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3일 오후 4시부터 경기도의회 소회의실에서는 경기리포트 주관으로 ‘국영수보다 귀중한 우리아이 건강을 위한 제안’이란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경기도의회 금종례 의원(경제투자위원회 상임위원장)의 <보건특성화 학교의 필요성>, 이재삼 의원(교육위원회)의 <경기도 보건교육 조례 제정의 정당성과 필요성>, 심숙보 의원(보건복지 공보위원회)의 <학생들의 건강권 보장을 위한 보건조직 변화 필요성> 등의 주제 발표가 있었다.

 

그 다음으로는 경기도보건사회 김백임 회장의 <보건교육의 현실화>와, 경기도교육청 최정분 장학사의 <보건인력부족의 사회적 문제>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후, 참석을 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아이들을 책임질 보건교사들의 과중한 업무량

 

참석 인원들은 각 학교의 보건교사들이 대다수였다. 이들은 아이들의 보건에 대하여 해답을 도출하고자 열린 이 포럼에 대해 ‘고맙다’라는 말로 대신했고, 대다수가 학교에서의 보건교사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들을 했다.

 

“저희들은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학급이 적은 학교의 보건교사는 그래도 나은 편입니다. 학급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한 사람이 모든 일을 감당해야 하는 보건교사들이 과중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애를 먹습니다. 아이들은 자꾸만 양호실로 찾아오는데, 수업까지 곁들이다 보면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합니다.”

 

보건교사의 막중한 업무는 그동안 많은 논란이 되어왔다. 그러나 막상 보건교사가 배치가 되어있는 학교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한다. 문제는 아직도 보건교사가 배치가 되어있지 않거나, 기간제 보건교사로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법으로 정한 학교보건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것.

 

주제발표를 하는 발표자들. 좌로부터 경기도교육청 최정분 장학사 경기도의회 이재삼의원, 금종례의원, 심숙보의원과 맨 우측이 경기도보건사회 김백임회장

 

“우리는 C등급 교사입니다”

 

2007년 개정된 학교보건법 중 보건교육과 관련된 법 조항을 보면 「제9조의 2(보건교육) ‘제2조에 따른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보건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실시시간, 도서 등 그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한다.’ / 제15조 제2항(학교의사, 학교약사 및 보건교사) ‘모든 학교에 제9조의 2에 따른 보건교육과 학생들의 건강관리를 담당하는 보건교사를 둔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규모 이하의 학교에는 순회 보건교사를 둘 수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에서 아이들의 보건교육과 위생을 담당하는 교사들의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한 마디로 보건교사들의 현재의 학교에서 받는 대우나 과중한 업무 등은, 많은 학급이 있는 학교에서 혼자 감당을 해낸다는 것은 무리라는 것.

 

“우리는 C등급 교사입니다. 보건교사들이 아무리 학교에서 많은 일을 한다고 해도, 보건교사들은 C등급 이상의 평가를 받지 못합니다.”

 

용인시의 K고등학교에서 보건교사로 재직하는 김아무개 선생의 이야기이다. 보건교사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지만 학과목 교사들보다 늘 낮은 등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건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에 쉴 틈이 없다는 것. 이런 폐단은 학교교육 자체가 국영수 위주로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어머니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살펴

 

하루에 양호실을 찾아오는 학생들은 적게는 40여명에서 많게는 60여명을 돌보아야 한다는 수원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는, 6학년 학생들에게는 심폐소생술 교육까지 시켜야 하기 때문에, 보건교사들의 할 일이 막중하다는 것이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수업을 하는데 몸이 아픈 학생들이 양호실로 찾아왔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그 학생을 누가 돌보아야 하나요. 더구나 수질검사, 심지어는 공기질검사에 교내 방역까지 보건교사를 시키기도 합니다. 그런 것은 시설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행정팀에서 해야 하는데도, 조례가 그렇다고 보건교사에게 시키죠. 도대체 보건교사가 그 많은 일을 혼자 어떻게 감당을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많은 일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자녀를 둔 부모입장에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암에 걸렸음에도 아이들 때문에 쉴 수가 없었다는 한 보건교사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왜 3등급 교사가 돼야 하는가?’ 라는 보건교사들의 질문에 대해 이제는 관계자들의 해답이 필요할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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