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젊은이들. 그들은 ‘열정대학’이라는 곳에서 1박 2일간 남원으로 무전여행을 왔다고 한다.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자신 안에 내재한 것을 깨우치기 위해 길을 나섰다는 것이다. 여학생 3명과 남학생 2명이 한 조가 되어, 1박 2일 동안 차비만 달랑 받아들고 남원으로 길을 나섰단다.

지난 토요일(16일) 남원에 있는 103연대 장병들에게 짜장면을 만들어주고 선원사로 돌아왔더니, 문화관 안에 젊은 학생들이 보인다. 그저 관람을 온 학생인가 보다고 생각을 했는데, 무전여행을 온 학생들이라는 것이다. 요즈음에 무슨 무전여행이냐고 물었더니, 20대에 자기개발을 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는 것이다.

1박 2일동안 고찰에 젊은 웃음을 남기고 간 열정대학의 학생들

이 젊은이들에게 과연 열정은 무엇일까?

다섯 명의 젊은이는 학교도 학과도 다르다. 그러나 자격증으로 전락해 버린 기존 대학들의 모습과 달리, 대안 대학으로 20대에 꼭 해야 할 것들을 일들을 하는 학습 커뮤니티인 ‘열정대학’의 학생들이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찾아 무전여행을 떠났다는 것이다.

밥은 먹었느냐는 질문에 점심도 못 먹었다고 한다. 말이 ‘무전여행’이지만 이 무더위에 과연 밥도 제 때 먹지 못하면서 버틸 수가 있을까? 우선 공양간에 부탁을 해 라면을 끓여달라고 했다. 절집에 공짜는 없다. 그만큼 ‘울력’이라는 노동을 해야만 한다.

때 늦은 점심으로 라면을 먹는 젊은이들. 한 사람은 사진을 찍고 있겠지.

면을 먹고 나온 학생들이 잘 먹었다고 인사를 한다. 아마도 라면 한 그릇으로 배가 차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더 이상은 없다. 밭에서 풀을 뽑는 댓가로 저녁에 삽겹살을 사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젊은이들의 생각을 알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20대 때와 무엇이 다른가도 궁금하다.

지난날의 나와는 또 다른 젊음을 보다

마침 가까운 곳에 막걸리집이 있어 그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안주를 시켜 놓고 막걸리 몇 순배가 돌았다. 젊은이들답게 막걸리를 마시는 모습들도 아름답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담소를 하기를 두어 시간.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때와는 또 다른 젊음을 본다.

막걸리를 마시며 젊음을 논하다. 먹기 바쁜 녀석, 그러다가 체할라

사를 밝히는 젊은 친구들. 그리고 자신을 스스로 개발하기 위해 어려운 일을 마다않고 선택했다는 젊음. 그 용기 하나만으로도, 이미 이 젊은이들이 앞으로 다 많은 발전을 가져 올 수 있는 것은 아닐까?

다음 날 아침 6시를 조금 넘겨 잠자리를 제공한 곳으로 가보니,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미 다 밭으로 나가 풀을 뽑고 있다. 벌레가 싫다고 하면서도 풀을 뽑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모기한테 물렸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한다.





끝임없이 샘솟는 젊음. 그것이 부럽다

아침을 먹고도 일은 계속됐다. 양파를 까고 스님짜장에 사용할 춘장을 볶고. 그러면서도 당당히 밥값을 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모습들이 아름답다. 1박 2일 동안 절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려운 일은 아니었지만 웃음으로 일을 마치고 떠난 ‘열정대학’의 젊은 친구들. 자주 찾아오겠다는 말이 반갑기만 하다. 60대 블로거의 어쭙잖은 불안감이 기우였던가?

그들은 젊은이들답게 무엇 하나를 해도 당당하다. 그리고 작은 일에도, 말 한 마디에도 웃음이 그치지를 않는다. 생각보다 더 밝은 모습을 보여준 20대의 열정. 아마도 그들에게서 좀 더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배운 것이나 아니었는지. 고찰을 찾아 모처럼 젊은 웃음을 남기고 간 그들에게 참다운 ‘열정’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후기)
열정대학의 김재석, 박수진, 신지현, 양혜지, 유태수 늘 젊음이 보이지 않아 조금은 답답하던 고찰에 젊은 웃음을 많이 남기고 가 주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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