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오는 날 열린 매산, 역전시장 잔치

 

눈이 와도 차 없는 거리엔 사람들 모여

 

수원에 첫눈이 내리던 26일. 수원역 인근 매산시장과 역전시장이 올해 ‘차 없는 거리’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가 열렸다. 눈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시장통에 친 부스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부스에서 파는 음식이며 캘리커처 그리기, 네일아트 등을 고객들에게 무료로 봉사하는 곳에는 사람들이 차례를 가다리고 있다.

 

“오늘이 저희 매산시장과 역전시장 차 없는 거리의 마지막 행사 날입니다. 마침 첫눈까지 내리네요. 행사를 하기에는 조금 불편하긴 해도 첫눈이 오는 날이라 시장을 찾아온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오늘 차 없는 거리는 매신시장과 역전시장이 멱거리와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했습니다”

 

매신시장 상인회 김해기 회장은 어깨띠를 두르고 눈이 오는데도 시장을 누비면서 사람들을 격려하고 있다. 마침 공연무대에서는 사회자가 상인들이 내어 놓은 물건을 단돈 100원부터 시작하는 경매를 하느라 시끌벅적하다. 사람들은 100원부터 올라가는 경매물건을 잡기 위해 눈치를 보면서 손을 들고는 한다.

 

 

“이렇게 눈이 와도 신바람 나잖아요?”

 

경매에 참가한 한 시민은 “낮부터 이곳에서 소리가 들려 나왔는데 만원이 넘는 물건을 5천원에 경매를 받았어요”라면서 “시장이 달라지고 있어요. 주민들과 더 가깝게 다가서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잖아요. 이렇게 첫눈이 내리는 날 좋은 물건을 싸게 구입도 하면서 즐길 것과 먹을 것이 있으니 신바람 나잖아요”

 

매신시장 안쪽 대우아파트에 거주한다는 김아무개(여, 41세)씨는 경매를 계속해야 한다고 하면서 말 좀 시키지 말라면서 핀잔을 준다. 경매를 하던 도중 '미스틱 본즈(Mystic vons)'라는 모임명을 가진 신한대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댄스팀이 흥겨운 춤을 추고 난 뒤 관객 중에서 이들의 춤을 따라하는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장이란 그저 눈이오나 바람이 부나 사람들이 북적여야죠. 그래야 장을 보는 재미도 있고 상인들도 신나는 것이죠. 이렇게 눈이 오는데도 불구하고 행사를 열어 준 상인회에도 감사하고 날이 궂은 데도 불구하고 시장을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고마울 뿐이죠. 앞으로 저희 시장이 많은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상인 한 사람은 초겨울 문턱에 눈이 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찾아준 것이 한 없이 감사할 뿐이라고 하면서 점차 변화되어가는 시장을 느끼겠다고 한다. 앞으로 시장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는가는 상인들이 한 뜻으로 뭉쳐 고객들에게 더 많은 행사 등을 펼쳐 그들을 즐겁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장을 찾아올 때 시장의 발전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상인들이 뭉치지 않으면 시장 발전 기대 못해

 

“저희 매산시장이 과거에는 수원의 관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던 장이었습니다. 정말 장을 지나기가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죠. 그러나 지금은 그 당시 십분지 일도 안됩니다. 요즈음 들어 상인회에서 각종 행사를 하면서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상인들이 힘을 다해 뭉치지 않으면 이 난관을 헤쳐 나갈 수가 없어요”

 

매산시장과 달리 역전시장은 간이무대 한편으로 긴 부스를 설치하고 시장을 찾아 온 손님들이 눈을 피해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였다. 부스는 한편에 조리대를 마련하고 역전시장 상인들이 우동과 홍합탕, 해물전 등을 손님들에게 판매하고 있었다. 매산시장은 상인들 각자가 판매를 하는데 비해 역전시장은 상인들이 모두 하나로 합해 먹거리 부스만 마련하였다.

 

변하기 시작하는 수원의 전통시장. 시장마다 각 시장에 맞는 행사 등을 계속하면서 날로 시장을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더욱 시장상인회가 예전과는 달리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고객들도 점차 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옛 성시를 이루던 시장으로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노력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예전처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하는 김해기 매산시장 상인회장. 그의 말대로 매선시장과 역전시장이 날로 번창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