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골종합시장 안이 발 디딜 틈도 없다. 엄청난 인파가 대목장을 보러 온 것이다. 시장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포기하고 못골종합시장 입구 우측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 시장 쉼터가 있다. 쉼터는 차를 착한가격에 주문을 해서 마실 수가 있으며, 한편으로는 시장 방송국인 온에어가 자리를 잡고 있다.

 

마치 예전 음악다방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좁은 박스 안에는, 오전 1130분부터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은 못골시장 안에 설치된 스피커를 통해 시장을 찾아 온 사람들과 상인들에게 전달이 된다. 못골시장 방송국인 온에어는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사업문전성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이 되었다.

 

20094월에 시장방송국으로 방송을 시작한 못골 온에어. 이곳에는 시장 상인들이 직접 DJ를 맡아 방송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시장을 살려나가기 위한 방법을 찾고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결론을 얻은 것이 바로 소통이었죠. 상인들과의 소통과 더불어 상인과 손님들과의 소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 것이죠. 그런 소통을 위해서 생각한 것이 바로 못골시장 방송국인 온에어입니다. 방송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죠.”

 

 

 

시장 상인들이 직접 방송에 참여

 

못골시장 방송국인 온에어에서는 시장 상인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있다. 요즈음 수원의 전통시장 중에서는 직접 방송국을 운영하는 곳들이 생겨났다. 못골시장은 수원의 전통시장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방송을 시작한 곳이다.

 

저희시장 방송국 DJ들은 모두 상인들입니다. 처음 방송국을 열고 전문적인 DJ를 영입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보다는 직접 상인들이 참여를 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상인이야말로 상인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 테니까요.”

 

그래서 상인들을 교육을 시킨 후 방송을 시작했다고 한다. 방송국을 담당하고 있는 상인들은 완도상화를 운영하는 이충환(38), 아들에 만두가게의 김승일(34), 지동순대의 김덕원(43) 등이 맡았다. 돌아가면서 방송을 하고 있는 DJ들은 시장 상인들의 사연과 신청곡 등을 소개하고 틀어주고 있다.

 

 

 

 

시장의 변화는 판매를 높인다. 

 

방송을 하고 있는 쉼터에서 만난 손님 한 사람은 일부러 방송을 하는 시간에 맞추어 시장을 본 후, 이곳에 들려 차 한 잔을 마시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한다.

 

전통시장이라는 곳이 쉴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는데, 못골종합시장은 이렇게 방송도 들을 수 있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정말 좋아요. 저희들은 시장을 볼 때 친구들과 이곳 쉼터에서 만나 밀린 이야기도 하고, 장도 함께 보고는 하죠. 방송을 들으면 시장 상인들의 사연도 들려주기 때문에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은 밋밋하게 시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음악이 흐르고, 여러 가지 사연도 들을 수가 있어서 시장을 찾아오는 재미가 좋다고 한다. 상인들도 시장이 방송을 시작한 후 손님들이 늘어났고 매출도 올랐다고 한다. 시장이 변해야 손님도 변한다는 단순한 사고가, 시장의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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