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역전시장 인근에서 만난 역전시장() 대표이사 김웅진씨. 역전시장은 주식회사로 등록을 한 후 상인회를 만들어 대표이사가 상인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곳이다.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2-10(매산로1) 상가건물에 상인회 사무실을 두고 있는 역전시장은, 현재 점포수가 240개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역전시장은 처음에 시장을 지을 때 시장 내부는 공산품 시장으로, 외부는 1차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시장이 한창 잘 나갈 무렵 애경백화점이 수원역에 입점을 하면서 큰 타격을 받은 곳이죠. 애경백화점과 중복되는 상품들이 많다보니 자연 시장의 점포들이 수선 등으로 업종을 바꾸기 시작했어요.”

 

현재 대표이사 겸 상인회장을 맡고 있는 김웅진 회장은 올 3월에 상인회를 맡았다고 한다. 그런데 올 2월부터 시장에 암운이 드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일부 상인들이 마음을 달리해 별도의 상인회를 조직하려는 모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분들에게 정말 온 정성을 다해 설득을 하려고 했지만 그때는 제 말을 듣지 않더라고요. 정확한 것이야 모르겠지만 그렇게 따로 상인회를 조직하면 역전시장이 무슨 발전이 되겠어요. 수도 없이 말렸지만 결국에는 수원시에 시장 등록을 했죠.”

 

 

 

 

할머니 때부터 역전시장에서 장사를 시작해

 

역전시장 김웅진 회장은 역전시장에서 포목점을 하던 할머니 때부터 인근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어머니 때까지 하던 포목점은 문을 닫았지만 지금도 동생이 10년 넘게 역전시장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역전시장의 일을 맡아 해오다가 이번에 대표이사를 새로 선출하면서 시장 이사들의 권유로 대표이사와 상인회장 자리를 맡게 되었다.

 

역전시장은 처음부터 역전시장 주식회사로 시작을 했어요. 상인들이 주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상인회를 따로 조직할 것이 아니라 일원화를 시키면 오히려 시장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아 주식회사 대표이사가 상인회장을 맡기로 한 것이죠.”

 

그렇게 대표이사와 상인회를 맡고나서 그동안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한다. 불과 2달 사이에 몸무게나 10kg 이상이나 빠질 정도로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 자신은 시장이 분열이 생기면 시장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고 수도 없이 말렸지만, 결국 시장은 둘로 갈라지고 말았기 때문에 밖으로도 좋지 않은 소문이 났다고.

 

저에 대한 소문도 이상하게 떠돌고는 했어요. 그러나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상인들을 설득했죠. 지금은 역전시장이 갈라져서는 안된다고요. 그분들도 상인회 등록을 하고나서 달라지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죠. 그래서 오늘 MOU 체결을 하고 수원시에 등록한 상인회를 철회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시장을 만드는 일에 몰두할 터

 

역전시장을 스스로 고향이라고 하는 김웅진 상인회장. 세상 어떤 사람이 고향이 점점 피폐해져 가는 모습을 보고도 나 몰라라 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았으니 이제는 역전시장을 변화시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겠다고 소감을 밝힌다.

 

저희 역전시장을 보면 건물 안이 모두 칸막이로 막혀 있어요. 통로는 좁아서 상당히 답답합니다. 이런 시장은 앞으로 발전을 할 수가 없어요. 시장은 우선 상인들이 매상을 올려야 하잖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환경부터 바꾸어야죠.”

 

그래서 상인들을 설득해서라도 겹겹이 막힌 칸막이를 들어내고 환경개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바닥공사와 천정공사는 물론, 시야를 확 트이게 꾸며 업종별로 따로 모아 놓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도 상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 하다. 그렇게 조성을 해도 나중에 목 좋은 곳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또 다른 불상사가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서두르지는 않겠습니다. 우선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시장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함께 마리를 맞대고 의논을 해 보아야죠. 서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대화를 하면 좋은 방법이 나올 것입니다.”

 

이제 역전시장 대표이사를 맡은 지 채 두 달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일들을 당한 김웅진 상인회장. 제일먼저 할 일은 모든 상인들의 단합이라고 강조를 하면서 단합대회를 열어야겠다고 한다. 패기 있는 대표이사를 맞아들인 역전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그 변화가 내심 궁금하다. (출처/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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