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웃돈다. 장마라고 하는데도 중부시장은 비가 오지 않아 심각하게 가뭄현상을 빚고 있다. 한강은 녹조현상으로 인해 많은 물고기들이 죽어 떠오른다고 연일 난리들이다. 그런 더운 날 수원시 팔달구 매산동 갓매산로 19번길과, 매산로 28길이 교차되는 곳에서 한 사람이 길가에 떨어진 담배꽁초 등을 치우고 있다.

 

이곳 매산로와 갓매산로 일대에는 원룸밀집지역이다. 그만큼 중국을 비롯해 태국, 베트남 등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쓰레기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피우던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그냥 던지고 가기도 한다. 일회용 종이컵과 커피용기도 눈에 띤다.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진 것이죠. 이제 제가 청소를 하고 있으면 이곳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아요. 벌써 몇 년째 이렇게 하루에 한 번에서 많게는 세 번 씩 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청소하는 아저씨는 매산동 자율방범대장

 

알고 보니 그는 매산동 자율방범대 문복열(, 55) 대장이다. 이제 자율방범대장이 된 지 2년째지만, 마을 청소를 시작한 지는 그 이전부터라고 한다. 이 더위에 아무도 돕지 않는 일을 왜 하고 있는 것일까?

 

이곳은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와 살고 있는 집단거주지역입니다. 저는 이 아래서 가게를 열고 있는데 골목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어 영 보기가 좋지 않아요. 그래서 자율방범대 사무실에서 저희 가게까지 매일 청소를 시작했어요. 일 년 365일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요.”

 

자율방범대 사무실 앞에는 작은 공원이 소재하고 있다. 그곳은 물론 곳곳을 다니면서 청소를 한다는 것이다. 몇 년을 계속해서인가, 지금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자율방범대란 마을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민간단체죠. 일주일에 한 번은 지구대와 함께 순찰을 돌기도 합니다. 지금은 정말 좋아졌습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 쓰레기규격봉투를 잘 사용하지 않아요. 그래서 출입국관리소에 전화도 했어요. 한국에 입국하기 전에 기초적인 상식을 먼저 가르치라고요.”

 

 

 

 

운영하는 가게 물건 값에 또 한 번 놀라

 

원룸만 해도 100동이 넘는 매산동이다. 그만큼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늘 발생하고는 한단다. 야간에 순찰을 도는 것도 마을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만들기 위함이다. 수원역 앞인 매산동에는 외국인들이 밀집지역이 유난히 많은 곳이다,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가게들도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매산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70%가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입니다. 그들은 이곳이 집단거주지역입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똑 같이 규제를 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렇게 500m가 넘는 길을 매일 청소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도 달라지고 있어요. 이제는 이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잖아요.”

 

한 사람의 노력으로 주변이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청소를 멈출 수가 없다는 것이다. 생각 같아서는 매산동 전체를 모두 청소하고 싶다는 문복열 자율방범대장. 시간이 날 때마다 쓰레기를 치우러 빗자루를 들고 길로 나선다. 시장 골목 안에 우리슈퍼라는 매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문복열 대장. 가게 앞에 진열된 물건 가격표를 보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어떻게 대형 할인점들보다 물건 값이 더 싸요?”

발로 뛰면서 찾아오는 것이죠. 골목가게는 비싸다는 편견을 바꾸려고요.”

 

 

 

 

아무리 그래도 딴 곳에서 3000원을 더 받는 캔 제품이 2000원이라고 가격표를 붙여놓았다. 그렇다고 유효기간이 지난 것도 아니다. 정상적인 제품을 싸게 팔기 위해 온갖 곳을 다 돌아다닌다는 것이다.

현수막 하나 붙여 놓으세요. 대형 할인점보다 더 싼집이라고요.”

 

길 청소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온 문복열 방법대장에게 주민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비가오거나 눈이 내리거나 오직 자신이 맡은 일을 다 하겠다는 문대장과 같은 사람들이 있어,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고 느낀다. 깨끗하게 정리된 길을 걸으면서, 이런 길을 걷는 사람들도 마음이 이렇게 깨끗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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