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어 선 사람들, 순서 기다리며 군침 삼켜

 

남쪽에는 벌써 매화꽃이 만발했다고 한다. 날이 다르게 들려오는 꽃소식이 점차 위로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남문시장 지동교 위에 자리하고 있는 청년점주들이 운영하는 푸드트레일러에도 봄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26, 휴일을 맞아 야외로 나온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가족들의 손을 잡고 다가오는 봄을 마중하고 있다.

 

팔달문 앞 남문시장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휴일의 오후를 즐기고 있다. 시장거리마다 넘치는 사람들은 양손에 물건을 가득 들고도 더 많은 물건을 사기위해 가게마다 기웃거린다. 그동안 추은 날씨로 인해 소강상태에 빠졌던 전통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오후 4시 정도가 되면 나오기 시작하는 지동교의 푸드트레일러를 보기 위해 잠시 기다려본다.

 

4시가 조금 지나 한 대씩 지동교로 들어오기 시작한 트레일러들이 자리를 잡고 문을 열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9대의 푸드트레일러가 자리를 잡자 지동교 위는 금방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건너편 다리 위는 지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한가한데 비해 트레일러가 자리한 곳은 사람들도 꽉 들이찼다.

 

오늘 날이 따듯해서 사람들이 많이 이곳을 찾은 것 같아요. 문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줄을 서 주문을 하는데. 미처 주문하는 숫자를 채우지 못한 것도 같고요. 앞으로 주말이나 휴일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 것 같은데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 같아요. 이렇게 사람이 모여들면 손이 많이 딸리거든요

 

청년상인인 푸드트레일러 점주 한 사람은 연신 음식을 뒤집어가면서 이야기를 한다. 이렇게 바쁜 날은 묻는 것조차 미안스럽다. 정신없이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는데 괜히 방해를 하는 것 같아서이다. 음식을 받아 든 사람들은 장소가 마땅치 않은지 트레일러 뒤편 다리 난간에 음식을 놓고 먹기도 한다.

 

 

미래가 보이는 남문시장 청년상인 푸드트레일러 매장

 

사람들은 모여들고 음식은 미처 만들어내지 못하고, 몰려들기 만하는 주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청년상인들. 줄을 선 사람들은 앞을 기웃거리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트레일러 청년상인도 마음이 바쁜듯하다.

 

오늘같이 사람들이 몰려들면 혼자는 어려울 것 같아요. 트레일러 공간이 넓지가 않아 여러 명이 들어가긴 불편하겠지만 두 명 정도는 함께 해야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기다리다 지루해서 그냥 돌아가기도 하거든요

 

트레일러 앞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이아무개(, 37)씨는 청년상인 혼자 트레일러를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을 것 같다고 하면서 손님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운영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줄지어 기다리던 손님들도 기다리는 시간이 좀 긴 듯하다고 거든다.

 

사람들이 몰려들고 주문은 많아지고, 트레일러 청년상인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거나, 손님들이 기다리기 지루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꾸준히 트레일러를 몰고나와 손님들을 맞이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런 상태라면 남문시장 푸드트레일러는 남문시장의 명물이 될 것이란 자신감이다.

 

3월에 9대의 트레일러가 더 들어온다. 18대의 트레일러가 각각 자신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음식으로 손님들을 맞이할 것이다. 3월이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지동교를 찾을 것이란 생각이다. 트레일러를 찾아오는 손님들 중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 가족과 연인들이다. 젊은층이라는 것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남문시장 푸드트레일러이 미래를 가늠할 수 있다. 이들 청년상인들로 인해 남문시장이 점점 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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