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문 앞 전통시장 상인들 바쁘다 바빠

 

51일은 근로자의 날이다. 정규직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근로자들은 오늘부터 황금연휴를 맞았다고 한다. 2일은 토요일, 3일은 일요일이다. 그리고 5일 어린이날도 법정공휴일이기 때문에, 징검다리에 걸린 4일을 쉬는 곳이 많아 연 5일을 쉰다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고속도로에도 정체구간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계절이 예전보다 이르다고 하더니 벌써 초여름 날씨로 변했다. 사람들은 요즘 날씨를 두고 봄이 실종됐다고 표현을 한다. 한 마디로 겨울에서 바로 여름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올해는 바닷가를 찾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더구나 5일간이라는 긴 날을 쉬게 되었으니 이보다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팔달문 앞 시장 통 사람들로 붐벼

 

지인이 전화를 했다. 팔달문 인근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 하자는 것이다. 혹 점심이 길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챙겨들었다. 그런데 지동교서부터 시장통에 사람들이 예전과는 다르다. 금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시장거리에 있다. 팔달문에서 지동교로 통하는 시장 길에는 여기저기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근로자의 날을 맞아 세일을 하고 있어요. 이제 봄 상품에서 여름상품으로 바뀌거든요. 모처럼 가족들이 함께 장에 나왔다가 가족들 여름옷을 준비하려고 들렸어요. 신상품인데도 가격도 저럼하고 제품의 질도 떨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가족들과 외식을 하기 위해 장에 나왔다는 한모(, 43) 주부는 세일을 하는 집들이 많아 옷을 고르는 일이 즐겁다고 한다. 백화점 등에서 한 벌을 살돈이면, 가족 모두의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 꼭 비싼 옷 입힐 필요 없어

 

아이들 옷을 사러 나왔는데 벌써 여름옷들이 매장에 걸려있네요. 요즈음은 아이들 옷값이 많이 저렴해 진 것 같아요.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옷값이라도 줄이려면 전통시장이 서민들한테는 정말 좋은 곳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날이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들을 꼭 메이커 옷을 입혀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모처럼 연휴를 맞아 아이들 여름옷을 장만하려고 장에 나왔다는 한 주부는, 요즈음처럼 경제가 어려울 때는 가급적이면 절약을 하는 방법을 터득해야한다고 말한다. 괜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비싼 옷을 입혀 자랑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딱 오늘만 같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오늘처럼만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어요. 많이 팔고 적게 팔고는 차후문제고요. 이렇게 사람들이 시장을 많이 찾아주시면 하나라도 더 팔리지 않겠어요?”

 

 

 

점심도 거른 채 옷을 팔고 있다는 한 상인은 점심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다면서 크게 웃는다. 인도에 물건을 내다놓고 세일을 하는 여성브랜드 전문점에도 사람들이 몰려들기는 마찬가지. 가득 쌓인 옷 틈에서 서로 몸에 맞는 옷을 고르느라 손길들이 분주하다.

 

아줌마, 옷을 그렇게 다 뒤집어놓으면 어떻게 해요. 위에서 잘 보시고 하나씩 골라서 보세요. 그렇게 마구 섞어놓으면 저희들도 가격이 혼동이 돼요

 

종업원의 핀잔에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옷을 고르는 사람들. 모처럼 근로자의 날을 맞아 장다운 장이 형성되었다. 장은 역시 떠들썩해야 제 맛이 난다고 했던가? 오늘 매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매일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면 좋겠다는 상인은 연신 옷가지를 손에 들고 지나가는 행인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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