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정한 이웃들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 인생을 논할 수 있는 지인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난 세상을 살아가면서 항상 하는 생각이 만일 나에게 어려운 일이 달칠 대 다만 몇 명의 지인들이라도 끝가지 나와 함께 할 수 있다면 세상살이를 성공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 정도 인원은 내 주변에 있다는 생각이다.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 사회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늘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내가 더 소유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저 생활을 함에 있어 조금 부족하더라도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가 늘 사람들과 모여 함께 나누고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 하는 것을 즐긴다.

 

내가 지인들과 오래도록 인연을 끊지 않는 것도 모두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런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인지 내 주변에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 늘 함께 만나면 웃고 떠들고 아무런 사심이 없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늘 외롭지가 않다. 그런 마음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사람 중에는 남녀의 구별이 없다. 그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소중한 책 몇 권을 받아

 

아는 지인 중에 한 분이 연락을 했다. 꼭 전해줄 책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우리 민속을 연구한다는 것을 아는 분이기 때문에, 가끔 술이라도 한 잔 나눌 때면 잊지 않고 책을 한 권씩 전해주신다. 책을 선물로 받았을 때의 기쁨이란 말로 표현 할 수가 없다. 더구나 그 책이 그렇게 구하려고 애를 써도 구하지 못했던 책일 때는 오죽하랴.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김재철 박사는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 출신으로 2006년 퇴임 했으며, 현재는 e수원뉴스 등에 칼럼 등을 연재하고 있다. 벌써 몇 년째 가뭄에 콩 나듯 술자리를 함께하는 김재철 박사는, 늘 느끼는 것이 평생청년이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배울 것도 많아 늘 존경스러운 분이다.

 

그런 김 박사님이 전해줄 책이 있다고 한다. 민속연구를 하고 있으니 필요할 것이라면서 가방에서 꺼낸 책은 아끼바 다카시(村山智順)조선의 귀신이라는 책이다. 물론, 원판은 아니고 노성환 옮김으로 민음사에서 19907월에 펴냈으니 27년이 지났다. 이 책은 민속을 연구하는 나에게는 정말 필요한 책이기 때문에 몇 번이고 책을 구하기 위해 헌 책방을 뒤져야만 했다.

 

조선의 귀신은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의 민속을 조사한 것이다. 이는 일본인이 조선총독부의 식민지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한 연구조사의 성과물이다. 일본인이 조사 발간한 책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그 어떤 책보다도 많은 자료를 싣고 있다. 책에는 제1부 귀신, 2부 양귀로 나뉘어져 있으며 귀신을 퇴치하는 다양한 방법까지 소개하고 있다.

 

 

이런 이웃이 있어 행복하다.

 

김재철 박사를 만나면 행복하다. 김 박사님이 늘 농을 잘하기 때문은 아니다. 가끔 필요한 것을 받을 수 있기도 하지만, 길지 않은 시간을 웃어대느라 정신을 차릴 수 없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술 한 잔을 마시며 웃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사람들은 잘 모른다,

 

술을 마시면서 심각한 이야기를 한다거나, 필요이상으로 욕지거리를 해대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이해가 기질 않는다. 적당히 마시고 취하지 않을 정도에서 자리를 뜨는 것 또한 기분좋은 일이다. 집에 와 선물로 받은 책을 한 권씩 살펴본다. 그 중에 한 권은 정찬주 작가의 암자에는 물 흐르고 꽃이 피네라는 책이다. 불교문화재 답사를 하는 나에게는 일종의 지침서 같은 책이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좋은 책까지 선물로 받았으니 이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살아가면서 이렇게 좋은 이웃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다. 당분간은 그동안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던 책을 읽는 재미로 시간을 보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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