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부터 어른들까지 작품을 직접 만들고 굽고

 

도자기를 굽는 가마 중에 ‘라쿠가마’라는 것이 있다. 일반 전통 장작가마나 대형 가스가마처럼 한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고 이동이 용이한 소형의 가마를 말한다. 라쿠가마는 야외 등에서도 활용할 수가 있어서 요즈음 도자기 행사장 등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라쿠가마는 무게가 40~50kg이기 때문에 손쉽게 이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21일 오후 남문로데오거리(상인회장 김한중)를 지나다가 보니 사람들이 모여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학생들과 도예가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열심히 만드는 것은 바로 라쿠가마에 넣어서 소성을 시킬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행사는 매주 토요일 남문로데오갤러리 앞에서 오전 11시부터 열린다.

 

‘라쿠가마 페스티벌’은 남문로데오상가 상인회에서 주관하는 행사이다. 주말마다 열리는 이 행사는 아직 소문이 나질 않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 낮의 더위가 30도를 웃도는 날씨인데도 전기를 이용해 소성을 하는 라쿠가마에는 이미 온도가 꽤 오름직하다.

 

 

“라쿠가마의 편리함은 도자기를 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형태가 작기 때문에 주로 소형 작품 위주로 소성을 하는 가마죠. 온도는 1100도까지 올릴 수 있으며 옆으로 문을 열 수 있어 안에 넣은 내용물을 꺼내는데 무엇보다도 편리합니다. 한 마디로 휴대용 가스가마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아이들을 지도하던 있던 라쿠가마 페스티벌에 참가한 회원 한 사람이 설명을 해준다. 지난 주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는데 21일에는 워낙 날도 덥고 회원들이 딴 곳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느라 많이 오지 못했다고 한다. 차광을 할 수 있는 텐트를 쳤지만 그래도 작업을 하는 사람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혀있다.

 

 

전시와 함께 이루어지는 라쿠가마 페스티벌

 

남문로데오상인회가 변화를 하고 있다. 젊은이들을 디시 끌어들이기 위해 상인회에 전문큐레이터를 영입했다. 큐레이터 진달미씨가 상인회에 힘을 보태면서 남문로데오시장이 일대 변화를 시작했다. 라쿠가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로데오거리에 적을 두고 있는 작가들과 수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있는 작가들의 그림 판매전을 열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이번에 그림판매전에는 작가 30여명에게서 작품을 받기로 했어요. 어려운 결정을 해준 작가들에게 먼저 감사를 드려야죠. 일반인들이 이 판매전에 오시면 작가의 작품을 평균 30만원정도에 구입하실 수 있어요. 그 중에는 유명 작가들도 참여하기 때문에 소장가치도 높을 것으로 생각해요.”

 

로데오거리에서 만난 김한중 상인회장은 이번에 작품판매전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로데오거리를 기억하고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동안 ‘젊음의 거리’였던 로데오거리가 대형 백화점 등이 입점을 하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딴 곳으로 옮겨간 것에 대해 늘 가슴이 아팠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K-POP을 유치하면서 인기그룹 마마무를 초청해 공연을 할 만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런 로데오거리상인회가 이재 다시 한 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중인 라쿠가마 페스티벌은 남문로데오상가의 변화를 알리는 시작일 뿐이라고 한다. 실력있는 큐레이터를 영입해 기대가 큰 것도 그 때문이다.

 

“라쿠가마는 도자기를 빚어 수분을 증발시킨 뒤 한두 시간 정도만 열을 가하면 작품을 완성시킬 수 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와서 몇 시간만 투자하면 본인이 만든 작품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죠. 이번 28일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즐겼으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 도자기 만드는 법을 지도하고 있던 도예가 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아이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어 소장할 수 있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는 라쿠가마 페스티벌.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남문로데오거리를 찾아가 손수 작품을 만든다는 행복감을 느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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