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물 저금통, 고드름까지 만날 수 있어

 

팔달구 행궁동 주민센터를 들렸다가 나오는 길에 골목 한편 벽에 게판에 하나 보인다. 왕의 골목이라는 신풍동에 손이가요 손이가라는 벽화골목이 있다는 안내판이다. 도대체 무슨 그림이 그려져 있기에 이런 제목을 붙인 것일까? 날도 춥고 바람까지 골목길에 불어 다니기가 만만치 않지만 골목길이 궁금하다.

 

제일 먼저 만난 것은 못 보던 건물이다. 그동안 이곳을 수도 없이 지나다녔지만 보질 못했는데 그동안에 새 건물로 단장을 했다. 아직 정식 개관은 하지 않았는지 벽에 커다란 벽화만 하나 그려져 있다. 도대체 무엇을 하는 집일까? 날이 좀 풀리면 이곳보터 한 번 들려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손이가요 손이가벽화골목은 왕의 골목 중 1코스라고 한다.

 

골목 안으로 따라 들어가니 지난 가을 새로 한옥으로 지은 이층집이 눈앞에 보인다. 전통양식은 아니고 한옥을 새롭게 디자인한 집 같은데 나에게는 왠지 낯설다. 전국을 다니면 우리 고택을 답사하고 기사를 쓴 나로서는 새롭게 재조명한 한옥이라고 하지만 전통을 벗어났다는 점에서는 조금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집의 형태를 보니 한옥과 화성의 구조물을 형상화 시킨 듯하다. 집이란 것이 거주를 하는 주인의 입장에서 만족하면 그만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 저금통과 고드름이 있는 골목길

 

한옥을 지나면 담벼락 높이에 올린 커다란 물 저금통이 보인다. 수원은 빗물을 이용한 물 저금통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각종 공공기관 등에도 마련되어 있는 물 저금통은 빗물을 모아 두었다가 청소를 할 때나 화단에 물을 줄 때 사용하기도 하는 등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 생태도시다운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수원이 남다르단 생각이다.

 

고드름, 도심에서 만난 고드름이 신기하다. 대한 추위를 하는 것일까? 엣말에 데한이 소한이네 집에 갔다 얼어죽었다거나 대한을 지내고나서 한강을 건너다가 물에 빠지면 제사도 지내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소한추위는 매섭고 대한추위는 그보다 덜하다는 소리인데 올해는 대한 추위를 제대로 하는 듯하다. 처마 밑에 그동안 볼 수 없던 고드름이 달려있다.

 

어릴 작 고드름을 따서 옆구리에 차고 칼싸움을 한다고 뛰놀던 기억이 새롭다. 고드름을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벽을 보니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글씨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언젠가 이곳에는 키를 재는 눈금자와 말타기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골목의 벽화가 달라지긴 한 것일까?

 

 

골목마다 찾아갈 수 있는 안내판 부착해

 

행궁동 왕의골목 중 신풍동 벽화골목은 안녕하세요 길’, ‘손이가요 손이가 길등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길가 전신주에 달려있는 안내판을 보면서 골목을 걷다보면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가 있다. 그런 재미로 추위도 잊어버리게 된다. 신풍동을 사람들이 자주 찾는 것도 이런 재미 때문이 아닐까?

 

바람은 차지만 그저 여유있게 천천히 골목을 걷다보니 어느새 골목이 끝나버렸다. 좀 더 눈여겨볼만한 것이 없을까 싶어 여기저기 찾아보지만 예전에 보던 그대로이다. 벽화골목 이름을 붙여 놓아 조금은 더 찾아보는 재미가 있는 신풍동 왕의골목. 날이 따듯해지면 본격적인 수원 벽화골목 투어를 계획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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