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시장 아줌마들의 반란을 기대한다.

 

사람들이 저더러 미쳤다고 해요. 손가락이 접히지를 않고 통증이 심해 2주 전에 손가락 수술을 했거든요. 아직도 북을 치면 손가락이 아프긴 한데, 북을 안치면 안 될 것 같아 북채를 손가락 사이에 끼고 이렇게 북을 치고 있어요,”

 

김종임(60)씨는 손가락에 아직 밴드를 감고 있다. 20일 오후 730. 영동시장 2층 아트홀에서 북소리가 요란하다. 소리까지 질러가면서 북을 치고 있는 여인들은 바로 영동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상인들이다. 지난 해 12색동북쟁이란 난타 팀을 조직하여 매주 목요일 오후 7시부터 모여 연습을 하고 있다. 김경옥 강사의 지도에 따라 북을 두드리고 있는 색동북쟁이. 한복 특화시장인 영동시장과 딱 맞아 떨어지는 이름이다.

 

저희는 지난 해 12월에 창단이 되었어요. 이제 8개월 정도 된 셈이죠. 매주 목요일마다 한 번씩 모여서 연습을 하는데, 그동안 계속할 수 없어서 아쉽기도 해요. 메르스로 인해 두 달 정도 연습을 못했고, 이런저런 일로 빠지기도 하고요. 처음에 25명이 시작을 했는데 중간에 몇 명이 그만두고 이제 16명이 남았어요.”

 

 

 

 

생업으로 쌓였던 스트레스 푸는데도 최고

 

색동북쟁이 난타 팀의 회장을 맡고 있는 윤영호(66)회장의 말이다. 윤영호 회장 역시 영동시장에서 한복집을 운영하고 있다. 영동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대표들이 이렇게 한 번씩 모여 연습을 한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저런 일을 하다가 오후 7시 정도면 사람이 지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 시간에 모여 북을 두드리는 연습을 한다는 것이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활력이 생겼어요.”

팔이 아파 제대로 들지도 못했는데, 난타를 하면서 고쳐졌어요.”

저는 병원에 있다가 난타 시간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왔어요.”

여기 와서 북을 두드리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확 가셔요.”

 

모두가 한 마디씩 한다. 색동북쟁이가 처음 만들어지고 나서 며칠 지나지 않은 지난 헤 12월 말경 공연을 한 번 가진 적이 있다. 수원 22개 전통시장 상인회원들이 모이는 ‘2014 수원시 상인연합회(회장 최극렬) 송년회를 하던 날이다. 그 때는 시작한 지 한 달도 안 된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 서로 눈치를 보면서 북을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올 시장 거리축제를 기대한다.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연습을 하는 것만으로 실력이 부쩍 늘지는 않는다. 하지만 모일 때마다 최선을 다해 북을 치고 있는 색동북쟁이 난타 팀은, 이제는 어디에 내놓아도 무대를 이끌어 갈만한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사실은 그동안 여러 차례 공연섭외를 받았어요. 그런데 모두 거절했죠. 저희들이 생각하기에 이 정도면 부끄럽지 않다는 실력이 될 때까지는 무대에 서지 않으려고요.”

 

한 회원의 말대로 이들이 이렇게 열심을 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10월 수원화성문화제의 일환으로 3일간 지동교에서 열리는 팔달문 시장거리축제 때문이다. 그 첫날이 바로 영동시장(이사장 이정관)이 주관하는 한복아가씨 선발대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그 때는 무대에 서야죠. 그때까지 연습을 열심히 해서 남들을 깜짝 놀라게 해주어야죠.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때까지 열심히 연습하려고요.”

 

40대에서 70(조동연. 신흥주단)까지 모인 영동시장 색동북쟁이 난타 팀. 10월이 기대가 되는 것은, 이들 모두가 한복특화 시장인 영동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복 경연대회 무대에 맞는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을 하고 무대에 오를 이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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