작하고 나서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죠.”

 

벨리댄스를 시작하기 전에는 다리도 아프고 몸도 많이 불편했지만, 음악에 맞추어 하루에 2시간씩 춤을 추다가 보니 그런 통증도 다 사라졌다는 것이다. 벨리댄스는 말 그대로 흥겹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이 아니라는 것.

 

주민 센터에서 처음으로 만난 서둔동 문화강좌인 벨리댄스. 춤을 추는 모습과 같이 모두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이렇게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춤을 추다가 보면, 저절로 자신감을 얻을 듯. 남들 앞에 나서기를 망설이는 주부라면, 당장 벨리댄스 강좌를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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