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굥예로 세상과 소통하는 우드스쿨

 

장애, 조금 불편할 뿐이죠. 흔히 사람들은 장애자라고 하면 정상과 비정상이라고 구분 지으려고 하는데 그건 맞지 않습니다. 장애인은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있어서 조금 불편을 느낄 뿐 비정상과는 거리가 멉니다. 우리는 비장애로 구분을 하는 것이지 정상과 비정상이 아니라는 점이죠

 

언젠가 모임 자리에서 만난 장애인이 한 말이다. 오늘 갑자기 이 말이 생각나는 것은 오전시간 권선구 호매실동에 소재한 수원시장애복지센터를 방문했다가 장애인들이 땀을 흘리며 열심히 목공예를 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부터 ()경기도지체장애인협회 수원시지회 주최로 시작한 목공예로 세상과 소통하다. 우드스쿨의 강습현장은 한 바디로 장애라는 통상적인 개념을 바꾸어 놓았다..

 

20여명의 지체장애인들이 강사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우드공예를 하고 있다. 우드스쿨은 전기로 달군 인두로 나무에 각종 그림과 글을 적는 공예작품이다. 이제 배운지 석 달 남짓하지만 벌써 작품을 만들어 장애복지센터 입구에 전시를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화로에서 달군 무쇠인두 대신 버닝펜 사용

 

인두로 나무에 그림이나 문양을 새겨 넣은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인두화는 자칫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한다.

 

우드스쿨은 인두화를 배우고 작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올 4월부터 호매실장애인복지센터 3층 소강당에서 매주 수요일 오전에 강습을 한다. 인두화는 목재가구에 자신의 작품을 직접 새겨 넣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요즈음 개인 취미활동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비장애인도 하기 힘든 인두화를 장애인들이 강습을 한다고 해 일부러 강습을 받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자연친화적인 인두화는 예전에는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지만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두화를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이 개발됨에 따라 다양한 동호회와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이런 추세에 수원시지체장애인협회에서도 수원시 교육청소년과 지원사업으로 장애인들에게 우드스쿨을 연 것이다. 손이 불편한 장애인 한 사람은 작품의 소재인 나무판을 테이프로 붙여 고정을 시켜놓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우드펜은 고열이기 때문에 자칫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장애는 조금 불편할 뿐 작품활동에 지장 없어

 

우드스쿨에서 인두화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들은 오히려 비장애인들보다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불편하기 때문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화상을 입을 수도 있어 조금 느려도 정성을 다하기 때문이란다. 하기에 짧은 시간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면 박수를 쳐주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 3개월 남짓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목공예로 세상과 소통하는 우드스쿨’. 강사들의 지시에 따라 온통 집중해서인가? 곁에서 시진촬영을 하고 있는데도 작품에만 몰두한다. 셔터소리가 오히려 작품활동에 방해가 될까봐 미안스럽다.

 

장애는 활동에 조금 불편함을 느낄 뿐이라는 장애인들의 인두화 작품. 열심히 배워 전시회를 갖겠다고 하는 강습생들에게서 무엇인가 각오 같은 것이 보인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우드스쿨 강습생들.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작품전시회를 손꼽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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