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으로 주지 않아 참석하지 않겠다는 대학생도 있다니

 

10월이 되면 전국 각처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그 많은 축제들이 대개는 관주도의 행사로 막을 올린다. 하지만 시장상인들이 주관이 되어 열고 있는 필딜문지역 시장거리축제는 그와는 차원이 다르다. 3일간 다양한 형태로 열리는 축제는 매일 무대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북새통을 이룬다.

 

25일 수원 영동시장 2층 아트홀에 악기를 든 젊은이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103일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남수문 앞 지동교 위에서 열리는 대학가요제본선 무대에 오를 공연자와 팀을 선발하기 위한 예선이 열렸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40개 팀이 넘는 신청자 중 본선무대에 오르는 팀은 불과 13개팀 정도이기 때문이다.

 

101일부터 3일간 지동교 위에서 펼쳐지는 시장거리축제는 올해로 21회 째이다. 그동안 핸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져오면서 점차 더 많은 이야깃거리와 재미를 더해주고 있다. 101일은 영동시장이 주관하는 한복맵시선발대회, 2일은 못골종합시장이 주관하는 시민가요제, 3일은 팔달문시장이 주관하는 대학가요제가 열린다.

 

이 중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시장거리축제 중 대학가요제는 많은 젊은이들이 참여하여 신바람나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는 젊음의 축제이다. “이렇게 많은 참가자들을 모두 본선 무대에 올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오늘 최선을 다해 꼭 본선에 진출하시기 바랍니다라는 인사말을 하는 조정호 회장은 더 많은 참가자를 무대에 올리지 못하는 것이 늘 아쉽다고 한다.

 

 

문화공동체 장으로 자리 잡은 수원 지동교

 

팔달문지역 시장거리축제는 여느 축제와는 다르다.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축제이기 때문에 모든 상금은 모두 온누리 상품권으로 시상을 한다. 상금으로 대신한 온누리상품권을 시장을 위해 사용하라는 뜻이다. 온누리상품권은 전국 모든 전통시장에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금이나 다름없이 사용할 수가 있다.

 

올해 시장거리축제에 상금은 한복맵시선발대회 진에게는 100만원, 선은 70만원, 미에게는 50만원을 상품권을 준다. 하지만 본선 참가자 모두가 200만원이 넘는 한복을 한 벌씩 가져가기 때문에 실제로 받는 금액은 그 이상이다. 시민가요제 역시 대상 100만원, 금상 70만원, 은상 50만원, 동상 20만원의 상품권을 준다.

 

대학가요제의 경우는 대상 150만원, 금상 80만원, 은상 50만원, 동상 30만원으로 딴 경연보다는 상금이 높은 편이다. 대학가요제는 개인만이 아니라 팀을 구성해서 나오는 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10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시장거리축제 때는 주변에 아트상품 판매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있다. 먹거리는 물론 인근 장을 이용하면 된다.

 

 

현금으로 안준다고 나오지 않겠다는 일부 젊은이들

 

축제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가장 근본이 되는 행위이다. 우리민족은 아주 오래전부터 하늘에 감사하는 의식으로 3일 밤낮을 소리를 하고 춤을 추면서 축제를 열었다. 그런 축제에서 공동체가 살아나고 모두가 이웃이 될 수 있었다. 하기에 축제란 나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그런 자리여야 한다.

 

요즈음 지역축제를 보면 형토색이 없다. 그저 어디를 가나 판에 박은 듯한 프로그램으로 일관하고 있다. 관 주도의 전시성 행사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축제는 사람들이 즐기기만 해서는 안된다. 지역경제에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만 한다. 하기에 팔달문지역 시장거리축제는 상인들이 주관이 되어 하는 축제이기 때문에 남다른 공동체와 지역경제 활성화의 근본이 되는 축제로 꼽고 싶다.

 

 

대학가요제에 신청을 한 모 지역의 한 대학이 온누리상품권으로 주기 때문에 나가지 않겠다고 통보를 했다고 한다. 도대체 제 정신을 갖고 있는 대학생들인지 모르겠다. 축제란 그야말로 즐기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여는 무대이다. 그런 무대에 온누리상품권으로 주기 때문에 참가를 하지 못하겠다고 연락을 취했다는 소릴 듣고 아연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대학생(물론 극히 일부지만)의 정신상태가 이 정도라니 놀랍기만 하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축제에 나올 자격도 없다. 축제의 본질도 모르면서 어떻게 축제의 일원이 되겠다고 하는 것인가?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