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화성 안 모습을 떠올리며 기대에 부풀다

 

여행을 하다보면 가장 부러운 곳이 바로 한옥 밀집지역이다. 순천 낙안읍성이나 경주 양동마을, 강원도 고성 왕곡마을,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 전주 한옥마을,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 등 한옥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에 가면 왠지 잊고 있었던 옛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이다.

 

그 외에도 10년 넘는 세월을 전국을 답사하면서 우리 고택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쏟아 부었던 나로서는 늘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곳이 비로 수원 화성 안마을이다. 만약 이곳 화성 안 마을이 옛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기와와 초가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며 늘 아쉬움이 더해간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용인 한국민속촌이다. 가까운 곳에 이런 볼만한 곳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여간 다행이 아니란 생각이다. 또한 민속촌에 가서 99칸 양반집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늘 시간을 내어 찾아가고는 한다. 남창동에 자리하고 있었다는 이 양반가옥은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그 집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구경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성안에 늘어가고 있는 한옥들

 

요즈음은 화성 안을 다니면서 집이 변해가는 모습들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여기저기 우중충한 건물들을 부수고 한옥으로 변해가는 모습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지동에 소재한 수원 제일교회 노을빛 전망대를 올라가 화성을 바라다보면 괜스레 짜증이 난다. 한옥으로 가득 찼다면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을 화성이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함께 그 성 안에 들어서 있는 한옥들. 그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장관일까? 전망대 위에서 화성을 바라보면서 늘 아쉬움을 갖는 것이 성 안에 가득한 건물들로 인해 화성의 진가가 반감되었다는 점이다. 높다랗게 솟아있는 정체불명의 건물들이 그렇게 눈에 거슬릴 수가 없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 하나를 보기 위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수원이다. 그런 화성 안에 초가와 와가 집들이 예전처럼 자리하고 있다고 하면 얼마나 대단한 구경거리가 될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그런 화성을 늘 그리고는 하는 것도 전국을 다니면서 한옥밀집 지역에 찾아드는 수많은 관광객들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화성 안에 늘어가는 한옥들

 

그래도 요즈음 들어 위안을 받는 것은 바로 와성 안에 기와집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수원시에서 한옥으로 공사를 마친 장안문 안쪽에 자리한 전통식생활체험관과 예절교육관을 비롯하여 화서문 안쪽에 문화시설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한 개인들이 옛집을 한옥으로 개조하기 시작했다.

 

요즈음 화성 안을 다니다가 보면 여기저기 한옥으로 신축을 하는 광경들이 보인다. 행궁동 주민센터 옆과 화서문 안쪽에 새로 터를 닦고 있는 곳에 또 번듯한 한옥들이 늘어난다는 것에 대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무래도 전국 한옥을 답사하면서 한옥의 매력에 빠진 나로서는 그렇게 한옥이 신축되는 모습을 보면서 바람직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해 완공을 한 화서문 안쪽 공공한옥 조성공사가 며칠 전부터 제2, 3단계 공사를 시작했다. 목조 정자가 있던 것을 치우더니 가름막을 치고 다음단계 한옥 공사를 시작한 것이다. 이 한옥의 용도는 제1종 근린생활 문화 및 집회시설이라고 한다. 수원시청 화성사업소 한옥지원팀이 공사 건축주인 이 한옥이 완공되고 나면 화서문 안길이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화성 안이 언제쯤이면 한옥으로 가득 찰 수 있을까? 한 채 한 채 늘어나는 한옥들을 보면서 하루빨리 모든 건물이 한옥으로 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정한 화성의 모습을 생전에 만날 수 있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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