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금강산 노인산 아래서 올린 산신치성을 보다

 

이 도량이 원래 노인산입니다. 이곳 산신이 여산신(女山神)인데 이 도량의 기운이 좌청룡 우백호가 자리를 잡고 있는 형태입니다. 아기장사가 태어난 곳이죠. 누구든지 이곳에 와서 정성으로 빌면 병도 낫고 서원이 이루어집니다

 

12일 아침 오전 640분 수원을 출발해 고성으로 향했다.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산학리 119번지에 소재한 작은 암자 정수암. 그곳에 지난해 조성한 산신각 앞에서 노인산신을 위한 산신치성을 드리기 위함이다. 산신치성은 모든 대산소산에 좌정하고 있다는 산신을 위하고 중생들의 필요한 것을 당부하기 위한 치성이다.

 

이 산이 예전에는 산신치성을 드리던 산이라고 해요. 이곳 절에서 아기장수도 태어났고요. 그동안 산문(山門)을 열지 못해 마을에 인재가 태어나지 않았는데 이번 치성으로 산문을 열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곳에 와서 치성을 드리면 답답한 일이 해결된다는 것입니다

 

 

경기도 근동에서는 소문난 수원시 팔달구 지동 거주 고성주 만신이 산신치성을 드리기 전에 한 말이다. 그만큼 산신각이 제자리에 자리를 잡았고, 절터의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고 한다. 이 산신도를 그린 산신각도 돌장사가 쪼개서 가져가려고 하는 것을 마을 주민들이 말려 못가뎌갔다고 한다. 그 자위 자체가 동네주민들이 치성을 드리던 돌이라는 것이다. 고성 현내면 산학리는 지금도 마을에서 당을 위하고 있는 곳이다. 예전에는 동서남북 사방에 당이 있었으나 이제는 한 곳만이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산학리 정수암 인근은 예전에 절이 있었다고 한다. 전하는 말로는 마을에 살고 있던 한 노총각이 이 절을 찾아와 지성으로 빌어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을 낳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들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있어 역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인두로 그 날개를 지저대자 아이가 큰 소리로 울음을 터트렸고, 그 울음소리를 듣고 화진포에서 천마 한 마리가 뛰쳐나와 아이를 태우고 날아올랐다고 한다.

 

 

처음 찾아간 절에서 절 내력을 정확히 짚어내

 

정수암을 처음으로 찾아간 고성주씨는 산치성을 올리던 중 장수동자라는 동자신이 들어와 이 절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하며 정확하게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짚어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 절에 대해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를 해대는데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고 정수암 주지 진관스님이 말한다.

 

11일 정수암 산신각 산신치성은 고성주씨가 자신의 신도 권아무개(화성시 동탄 거주)씨의 사업번창을 위한 치성이었다. 모든 제물을 수원 집에서부터 준비해가 산신 앞에 진설한다, 각종과일과 전, 나물, 떡 등 한 상 가득 차려진 제물상 외에 한편에는 잡귀나 사자들을 먹일 수 있는 상까지 마련한다.

 

우리 습속에는 모든 제를 지낼 때 신령들만 흡향하는 것이 아니라 잡귀들도 따라붙는다고 하여 잡귀들을 위한 상을 따로 차린다. 그래야 뒤탈이 없다는 것이다. 어찌 생각하면 가장 인간적인 상차림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나서 산치성이 시작되었다. 신도 권아무개씨의 사업이 잘 되기를 축원하고 이 치성을 드리고 한 달이 지나면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신탁이라는 공수를 준다.

 

치성 못지않게 깨끗하게 뒤처리를 하는 제장(祭場)

 

두 시간 가까이 지내는 산치성을 마쳤다. 그렇게 치성을 드리기 위해 장장 왕복 8시간이라는 먼 길을 제물을 마련해 찾아가고, 두 시간 남짓 걸린 제의식을 마친 후 제장을 말끔히 치우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치성을 드리는 사람도, 산치성을 드린다고 구경을 하j 온 마을주민들도 모두 흡족한 표정이다.

 

가끔 인근 노인산에 장승을 모신 당이 있어 무속인들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를 마치고나면 가져 온 제물을 여기저기 던져놓기도 해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도 하고요. 그런데 고 선생님은 제장만 아니라 주변까지 말끔히 치우고 가시기 때문에 정말 뒤탈이 없을 듯합니다

 

구경을 하러 왔다는 마을 주민 이아무개씨는 정성을 이렇게 깨끗하게 드리는데 무슨 탈이 있겠느냐고 한다. 우리나라의 산신제는 절에서도 지냈다. 공주 계룡산 신원사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산신각이 있고 매년 한 차례씩 무속인들이 절 입구에서 산신제를 봉행하고 있다. 모든 명산에는 산신제를 올리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이 암자 정말 기운이 좋은 곳일까?

 

문화재답사를 하다보면 마을에서 기운이 좋다는 곳이나 명당이라는 곳을 자주 만나게 된다. 지관이 아니니 어떤 면이 좋은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디든지 들어가면 괜히 마음에 편해지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문외한인 나로서는 그런 곳이 좋은 곳이란 생각이다. 사람이 마음 편한 곳이 좋은 곳이 아닐까?

 

고성군 현내면 산학리 정수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바로 그랬다. 물론 내가 자주 찾아갔던 곳이기 때문에 편견일 수도 있지만 주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아도 이 암자가 예사암자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아기장수가 태어난 곳이 아니던가? “누구든지 이 암자 산신각에 와서 정성을 드리면 일이 잘 풀리고 몸도 건강해진다는 고성주씨의 말대로 그런 좋은 곳이기를 바란다. 세상 모든 일은 마음먹은 대로 된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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