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시장 함께하는 청춘극장열기 뜨거워

 

“70대 어르신은 50대로, 60대 어르신은 40대로, 40대는 20대 청년으로 만들어 드립니다. 우리는 무엇이라고요? , ‘함께하는 청춘극장입니다. 청춘으로 돌아갈 준비는 다 되셨나요? 그런 시작하겠습니다.”

 

28일 오후 3, 오산시 오색시장 고객지원센터 앞 무대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무대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회자가 관중들을 향해 청춘을 돌려보자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오색시장 함께하는 청춘극장은 경기문화재단과 오산시, 오산문화재단이 후원을 하고, 예술단 누리가 무대를 꾸몄다.

 

다양한 춤과 소리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관중들은 박수로 환호를 했다. 마침 오산 장날 모인 사람들은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젊은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녀자들까지 함께 즐기는 공연이었다. 공연을 하는 출연자들의 실력을 가늠하는 무대가 아니다. 얼마나 사람들과 함께 흥겹게 즐길 수 있는가가 중요한 연희판이다.

 

 

 

 

모두가 하나 된 시장 놀이판

 

과거 5일장이 그랬다. 5일장이 되면 수많은 연희패들이 장으로 모여든다. 장에는 먹을 것이 많고 돈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는 달리 연희패들이 판을 벌이면,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놀이를 하는 연희패들에게 적당한 값을 치르고는 했다. 딱히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다. 그저 마음 내키는 대로 주는 것이다.

 

지금은 재능기부나 소정의 출연료를 받고 출연을 한다. 연희자들은 자신의 재능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랑을 하고, 구경꾼들은 삯전 대신 박수로 환호를 한다. 그것이 과거와 현재 시장바닥에서 벌어지는 연희판의 다른 점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색시장 고객지원센터 앞 무대에서 벌인 연희판은 훌륭했다. 우선 놀이를 하는 연희자들이 흥이 나고, 덩달아 구경꾼들도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장바닥은 시끌벅적하고 무엇인가 볼거리가 풍성해야 한다. 오색시장은 그런 점에서 시장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봉사를 충분히 한 셈이다.

 

 

 

 

거리마다 박수로 화답해

 

세 명의 무용수가 작은 장고를 들고 무대에 올랐다. 음악에 맞추어 장고를 이리저리 돌리기도 하고 위 아래로 흔들기도 한다. 관객들은 그런 모습만 보아도 흥이 오른다. ‘얼쑤히고 추임새라도 나올만하다. 이어 경기민요를 하는 민요가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청춘가와 태평가, 그리고 밀양아리랑 등을 부른다. 이쯤이면 관객들은 어깨춤이 절로난다.

 

이어서 사설난봉가를 두 사람이 부른다. ‘사설난봉가의 사설은 엮음또는 휘모리라고도 한다. 소리를 길게 꺾어 넘어가지 않고 한꺼번에 몰아붙여서 엮어 나가는 것을 말한다. 엮음형태의 노래들 거개가 그렇듯, “놀아난다 놀아난다, 산골 큰애기 놀아난다로 시작되는 사설내용이 매우 익살스럽고 풍자적이다. 그래서 부르는 이 못지않게 듣는 이도 흥이 난다.

 

이어서 한량무가 무대에 오르고, 짧은치마를 입은 소리꾼 세 명이 무대에 올랐다. 이팔청춘 등을 노래하는 것으로 보아 일제 때 유행하던 만요를 부르는 듯하다. 끝으로 내삼미동 어르신들이 꾸미는 무대가 압권이다. 어르신들이 연습을 해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흥에 겨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

 

 

 

 

향토가수라는 박선영이 부르는 가요 또한 감칠맛이 난다. 역시 장바닥 무대에 가수가 빠지면 무엇인가 허전하기 마련이다. 가수의 노래에 맞추어 관람객들과 출연자들이 하나가 되었다. 서로 손을 잡고 돌아간다. 우리의 정서가 그렇다. 춤과 소리가 있으면 함께 즐기면 되는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들도 이때는 너와 내가 아니다. 다만 우리만 존재할 뿐이다.

 

시장구경을 갔다가 복이 넝쿨째 굴러들어왔다고 하는 것이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날이 쌀쌀하지만, 한 시간 넘는 동안 눈을 떼지 못한다.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의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 분위기에 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은 시끌벅적해야 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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