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에서 팔달문 방향으로 가다가 보면 우측에 매산시장 입구가 보인다. 매산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우측 점포가 늘어선 곳에 안으로 들어가는 골목 앞에 과일가게가 있다. 이 과일가게를 부여상회라고 하는데 간판도 붙어있지 않다. 이 부여상회의 대표는 이곳에서 20년간 과일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복숭아 얼마예요?”

한 개에 1000원 씩요.”

그럼 한 상자에는 얼마나 해요?”

“15천원입니다.”

좀 빼주시면 안돼요?”

한 개에 1000원씩 받는 복숭아가 몇 개가 들었는데 거기서 더 빼달라고 해요.”

 

과일을 사러 온 손님과의 대화이다. 신정녀 할머니는 과일을 팔고나서 한국인들은 무조건 깎아달라고 한다면서 중국인들은 물건의 질을 보고, 한국인들은 물건 값을 본다는 것이다.

 

중국 사람들은 물건의 질을 먼저 봐요. 물건이 질이 좋으면 가격은 문제 삼지 않아요. 그저 부르는 가격대로 다 주고 사가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달라요. 무조건 더 달라고 하거나 값을 깎아달라고 해요. 그런 점이 달라요.”

 

 

 

 

20년 전에 과일가게 시작해

 

부여상회 신정녀 할머니는 매산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과일가게를 하고 있다고 한다. 중간에 장사를 바꿔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가게는 안에 점포가 있고 과일은 밖에다가 진열을 해놓았다. 점포가 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고, 골목에 비스듬하게 형성이 되어 있어 정작 점포는 창고로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가게 안에는 들어가질 않아. 물건도 이곳에 진열을 해놓아야 팔수가 있어요. 아무래도 큰길에서 물건을 보여야 하니까. 이곳은 과일가게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대개 중국인과 외국인들이고, 한국인들은 요 앞 대우아파트에 사는 주부들과 젊은 학생들. 그리고 연세가 드신 남자 분들도 있고요.”

 

예전에는 손님이 모두 한국인뿐이었던 매산시장이 이제는 중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20년이란 세월동안 그만큼 변했다는 것이다. 할머니와 이야기를 하는 동안 궁금한 것이 있다. 지금은 여름이니 괜찮지만, 추운 겨울에는 어떻게 과일보관을 하는지가 궁금했다.

 

 

 

 

날이 추우면 아예 문을 열지 않아

 

겨울에는 어떻게 하세요. 날이 추워지면요?”

과일은 밖에 내다놓기 때문에 한 겨울에 영하 8도 이하로 내려가면 아예 문을 열지 않아

가게 문을 열지 않는다고요?”

그럼 안 열지 과일이 얼면 못 파니까. 아예 문을 열지 않아.”

 

20년 동안 과일가게를 했지만 요즈음처럼 손님이 없을 때가 없었다고 하면서,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한다. 주변에 대단위 아파트를 짓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입주를 마치면 매산시장에도 손님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란다.

 

 

 

 

요즈음은 수박도 반통만 달라고 하는 손님들도 있어. 이곳은 주변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있어서 한통을 사가면 오래 저장을 하지 못해 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지. 그런 손님들이 오면 반통도 팔기도 하고.”

 

지금은 손님들이 예전과 같지 않아 조금은 힘들다고 하지만, 그래도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고 나면 손님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 부여상회 신정녀 할머니. 할머니의 바람대로 매산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오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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