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를 걷다보면 오래된 건물 한 동이 보인다. 그 안으로 들어서면 옛 시골의 장터와 같은 조금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난다. 그래서 이곳을 찾을 때마다 옛날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기웃거리던 시골장의 옛 장취가 그리워진다.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에 있는 조원시장에서 느끼는 정겨운 시장의 분위기이다.

 

과거 이 지역에는 대추나무가 많아 대추나무골’, ‘대추원또는 조원 말이라고 불렀다. 대추를 키우기 위해서는 광교산의 기운이 정화된 곳이어야 하는데 조원동이 바로 그런 곳이라 해서 선택된 곳이 오늘날 조원동인 대추나무골이다. 물론 지금은 대추나무를 찾아보기 힘들지만 예전의 명칭과 역사적인 유래를 따져 대추동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수원시 장안구 송정로 187번길 35-1(조원동)에 소재한 조원시장은 1975년도에 개설한 후 1982년도부터 시장이 형성되었다, 20085월 수원시에 인정시장으로 등록했으며 100여 개의 점포에 150여명의 상인이 상주한다. 주요 취급 물품은 채소, 과일, 생선, 반찬, , 건어물, 정육, 잡화, 음식점 등으로 1차 상품을 파는 점포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시장이 변해야 경쟁력 생긴다

 

조원시장은 주택가에 있는 전형적 골목시장의 형태로 대부분 동네 주민들이 걸어서 이용하는 골목시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조원시장은 1시장 1대학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대와 협약을 맺으면서 시장에 디자인이 입혀졌다. 시장 구석구석은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어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상인의 얼굴과 상품 특색에 맞게 그러진 상점 간판 중에는 옛 향수가 느껴지는 가마솥에 끓고 있는 음식들도 보인다. 특정 점포임을 알리기 위해 유리에 그려놓은 그림들은 누구나 들어가 물건을 고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만든다. 정갈하게 음식이 담긴 그릇들과 점포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곳에서 상품을 손질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보면 구매충동이 인다.

 

조원시장은 영화 속 세트장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눈요깃거리들이 많은 시장이다. 상인회에 라디오 방송시스템이 있어 주민들이 직접 DJ가 되어 생방송을 진행한다. 사연과 신청곡을 받고 주민의 경조사나 소식을 전하며 소통한다. 눈요깃거리뿐만 아니라 들을 거리도 풍성한 재미난 시장이다. 또한, 시장의 방범을 책임지는 CCTV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안전함을 유지한다.

 

조원시장은 마을시장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늘 변화를 추구한다. 그래야 전통시장이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우리 시장은 1975년부터 상점이 하나씩 생기기 시작해 19845월에 시장이 형성되었습니다. 당시는 이곳이 지금과 같은 시장이기보다는 장거리를 중심으로 점포가 개설되기 시작했던 것이죠. 그러다가 2008522일 인정시장으로 등록이 되었습니다

 

 

환경개선으로 경쟁력 키워야

 

조원시장의 상인들 중 대다수는 이곳에서 20~30년 씩 장사를 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외지에서 이곳에 들어와 장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들어 올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상인들 모두가 터줏대감이라고 한다. 현재 시장 안에 자리하고 있는 건물도 벌써 40년 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환경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 회장은 조원시장을 더불어 사는 생활밀착형 시장’, ‘지역주민과 가족처럼 함께하는 시장이라고 소개한다. 고객의 재방문과 시장의 문화와 교육의 활성화를 통해 상인과 고객이 상생하기보다는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최고의 물건으로 승부를 거는 조원시장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2011년 상인대학을 열어 54명 전원이 모두 졸업하여 시장경영진흥원에서 개최한 전국의 상인대학 중 가장 특별한 곳으로 평가 받기도 했다. 상인들은 상인대학 수강으로 자리를 비웁니다. 더 많이 공부해서 고객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기고 문을 닫으면서까지 열의를 보였다고 한다. 그만큼 배우고자 하는 열정과 그 배움을 통해 상인의 발전과 조원시장의 변화를 갈망했던 것 같다.

 

조원시장 안에는 마돈나라는 집이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인 마돈나는 마을을 가꾸는 돈가스 나눔터의 줄임말이다. 마을르네상스 사업으로 20137월에 문을 열었다. 마돈나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돈가스와 탕수육이다. 마돈나의 수익은 전액 마을로 환원된다. 그 수익으로 지역주민 일자리 창출과 마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17일 오전에 찾아간 조원시장 상인교육장에는 마을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모여 즐거운 게임을 하고 있다. 시장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변화를 시작한 것이다. 상인회에서는 아이들이 교육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하고 마을봉사단체가 시장 내에서 상생하며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 조원시장이 대추동이 마을의 대추처럼 많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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