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청 청사 2층에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있다. 청사 2층 복도 벽에 걸린 사진들을 보기 위함이다. 30일까지 열리는 팔달구청 사진전시는 천명철 사진연구소 회원전이다. 12명의 사진작가들이 각각 자신의 이름을 걸고 사진전을 연 것이다. 벽면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진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작가 천명철은 수원 토박이이다. 그동안 많은 작품사진을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사진 길라잡이등 사진 관련 저서 5권을 집필하기도 했다. 이 또한 작가의 사진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는 점이다. 작가는 농촌진흥청 외 여러 곳에서 사진 강의를 하면서 수원사진학원을 운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번 팔달구청 2층 복도에서 연 사진연구소 회원전에는 모두 12명의 작가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김지식, 방연석, 임재근, 천낙훈, 진순예, 김영춘, 이수옥, 김학현, 정해광, 박병대, 이복순, 천명철 등이다.

 

 

 

 

발길을 잡는 장례사진을 만나다

 

팔달구청 2층으로 올라 좌측 복도 한편에 걸린 사진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한쪽 벽면에 걸린 장례의식 사진 때문이다. 장례는 통과의례 중 하나로 우리에게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그런 장례의 장면을 생생히 묘사한 사진들이 걸려있다. 이복순 작가의 장례의식 사진은 그동안 현장을 잊고 있던 나에게는 충격이다.

 

상복을 입고 울고 있는 여인, 회다지를 하고 있는 남성들, 상여가 나가는 뒤를 따라 가다가 길에 털벅 주저 않아 통곡을 하는 사람, 우리가 흔히 장례의식에서 만날 수 있는 장면들이다. 그런 장면을 사진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예전에 답사를 다니다가보면 늘 만날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 그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다간다 나는간다 북망산으로 나 돌아간다

(어허 어허 어헤야 어가리넘차 어허야)

이제가면 언제오나 오실날만 일러주오

아침나절 성튼몸이 저녁나절 병이들어

다시못올 머나먼길 저승길로 나는가오

명년삼월 돌아오면 꽃은다시 피련마는

한번아차 죽어지면 다시못올 우리인생

 

요령을 흔들면서 선소리를 하는 향두꾼의 소리를 받아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넘기며 먼 길을 떠나는 상여소리. 예전 꽃가마를 타고 시집을 온 어느 집 노파는, 그렇게 꽃상여를 타고 저승길로 떠나버렸다. 이복순 작가의 장례절차 작품을 보면서 옛날 만났던 상여행렬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슬픔이 그대로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각양각색의 작가들을 만날 수 있어

 

또 하나 눈을 끄는 것은 바로 천낙훈 작가의 작품들이다. 청송주산지를 비롯하여 삼척 해신당 등. 어지간히 전국을 답사한다고 돌아칠 때 만났던 풍광들이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가는가보다. 아마 나도 사진을 잘 찍었다면 수많은 작품을 갖고 있었을 텐데, 그런 점이 못내 아쉽다.

 

수원화성국제사진축제의 일환으로 열리고 있는 팔달구청 2층 천명철 사진연구소 회원전. 다양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전시가 그동안 보아왔던 사진전과는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생생한 현장감이 있기 때문이다. 임재근 작가의 삭발 등 해외에까지 나가 촬영한 귀한 작품들까지 관람할 수 있다.

 

 

 

 

정말 다양한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네요. 팔달구청은 이렇게 연중 끊이지 않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아요. 구청이 단순히 대민업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은 우리 수원밖에 없을 것 같아요.”

 

사진전을 관람하고 있던 신아무개(, 45)씨는 구청에 볼일을 보러 올 때마다 구경을 하고 간단다. 30일까지 전시가 되고 있는 사진전을 찾아가,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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