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재미있는 마을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염태영 수원시장과의 만남. 주민들이 해결해야 할 사안들을 이야기를 하는 모임이다. 37() 오후 150분부터 지동주민센터 3층 대회의실에서 행해진 시장과의 열린대화는, 시종일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다급한 사안이면 목소리가 높아질 만도 한데, 그저 말을 하고나서도 얼굴들이 편안하다.

 

80여명의 지동주민 중에는 지역의 시의원인 최중선 의원과 김상욱 의원을 비롯하여, 지동의 5개 경로당의 노인회장. 관내 치안센터와 소방서 등의 기관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등, 주민들이 참석을 했다. 염태영 시장이 도착을 하자 모두 일어나 큰 박수로 환영을 했으며, 꽃다발 증정과 지동 벽화길 조성의 총감독인 유순혜 작가가 그린 못골 손그림을 선사했다.

 

지동주민들과 열린대화를 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

 

환호로 맞이한 환영

 

순서가 진행될 때마다 간간히 들리는 음악소리. 참 이런 만남은 어디를 가도 보기가 쉽지가 않다. 박찬복 지동장의 사회를 진행된 이날 열린대화는, 환영과 국민의례, 지동주민 소개, 그리고 염태영 시장의 인사와 주민과의 대화로 이어졌다.

 

이렇게 귀한 그림을 주시니 감사하다. 이 그림은 못골을 그렸다고 하는데, 그림 속에 사람들 하나하나가 표정이 살아있다. 지동은 깨어있는 마을이다. 지난 해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그런 것을 슬기롭게 이겨낸 주민들께 감사를 드린다. 지동은 화성을 끼고 있는 마을이다. 저 글귀에도 사람향기 진한 화성 동쪽마을이라고 적어 놓았다.”며 지동 총노인회장에게 덕담을 한 마디 하라고 부탁을 하기도.

 

이번에 12일이 우리 수원 편을 2주간에 걸쳐 한 번에 90분씩 방송을 했다. 그것은 많은 홍보효과를 불러 온다. 우리 수원이 그만큼 유명해진 것이다. 그리고 파워소셜러들이 수원에 와서 수원을 돌아보고 글을 썼다. 그 모든 것이 모두 SNS라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홍보매체로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그 효과는 상당히 크다라고 했다.

 

 지동 벽화길 조성의 총감독인 유순혜 작가가 못골 그림을 선사하기도

 

주민들의 요구사항 일일이 경청해

 

수원시 의회 최중선 의원과 김상욱 의원은 인사말을 하라고 마이크를 넘기자, 대뜸 염태영 시장에게 지동의 현안사항에 대해서 요구를 하기도. 주민들과의 대화에서도 연신 웃음이 그치지를 않았다. 천성이 착한 분들이라서인지, 자신들에게 필요한 사안을 이야기를 하면서도 큰 소리 한 번 나지 않는다.

 

최중성 의원은 성곽 밑에 사는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이야기하며, 주거환경 개선에 힘써 줄 것을 당부했다. 김상욱 의원은 지동청사가 오래되고 좁으며, 한 편으로 치우쳐 있다고 하면서 지동의 중앙에 청사신축을 건의하기도.

 

이날 자리에 함께 배석을 한 윤건모 팔달구청장과 수원시 박덕화 대중교통과장 등도 주민들의 질문에 일일이 설명을 했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끼고 있는 지동은 문화재보호지역이기 때문에 일부지역은 재개발이 어렵다. 그런 점을 감안해 화성사업소의 담당 과장을 참석시켜 질문에 대한 답을 하게하는 배려를 하기도.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날 지동주민들의 요구사항을 일일이 경청하며, 직접 적기도 하고 시 관계자들에게 지시를 해 속히 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참 대화가 진행되는 순간에 기노헌 충괄팀장을 불러

 

이런 차림을 하기가 쉽지가 않다. 공무원이 어떻게 이런 복장을 할 것으로 생각을 했겠느냐면서 누가 코디를 했느냐고 물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주민들은 대화를 통해 막힌 하수관거로 인해 냄새가 심하다.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벽화 길을 관람하러 오는 관광객들이 불편하다. 마을 안에 정리가 안 된 빈집이 있어 벌레들이 날아든다.’ 등을 이야기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남궁미선 지동 10통장이 염시장에게 마을의 사안을 이야기하고 있다(이 사진들은 수원시 김기수님의 사진입니다)

 

한 주민은 대화를 마치고 난 뒤, 문제가 금방 해결되는 아니겠지만, 시장님께서 이렇게 직접 챙겨주시니 너무 고맙다. 우리 지동은 낙후된 마을이라고 하지만, 사실 수원 어느 곳을 가보아도 이렇게 정겨운 곳이 없을 것만 같다. 오늘 시장님과의 열린대화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갔지만, 우리들은 그 모든 것을 시장님께서 꼭 챙겨주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1시간 30분이라는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한 대화였지만, 주민들도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고 대답을 해 열린대화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기도. 시종일관 웃음이 그치지 않았던 ‘2013 좋은시장 열린대화지도마을 대화의 장을 마치면서, 역시 세상 모든 일은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야 하는 것이 순리임을 깨닫는다.

가끔 한 번씩은 짜장스님으로 유명한 남원 선원사 주지스님인 운천스님과 함께 봉사를 하는 현장을 따라 다니기도 했다. 3년 전부터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소외되고 불편한 이웃들을 위해 스님짜장을 만들어 봉사를 한 것이, 어느새 150여회에 7만 그릇을 넘었다고 하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스님이 할 수 있는 일은 절대 아니었다. 막말로 스님이 절에서 중생들을 위해 열심히 정진을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것을 과감히 박차고 중생들 틈으로 파고든 것이다. 스님짜장을 들고. 흡사 운천스님이 스님짜장을 만드는 모습을 보면 전쟁에 나간 병사와 같다. 한 손에 커다란 주걱을 들고, 또 한 손에 국자를 들고 말이다.

 

  수원 이목동에 자리한 '바다의 별' 가족들이 스님짜장을 먹고 있다. 아래는 짜장을 볶는 운천스님

 

고향 수원을 위해 만든 스님짜장

 

짜장스님의 고향은 수원이다. 어려서부터 광교산과 팔달산을 헤집고, 수원천 물에 발을 담그고 살았다. 출가를 하고 난 뒤에는 고향이라는 것을 별로 깊게 생각지 않았다고 한다. 스님은 속세와의 인연을 끊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러나 스님짜장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급식공양을 베풀다가 보니, 자꾸만 고향이 눈에 밟혔다는 것이다.

 

굳이 내 고향을 멀리해야 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래서 작정을 하고 고향을 위해 베풀자는 생각으로, 3일 간을 수원에서 스님짜장을 만들었다. 19일 수요일은 이목동에 있는 바다의 별에서, 110일 목요일은 서호노인복지관에서, 그리고 111일 금요일은 지동에 있는 한 골목에서 스님짜장을 만들었다.

 

 둘째날인 10일 서호노인복지관

 

피곤하지 않아요. 피곤하면 이렇게 할 수가 없죠. 제 생각엔 제가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곤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에게 늘 그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아이들도 제가 좋아하는 것을 가르치라고요. 하기 싫은 것 아무리 강요해도 이룰 수가 없거든요

 

그저 언제나 싱글벙글이다. 흡사 우리가 불교관련 달력 등에서 보는 동자승을 연상케 한다. 밀가루를 반죽하고, 한편에서 그것을 눌러 잘 반죽이 되게 하고, 그러다가 보면 어느새 커다란 솥에 짜장을 볶고 있다. 그것이 끝나면 면을 뽑아내고 뜨거운 물에 삶아내고, 그렇게 바쁘게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몸에 밴 듯하다. 혼자 그 많은 일을 해낸다.

 

  세째날인 11일 지동골목길이 때 아닌 조리실로 변했다. 아래는 짜장을 볶고 있는 신동호 MBC 아나운서

 

짜장스님, 방송 타셨네.”

 

111일 금요일 오전 9. 지동에 있는 동문경로당 앞 골목이 시끌벅적하다. 이날 지동 5개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짜장스님이 이곳을 찾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날이 쌀쌀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모였다. 지동이라는 마을은 참으로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저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어느새 많은 사람들이 손을 걷고 나서기 때문이다.

 

이날 짜장스님을 돕기 위해 지동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합류를 했다. 추운 골목길이 금방 사람들도 만원이 되었다. 가스버너에 불을 붙이는 사람. 물을 길어다가 통에 붓는 사람. 골목길이 추울까봐 열풍기까지 동원하는 사람. 어르신들이 짜장을 드실 때 혹여 싱거울세라 김치와 단무지를 테이블에 올려놓는 사람. 모두가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움직인다.

 

짜장급식을 하고 있는 윤건모 팔달구청장(좌)와 박찬복 지동장(우)  

 

갑자기 방송 카메라 두 대가 골목에 나타났다. MBC 간판 아나운서인 신동호 아나운서국 부장이 이곳을 취재하기 위해 카메라를 대동하고 나타난 것이다. 함께 스님짜장을 만들면서 밀가루 반죽도 하고, 짜장도 볶고 배식도 한다. 사람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거기다가 골목길 스님짜장 잔치가 벌어졌다고 하니, 염태영 수원시장, 윤건모 팔달구청장, 박찬복 지동장 등이 이곳에 합류했다.

 

지동 골목은 언제나 봄날

 

동문경로당 아래 위층이 짜장을 드시러 오신 어르신들도 꽉 찼다. 윤건모 팔달구청장과 박찬복 지동장도 지동에서는 피해갈 수 없다. 쟁반에 짜장그릇을 담아 연신 어르신들께 날라다가 드린다. 찬바람이 불고 지나가면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던 골목길이, 짜장스님으로 인해 봄날이 미리 온 듯한 모습이다.

 

스님짜장 정말로 맛있어요. 날마다 와서 해주면 정말 고맙겠구먼.”

 

염태영 수원시장도 이곳을 찾아 마을 어르신들과 짜장 한 그릇을.... 

 

두 그릇이나 드셨다고 하는 어르신의 말씀이다. 짜장 한 그릇이 주는 행복. 지동 사람들은 그 고마움을 알기 때문인가? 준비한 음식이 조금 남았는데, 그 하나까지 모두 나누어 갖는다. 텅 빈 짜장 통을 차에 싣던 운천스님.

 

누가 이 마을을 낙후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나요. 마음이 부자인 이 분들이 정말 부자인 것이죠. 조금 비좁고, 조금 부족하고, 조금 남들보다 돈이 없다고 낙후란 말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 마을 분들을 보세요. 정말 마음이 부자입니다. 참 부자는 이런 분들이죠. 작은 것 하나를 나눌 줄 아는 이분들이야 말로, 제가 다닌 많은 곳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부자들입니다

 

() 이날 녹화된 내용은 120() 오후 8시 뉴스편에 방송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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